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 총무원장)가 종무행정 파행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제18교구본사 백양사 주지 시몽스님에 대해 직무정지를 의결했다.
아울러 재정실무 책임자인 재무국장 보연스님을 비롯해 7직 국장 전원이 면직됐다. 중앙징계위원회는 오늘(9월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회의를 열어 이와 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시몽스님은 본사 주지로서의 권한을 상실했다.
중앙징계위원회는 교구본사 주지와 총무원 부실장 등 주요 소임자들이 비위를 저질렀을 경우 이를 징계하기 위해 지난 8월28일 만들어진 기구다. 제190회 중앙종회에서 개정된 종무원법에 대한 후속조치다.
특히 공직자 개인의 비위가 종단 전체의 위상 추락으로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직무를 즉각 정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곧 이번 직무정지 결정은 종헌종법 질서를 수호하며 강력한 쇄신에 나서겠다는 종단 차원의 결행이라는 평가다.
임기가 불과 2주일이 남은 상태에서의 직무정지 조치는 그만큼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 종법상 본사 주지는 면직은 불가능하다. 반면 본말사 국장 소임은 면직도 할 수 있다.
직무정지 결정의 주된 이유는 우선 비정상적인 종무행정이다. 재정의 불법전용 및 편법집행 등의 잘못이 총무원의 특별감사로 확인됐다.
총무원 감사팀은 △2012년 수입지출결의서 및 종무회의 결의록 전체 누락 △사중에 임의로 설치한 불법적 ‘원로회의’ △종단의 합법적인 종무명령 거부 △미승인 재산임대△미승인 토지사용 승낙 △문화재구역입장료 예치금 미승인 사용 △토지처분적립금 미승인 사용 등 주요 종법령 위반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정당한 감사를 수차례 거부하고 불법 도촬과 종정예하 명의 도용 등 종단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야기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총무부장 지현스님은 지난 8월30일 개최한 ‘백양사 정상화 방안’ 기자회견에서 “참회와 자숙의 자세로 종헌종법을 준수하며 더욱 성실히 사찰 운영에 매진해야 함에도, 오히려 종헌종법을 어기고 종단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이를 종도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백양사 정상화를 위한 종단 차원의 대책을 세워 가고자 한다”고 역설했었다.
한편 징계 결정 이후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주지 직무대행에 진우스님을 임명했다. 총무원은 징계와 별도로 시몽스님과 보연스님 등 백양사 주요 소임자에 대해 민형사상 고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주지 직인 교체와 백양사 거래은행에 대한 지급정지는 이미 단행한 상태다. 내일(9월7일) 중으로 주지 직인 교체 사실을 공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