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 스님
-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지현 스님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2.1.12 xanadu@yna.co.kr
도입 10년간 170만명 참여..해외홍보 강화해 제2도약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맞춰 템플스테이(사찰 체험)가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하더라도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했다.
외국인 숙소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자는 취지는 훌륭했지만, 외부에서는 종교적 편견을 가진 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불교계 일각에서도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사찰에 재우는 것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출발했지만 템플스테이는 해마다 쑥쑥 성장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은 33개에서 118개로 늘었다. 첫해에 2천명을 겨우 넘었던 참가자는 지난해 19만5천명으로 증가해 누적 연인원은 170만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2007년 1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만3천명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어느덧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템플스테이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으로 템플스테이 사업을 이끄는 지현스님은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템플스테이가 사회통합에 이바지하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지난 10년을 평가했다.
성장 이유에 대해서는 "서원이나 고궁처럼 건물만 남은 것이 아니라 사찰은 스님이 생활하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이라며 "더욱이 요즘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휴식이 필요한 세상인데 템플스테이에서는 휴식과 전통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벽 3시 고즈넉한 산사에서 스님의 목탁 소리를 듣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법고, 범종, 목어가 울리는 가운데 어우러지는 산새들의 소리는 웅장한 화음을 내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은 사회의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템플스테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외양 확대보다 사회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개발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 스님
-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장 지현 스님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문화사업단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2.1.12 xanadu@yna.co.kr
그러면서 실직자, 다문화 가정, 장애인, 노인 등 소외된 이와 사찰 주변 지역민을 다독이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그는 '60대 부부가 참여하는 기차 여행' 등 사찰이라는 한계를 넘는 템플스테이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현스님은 "부부가 대화하고 소통하는 프로그램, 실직자가 자기 성취감을 맛보는 프로그램을 구상해왔다"며 "여기에 우리 사회에서 동정받지 못하는 가해자의 가족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조심스럽게 마련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템플스테이는 해외 홍보를 비롯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기존 템플스테이 영문사이트를 개편해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6개 외국어로 관련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애플리케이션과 앱북을 배포했고 영문 계간지도 '앱 매거진' 형태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서울 묘각사, 전라도 미황사, 경상도 해인사 등 15개 사찰은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상시 운영 사찰'로 지정했다.
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꾸려 학술 세미나, 홍보대사인 프로골퍼 양용은과 함께하는 이벤트, 118개 사찰이 참여하는 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사찰음식 대중화를 위해서는 종단 차원에서 사찰음식 교육체계를 수립하고 교육 자료와 조리법을 수집해 표준 교재를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교육과정을 영상, 문서 등으로 기록해 사찰음식을 콘텐츠로 본격 개발하게 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과 관련해 조계종이 정부와 갈등을 빚은 점에 대해서는 "템플스테이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이어서 범정부 차원의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단지 불교를 포교하자는 게 아니라 불교 문화재 등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coo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1/12 07:10 송고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