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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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2월24일 제주4ㆍ3평화공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정부와 주민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가 평화적 해법 모색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지홍, 지현, 법안, 적천스님은 ‘해군기지 문제, 평화적 해결만이 정답입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먼 미래 남의 나라 전쟁 막겠다고 지금 내 나라 국민들과 전쟁을 벌여선 안 된다”며 “정부는 일방적 공사강행, 사법처리 등 극단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중생의 행복을 위해 동체대비행을 다하지 못한 점을 참회했다. 스님들은 “우리는 갈등으로 치닫다가 파국으로 끝났던 사례들을 많이 지켜봤다”며 “종교인마저 사법처리를 당했다고 하니 같은 종교인으로서 사태의 심각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앞으로 제주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스님들은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 주변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이기에 분쟁의 화약고로 만들 수 없다”며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도 민주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4ㆍ3의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주에 그 어떤 위험요소도 들여선 안 된다”며 “강정마을 문제는 반드시 민주적으로 풀어야 하며, 생명평화의 마을로 지켜지고 가꿔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대회는 각국의 군사기지 반대 운동 사례를 나누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와 제주도를 동아시아 세계 평화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엔지 젤터 운동가 등 미국, 일본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평화활동가, 강우일 제주교구 대주교 등 종교인, 시민, 학생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그동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를 풀기 위해 정재계와 노동자들을 만나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서울 대한문 앞에서 비정규직 희생 노동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와 법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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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평화적 해결만이 정답입니다
강정마을 문제는 우리 사회 가장 대표적인 갈등 사안입니다. 우리는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다가 파국으로 끝났던 사례들을 너무나 많이 지켜봤습니다. 그 파국의 상처는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고, 오랫동안 아물지 않아 우리 사회를 지치고 힘들게 만듭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만해도 힘겨운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문제로 결코 짊어질 수 없는, 짊어져서는 안 되는 멍에를 둘러쓰고 이렇게 몇 년째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동체대비행을 다하지 못한 불교계의 오늘을 참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극한적 갈등과 대립을 풀기 위해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갈등과 고통의 멍에를 벗겨줄 주체는 누구입니까? 그것은 주민도, 활동가도 아니고 바로 정부입니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할 주체인 정부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가 돼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정부는 반본환원하여 갈등을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과 자세로 돌아와야 합니다. 먼 미래 남의 나라와의 전쟁을 막겠다고 지금 내 나라 국민들과 전쟁을 벌여선 안 됩니다. 정부는 일방적 공사강행, 사법처리 등 극단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제주는 4․3의 깊은 상처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4․3의 상처를 다시 덧나게 해선 안 됩니다. 분쟁의 화약고로 만들 수 없습니다. 더구나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 주변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입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과 생태계가 군사 시설로 파괴돼선 안 됩니다. 정부는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결코 선택해선 안 됩니다.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반평화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깨는 행위입니다. 정부는 해군기지를 백지화하는 것까지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2012년 2월 24일 제주국제평화회의 참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