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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100인 대중공사는 24일 2차 회의를 열고 '불교, 미래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논의했다. 사진은 오후에 진행된 '주제별 난장'에서 100인 위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 | “우리는 미래세대의 삶과 생활을 함께하기보다는 포교의 대상으로 객체화시켜 양적 성장에 치중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종단은 오늘 대중공사를 계기로 가칭 ‘미래세대위원회’를 발족해 미래세대와 직접 소통하며 공감하며, 그들이 주인 되어 종책을 만들어 집행할 수 있도록 희망의 발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조계종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위원들이 어린이ㆍ청소년ㆍ청년 포교를 위한 ‘미래세대위원회’ 구성에 뜻을 모았다. 24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2차 대중공사는 ‘불교, 미래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교 현실과 과제를 짚었다.
100인 위원들은 오전 10시 입재식 후 오후 1시부터 ‘주제별 난장’을 진행했다. ‘주제별 난장’은 ‘월드카페’를 차용한 것으로, 주제별로 마련된 ‘난장(亂場)’에서 30분간 자유롭게 대화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방식이다.
"불자 한 명 키우는데 20년…지금 씨앗 심자"
첫 번째 난장 ‘절에 가면 재미없어’는 지현스님(총무원 총무부장)이 까페지기를 맡아 어린이 포교, 어린이 법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7살 어린이’로 돌아간 위원들은 “법회가 지루해요” “재밌게 놀아주세요” “우리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같은 요구를 쏟아냈다. 청량사 주지로 어린이법회를 운영하고 있는 지현스님은 “불자 한 명을 키우는데 20년이 걸린다. 금방 결과물이 나오기를 바라지 말고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어린이 포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사찰 어린이집 운영’을 제안했다. 자승스님은 “83년도에 수원포교당 주지를 했는데, 유치원을 하려다보니 절차가 복잡하더라. 그래서 요사채 하나에 ‘연꽃어린이집’을 짓고 등록금 대신 인등비를 받아 운영했다. 최근 어린이집이 사회적 문제인데 규모가 작아도 사찰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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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난장은 지현스님이 까페지기를 맡아 '절에 가면 재미 없어'를 주제로 어린이포교 현황과 대안을 짚었다. |
정운스님(세원사 주지)이 까페지기를 맡은 두 번째 난장은 ‘중2병을 스님은 아실까’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위원들은 ‘중2병’이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살피고 사찰의 대안학교 운영, 청소년 법회 의무화, 장학금 지급, 교구본사의 청소년 법인 설립 등을 제안했다.
반면 ‘중2병’이 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이 되는 것은 경계했다. 주경스님은 “자연스런 성장 과정임에도 지나치게 어른들이 ‘병’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용숙 아줌마는나라의기둥 대표 역시 “사춘기는 부모가 시키는 것이 아닌 내 의지대로 해보겠다는 시기”라며 “종단 차원에서 ‘사춘기 학교’를 만들어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3난장은 ‘불교, 미래세대를 위해 이것만은 버리자’를 주제로 진행됐다. 3난장에서는 △불친절함 △탁마하지 않는 풍토 △불신과 패배주의 △권위주의 △문화재보수기금 의존 △시대에 뒤쳐진 교육시스템 △사부대중 내 차별 △토굴문화 △승가 내 선거제도 △선종(깨달음) 지상주의 △허례허식(장례식 여비문화) 등이 버려야 할 구습으로 제시됐다.
'2차 대중공사 논의 결과' 초안 성안…수정 거쳐 발표
1시간 30분에 걸친 토론 후 까페지기들은 전체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난장 결과를 발표했고, 이를 토대로 미래세대위원회 발족을 골자로 한 ‘2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논의 결과(초안)’를 작성했다.
초안에는 “그간 미래세대를 포교의 대상으로 객체화시켜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는 고백과 “청소년, 청년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에 공감한다” “종단이 가진 인적 물적 문화적 역량을 결집해 미래세대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함께 호흡해 나가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또 미래세대위원회 발족, 불교대안학교 설립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위원들이 주신 의견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로 미래세대위원회를 구성해 길게는 1년까지 논의하고 실현 방안을 검토하겠다. 종단 미래가 미래세대위원회에 달렸다는 심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주경스님(중앙종회의원)은 “오늘 토론한 8개 분야의 주제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 미래세대를 부처님으로 모시겠다는 선언도 교리적인 논쟁이 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홍스님(사부대중100인대중공사 공동추진위원장) 역시 “오늘 논의된 주제 하나만을 위한 위원회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논의할 주제 전반을 논의할 수 있는 위원회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위원회 역할과 위상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주경스님은 "미래세대위원회가 포교원의 역할을 상당수 담당해야 하는데, 종책 실현을 위해서는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종령으로 기구가 설립될 경우 의견만 제시하는 기구가 아니라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논의 결과’는 실무 논의를 거쳐 다음주 께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자승스님 "미래세대위원회에 종단 미래 달려"
한편, 자승스님은 난장 결과 발표 후 가진 모둠토론에서 지속적인 대중공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승스님은 “제기된 의견이 당장 실현되리라는 조급함을 가져서는 안 된다. 대중공사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2016년에 ‘대중공사 Ⅱ’도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어린이포교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33대 총무원장 당시 직할사찰에 한해 주지인사고과제를 실시했는데 어린이포교에 가장 많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것을 4년 시행했더니 서울인근 공사찰 중 상당수가 어린이포교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34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서울에서 지지율이 20% 밖에 안 나오더라.(웃음) 그렇지만 주지를 하려는 사람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편히 살고 싶은 사람은 주지하지 말고, 주지를 하려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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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난장 까페지기 지현스님이 위원들이 작성한 메모를 살피고 있다. |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