| “정부, 해군기지 백지화·평화적 해결이 정답” |
조계종 일부 종회의원 제주 강정마을 문제해결 촉구
24일 지홍·지현·법안·적천스님 등 국제평화회의 참석 |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갈등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종교인마저 사법처리하는 사태에 같은 종교인으로서 심각성을 크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해군기지 문제는 평화적 해결만이 정답이다.”
지홍·지현·법안·적천 스님 등 조계종 중앙종회의원들은 24일 오후 제주 4·3평화공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국제평화대회’에 참석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의 원인과 갈등 해결의 주체를 정부로 지목하고,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 등을 포함한 평화적 해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성명발표에는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과 사무총장 일감 스님도 함께했다.
지홍 스님 등 “종회의원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불교계는 깊은 우려의 뜻을 밝힐 수 없다”면서 “주민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안을 막고 일방적 공사를 강행하는 군과 정부에 평화적 해결”을 요구했다.
종회의원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정부가 무차별 연행하고 구속시키는 데 이어 지난 14일 구럼비 해안에 들어간 가톨릭 문규현 신부 등 종교인마저 사법처리 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같은 종교인으로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극한 대립 상처는 우리 사회 지치게 만든다”
“극한 대립 상처는 우리 사회 지치게 만든다”
종회의원들은 강정마을 문제를 우리 사회 가장 대표적 갈등 사안으로 지목하며,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다가 파국으로 끝난 사례를 많이 봤다”면서 “극한 대립으로 인한 파국은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고, 오랫동안 아물지 않아 우리 사회를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종회의원들은 해군기지 문제로 몇 년 째 고통스러워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떠올릴 때마다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동체대비행을 다하지 못한 불교계의 오늘을 참회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정마을 등 사회적 대립과 갈등에 소홀했던 불교계의 안일한 모습을 참회하고, 향후 강정마을 등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종회의원들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의 극한 대립과 갈등의 책임은 분명히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 대립 갈등 원인과 책임 정부가 져야”
이들은 “갈등과 고통의 멍에를 벗겨줄 주체는 주민도 활동가도 아닌 바로 정부”라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주체인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가 돼서야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반본환원’해 갈등을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과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며 정부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종회의원들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의 즉각 중단도 촉구했다.
이들은 “먼 미래 남의 나라와의 전쟁을 막겠다고 지금 내 나라 국민들과 전쟁을 벌여서는 안된다”면서 “정부는 일방적 공사강행과 사법처리 등 극단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종회의원들은 제주 4·3사건 등의 제주도의 아픈 과거사를 지목하며, “4·3의 상처를 다시 덧나게 해선 안된다. 분쟁의 화약고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인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 주변의 생태계가 군사시설로 파괴될 것을 염려하며 정부의 평화적 문제해결을 다시 강조했다.
“평화적 방법 아닌 다른 방법은 안된다”
종회의원들은 “정부는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평화적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반평화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깨는 행위”라며 “정부는 해군기지를 백지화하는 것까지 적극 검토하라”고 밝혔다.
이날 제주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 종회의원들은 “이날 대회를 계기로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이 종식되고 새롭게 평화의 기운이 넘쳐나길 부처님의 가피로 기원한다”면서 “종회의원으로서 제주도 강정마을과 제주도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홍(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지현(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법안(불교사회연구소장)·적천(월정사 종회의원) 스님 등 조계종 종회의원들의 문제해결 촉구 입장 발표에 앞서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제주국제평화회의 개막 인사말을 통해 “강정마을에 생명평화의 꽃을 피우자”로 강조했다.
제주국제평화회의 참석자들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성명발표에 박수로 환호했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중앙종회의원들은 3월 임시중앙종회에서 강정마을 문제해결 촉구 결의문 채택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홍 스님 등 “종회 결의문 채택 등 입장 정리나설 것”
지홍 스님은 성명 발표 직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문제에 그동안 불교계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 아쉽다”면서 “임시중앙종회에서 강정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앙종회의 입장을 정리하고 결의문 채택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홍 스님은 제주 관음사 교구가 강정마을 문제에 적극 동참해 줄 것도 주문했다.
지홍 스님은 “강정마을의 문제에는 가톨릭과 개신교만이 역할을 하고 있어 매우 아쉽다”면서 “제주도에는 관음사가 교구본사로 있는 만큼 관음사가 나서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일에 적극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 함께한 도법 스님도 제주 관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제주도를 생명과 평화의 섬으로 가꾸는 일에 종교계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가 앞장서고 있지만 불교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제주도민의 아픔과 그들의 염원을 감싸앉는 일에 불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 “강정마을 외면하면 제주 포교 명분 잃는다”
또 도법 스님은 “제주 강정마을 문제에 관음사 등 제주 불교계가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제주도 포교의 명분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웃종교계와 도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가꾸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관음사는 조계종이라는 큰 종단을 배경으로 하는 교구본사라며, 제주도의 불교교세가 타종단이 크다 해도 사회적 상징성이 큰 만큼 관음사 본말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나서야 제주도에서의 불교 역할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위한 응원메시지도 전했다.
도법 스님은 “봄이 오기 전에는 추위가 더하게 느껴진다. 강정마을과 제주도의 생명평화를 지키는 일이 어렵고 힘들지만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봄이 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더욱 힘차게 활동해 달라. 우리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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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