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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그래...**아빠니..?"
"잘있었어..길서 씨...."
"그래 너두..**아빠두 잘있었어?"
우리집에 고명 딸이였던 누나는 이제 75세가 되었습니다
나와 12세 차이가 나니 어느덧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끔 전화를 걸어 나는 누나의 이름을 불러 줍니다
누구 엄마 누구 할머니 가 된 누나는 이름을 불러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매형은 맨날 "이봐.." 이렇게 누나를 부르지만 나는 누나라는 이름으로 할머니 가 된 누나의 아련한 기억을 떠오르게 해 줍니다
양지쪽 장독대 곁에 뾰족하게 함박꽃 새순이 올라오는 봄날 이면 내 손을 잡고 누나는 봄나물을 캐려고 양지쪽 언덕을 올랐습니다
달덩이 처럼 고은 누나가 어느날 시집을 간다고 했을때도 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어린 애였습니다
언젠가 누나가 열어주는 앨범 속에서 까까 머리 의 내가 누나의 결혼 식 사진 속에 앉아 있었습니다
누나는 베르도 치마를 입고 매형은 중절모 를 쓰고 있었고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가 큰형 작은 형들과 같이 서 있었습니다
약혼을 해 놓고 서울로 간 매형은 가다 말고 다시 누나를 보러 온 적이 있습니다
분명 인사를 했는 데 얼마 후 다시 매형이 집에 와있었는 데 서울로 돌아가다 누나가 더 보고싶어 다시 돌아온 것인걸 좀 지난후에야 늦게야 알았습니다
매형이 내려오면 막내인 어린 나를 매형과 누나 사이에 잠을 재웠습니다
부모님 이 그래도 체면을 고집하셨던 분들이라 결혼 식을 올리기 전에 둘을 한방에 잠자게 하는 게 맘에 걸렸는 지 매형이 다니러 오면 나는 어머니 와 같이 잠을자는 게 아니라 매형의 팔을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은 반세기가 훌쩍 흘렀습니다
나를 안아주고 팔베개를 해주며 안타까워 했을 매형은 80을 바라보고 달덩이 같던 누나는 75세의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누나.....나 뭐 먹고 싶어...올때 사다줘..."
아이가 어릿광을 부리듯 누나에게 전화를 하면 누나는 기억하고 있다가 내게 올때면 먹고 싶다는 것을 꼭 사들고 옵니다
자주 오고가는 게 어려워 어떤 때는 몇달이 지나고 계절이 지날때도 있습니다
내가 업어주던 조카들이 장성하여 나의 누나인 제 어머니를 차 태워 와야 만 볼수 있는 누나는 할머니가 되었어도 아직 마음은 청춘인 듯 내가 불러주는 누나라는 말을 듣기 좋아 합니다
매형의 목소리가 커서 누나가 좀 기죽고 살았는 데 요즘엔 누나의 목소리가 좀 커도 매형이 참아주어 맘이 편합니다
"누나 아니면 이렇게 편하게 살수 있었을 까요..매형.."
가끔 누나 역성을 들면 매형도 같이 나이들어 가는 나에게 그렇다고 수긍을 합니다
2남 2녀 모두 잘 키워 살게 하고 손주 손녀가 일곱이나 되고 어느덧 대학생이 된 손주도 있습니다
어릴 때 의 시간은 짧고 나이들어서 시간은 긴 듯 합니다
같이 나이들어 인생을 이야기 하는 사람의 인생이 이렇듯 곁에 바라보는 늙으면서 행복한 곁에 있어 좋습니다
할머니 가 된 누나가 요즘엔 아픈곳이 늘어간다며 탄식이지만 매형은 자랑스럽게도 누나가 아프다고하면 무조건 병원에 같이가서 지켜 준다며 목소리를 높힙니다
"누나..사랑해..."
"나두..."
누나가 내 전화를 받고 기뻐하는 것을 봅니다
누나...라는 아주 잊혀진 말을 들으면서 즐거워한다면 그말을 못해줄리 없습니다
열번도 백번도 해줄수 있습니다
"누나...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사랑해요..."
환갑이 넘은 막내 동생이 칠십이 넘은 누나에게 오늘도 전화를 겁니다
살면서 이렇게 작은 것에 도 행복한걸 보면 나이가 들긴 들은 모양입니다
ps: 청량사엔 단풍으로 온 사찰이 붉게 물들었겠지요?
바람 이 맑은 ..아름다운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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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6-1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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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장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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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누나\" 정겨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삶이 이리 아름다울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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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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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 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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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는 가을 단풍을 보는 것 같습니다.
코끝이 아립니다.
그리고 구선생님 글요리는 별난 맛이 납니다.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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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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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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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선생님...선생님의 연세가 개인적으로 참 궁금했는
데... 잔잔한 일상을 늘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시는 선생님의 삶
을 닮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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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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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덕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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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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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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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달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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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네요.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저도 이 그윽한 평온함으로 삶을 살찌우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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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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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