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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지현 스님)은 러시아가 국민들의 레저관광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제7회 인투어마켓(Intourmarket)’ 초청돼 모스크바 근교에 소재한 쿠쿠스엑스포장에서 3월17~20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불교 문화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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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철학적 세계관이 미주나 유럽 등 서양에서 각광받고 있다. 근세기 들어 수천년간 물질적 번영을 누린 서양의 정신적·문화적 번영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서구의 정신적·문화적 만족과 행복을 받쳐주던 그리스·로마신화나 기독교문화와 정신은 서구사회에서 근대문물이 발달하면서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것들로 차제됐다.
불교를 유럽에 처음 소개한 철학자는 독일 철학자 아루투어 쇼펜하우어다. 그는 1819년 내놓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내 철학의 결과를 진리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세계의 모든 종교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불교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적인 사상 전복과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이 템플스테이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가운데 미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각광받고 있는 템플스테이가 문화 예술의 도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려 세계화에 성큼 다가갔다.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지현 스님)은 러시아가 국민들의 레저관광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제7회 인투어마켓(Intourmarket)’ 초청돼 모스크바 근교에 소재한 쿠쿠스엑스포장에서 3월17~20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불교 문화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템플스테이 10주년을 맞은 문화사업단이 한국불교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올해 핵심 전략인 해외홍보 활성화와 외국인 참가자 확대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날 박람회에는 뜻밖에도 러시아 불자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현지인들은 대부분 ‘템플스테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을 한번쯤은 접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템플스테이를 아느냐는 질문에 ‘까녜쉬나(물론)’라고 답했다.
외국인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한국말로 인사를 전하는 러시아인들도 더러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은 한국전통의 불교문화에 푹 빠져들었다. 인경 체험, 좌선, 선무도 시연, 연등 만들기 등 한국의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인구의 90%가 정교인 러시아인들에게 단연 색다르고 이색적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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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경 체험, 좌선, 선무도 시연, 연등 만들기 등 한국의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인구의 90%가 정교인 러시아인들에게 색다르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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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에 갈 때면 사찰에 들러 참선을 한다는 타지아나 타르토바(24세) 씨는 “인터넷을 통해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한국불교문화 체험을 위해 한국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며 “스님과 참선을 하고 불교의 요체라는 반야심경 탁본을 직접 해보면서 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사업단 사무국장 견진 스님은 부스 앞에서 좌선을 선보였다. 스님의 좌선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하던 니나 일라리오브나(31세·교사) 일행은 이내 스님 옆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참선 수행에 동참했다.
견진 스님은 “러시아 정교 신앙이 깊숙이 자리 잡은 현지인들이 한국불교 체험 이후 보낸 찬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템플스테이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해 종교적 측면과 문화적 방식을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 가늠해보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템플스테이가 단순히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연유한 프로그램이 아닌 한국불교 세계화의 일환인 점을 감안했을 때 경전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등 역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묘각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여여 스님도 함께했다. 모스크바 달마사 신도들이 참가자들의 불교에 대한 질문을 통역하면 여여 스님은 불교문화를 러시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답변했다.
여여 스님은 “정교 문화의 보편성과 범신론적인 슬라브의 특수성이 조화롭게 유지되면서 러시아인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문화와 예술, 종교가 삶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모습을 엿봤다”며 “불교와 한국문화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 지 고민해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이번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 뿐 아니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와 파리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해 템플스테이와 108배, 연등 만들기 등을 시연해 큰 인기를 끌었었다.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는 아시아·대양주 그룹에서 최우수 전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스크바=최승현 통신원 trollss@naver.com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