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란 무엇인가?
한국 전통차의 다도에는 특별한 형식이 없다. 누워서 마시지만 않으면 된다.
모든 형식을 배제하고 차의 진정한 내용에 몰입하여 모두 각기 자기 성품에
따라 즐겁고 편안한 유토피아에 도달하는 것을 중요시하면서 차를 마시면 된다.
다도는 차가 준수해야 할 덕을 말한다. 덕은 도를 닦아 체득한 품성이다. 차가
준수해야 할 덕이란 차가 본래 갖추고 있는 근본을 어떻게 하면 따라 지킬 수
있느냐를 모색하고 실행하여 차의 근본과 사람의 성품이 계합하여 완전히
하나가 됨으로써 무위로 베풀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차가 본래 지닌 근본뿐만이 아니라 나의 성품이 본래 어떤 것인가를 알아야
다도를 아는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하면 맨 처음 차나무 이전에 그리고 더는
차씨 이전부터 향·색·미로 나타나기 이전에 차가 무엇이었던가를 아는 것이
차의 근본이고, ‘나’라고 하기 이전에 더는 부모에게 잉태되기 이전에 또는
하늘 땅이 생기기 이전에 나의 성품이 무엇이었던가를 아는 것이 참으로
나를 아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차의 근본과 나의 성품은 시간과 공간이
생기기 이전에는 둘이 아니고 하나였으며 완전한 하나이기에 하나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도(道) 즉 성(性)이요 도 즉 심(心)이라 했다
도는 성품이요 도는 마음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다도는 성품이요 다도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으로부터 분리된 말과 생각은 마음 자체가 아니고
형식이 정해지면 성품은 떠나버린다. 차의 근본과 나의 성품은 오로지
이심전심으로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생각으로부터 또다시 생각을
일으켜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말에서 또 말이 지어져 혼란해졌으며 형식은
다시 형식을 낳아 번잡해졌다.
“도재이(道在邇) 구제원(求諸遠)”이라 했다.
도는 가까운 데 있지만 먼곳에서 구하려 한다는 말이다. 마음에서 생각이
나오고 생각에서 마음이 나오며 말에서 형식이 나온다. 그러나 형식은 말
자체가 아니며 말은 생각 자체가 아니고 생각은 마음 자체가 아니다. 다만
그 속에 마음이 섞여 있어 꾸밀수록 멀어질 뿐이다. 샘이 솟아올라 강물이
되고 강물이 흘러 바닷물이 되지만 강물은 샘물이 아니고 바닷물은 강물이
아닌 것과 같다. 바닷물을 샘물인 줄 알고 마신다면 마시지 않는 것만 아예
못하다. 바닷물에 샘물이 포함되어 있지만 샘을 떠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은 마음 그 자체일 뿐 더도 덜도 아니다.
실상(實相)은 이언(離言)이다.
실존은 말과 다르다는 말이다. 마음이라는 말도, 도(道)라는 말도, 말이기에
거짓 이름이라고 선가(禪家)에서는 말한다. 마음이나 도가 분명히 있지만
말로 표현되는 즉시 마음이나 도를 비껴나는 것이다. 그러나 무어라고 이름은
붙여야 했기에 할 수 없이 마음이라 했고 도라 했다는 것이다.
도를 찾으려고 수행자가 노스님에게 도가 뭐냐고 물었다.
노승은 도는 담 밖에 있다고 대답했다.
수행자는 그 도를 묻는 것이 아니라 대도(大道)를 묻는다 했다.
노승은 큰 도는 우마거(牛馬車)가 통래(通來)한다고 말했다.
즉 도라는 언어는 이미 도가 아니기에 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도라는
자체가 있고 도라는 명사가 따로 있다. 도라는 명사가 붙으면서 도 자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 어떤 수행자가 선원에서 좌선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노스님이 그 앞에 와서 토방돌에 기왓장을 갈았다.
좌선하던 스님이 나와서 왜 기왓장을 가느냐고 물었다.
노스님은 거울을 만들려고 그런다고 했다.
좌선하던 스님이 그래서 거울이 되느냐고 다시 물었다.
노스님이 좌선을 한다고 부처가 되냐고 했다.
이는, 좌선하는 것과 부처가 되는 것은 다르다는 뜻이다. 좌선은 형식이요,
부처는 내용이다. 충실한 내용만 있으면 형식은 그때 그때의 여건에 맞추면
되는 것이지만 요란하고 찬란한 형식을 다 갖추었더라도 내용이 없으면
너절한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어떠한 형식을 취하고 마는
것이 다도가 아니라 차의 근본과 나의 성품을 밝혀서 알아가는 것이 다도이다.
2000년 전통의 한국전통차 "차"의 올바른 보급을 위하여....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