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어느 조직이든 중추는 돈과 사람이다. 깨끗하게 관리되는 돈과 잘 교육된 사람은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담보한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의 실현도 그만큼 빠르고 원활하게 마련이다.
사찰예산회계법과 연동된 사찰운영위원회법 개정은 출재가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찰운영위원회를 정상화해 수입과 지출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도들의 주인의식을 북돋운다는 취지다.
전문종무원의 양성을 명시한 종무원법 개정도 종단의 내적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주무부서장인 총무부장 지현스님〈사진〉을 만나 관련 쇄신입법의 집행 계획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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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운영위원회법 개정의 의미와 배경은?
“사부대중 공의(共議)에 의한 사찰운영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다. 주지 스님 개인의 신심만으로 살림을 끌어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전문적인 인력과 기법을 수용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하고, 그래야만 세간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는 고민의 성과물이다.
심의 및 의결기구로 격상된 운영위원회는 종무행정과 포교의 실질적 구심점이 될 것이다. 신도 운영위원에게는 권한과 함께 의무도 부여해 책임성을 강조했다.”
- 1994년 종단개혁의 성과로 신설됐으나 사실상 사문화되어온 까닭에, 사찰운영위원회에 대해 생소해 하는 스님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직영사찰의 경우는 이미 운영위원회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적어도 직할교구 소속 공찰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올해 목표다.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방법을 소개하는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 홍보책자 배포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스님의 역할은 수행과 포교로만 제한하고, 재정을 비롯한 사찰운영권을 재가자가 전부 갖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 것으로 안다. 법이 시행돼도 주지 스님들의 관리감독권은 침해되지 않는다.”
사찰예산회계법과 연동
사찰운영위원법 개정은 신도 주인의식 제고
‘사부대중 공의’에 의한 사찰운영 실현 ‘취지’
종무원 역량 강화 위해 전문가 초빙강좌도 개설
- 쇄신입법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재정공개다.
“약속대로 시행한다. 다만 그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다. 운영위원회 보고로만 끝낼지 아니면 사보(寺報)나 홈페이지, 오프라인 게시판에도 공지해 외부에도 가감 없이 드러낼지 의견을 모으고 있다.
- 종단 주요 소임자를 공정하게 임용하기 위한 중앙인사심의위원회 설치도 눈에 띄는 쇄신책이다.
“중앙종무기관 부국장급 교역직 종무원과 직할사찰 관리인을 대상으로 한 중앙인사심의위원회는 현재까지 3차례 개최됐다. 검증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게 큰 장점이다. 이제는 임명예정일 사나흘 전에 인사대상자로부터 수행이력서를 받아본다.
궁금한 점이 있을 시 보완자료를 요구할 시간도 충분하다. 교육원장, 포교원장, 교구본사 주지 대표, 전국비구니회장 스님 등이 위원이며, 총무원장 스님은 불참한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인사를 위해 인사권자는 한 발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 전문종무원 양성을 위한 종무행정학교도 곧 설치된다는데.
“9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강의 주제는 사찰 세무회계와 총무 및 노무관리 등 크게 두 분야다. 일선 사찰 종무원들의 행정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전문가를 초빙해 강좌를 열 것이다.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이르면 예컨대 매월 둘째 주엔 세무회계를, 마지막 주엔 노무관리를 가르치는 상시 교육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향후 사찰의 사무장은 반드시 강좌를 이수해야 한다는 의무조항 추가도 검토하고 있다.”
[불교신문 2836호/ 7월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