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가을이면 언제나 그랬듯이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꼭 와서 보고 가라는데 안가고는 못베길 듯 한 것이 이번 가을 첫 출사지로
경북 봉화의 청량사(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 도립공원내)를 찾았습니다.
일찌기 퇴계 이황선생이 숨겨놓고 보고 싶다고 말한 청량산,
가까이는 항일운동 지역이였고, 이황선생과 그의 수제자들의 수양지였으며,
멀게는 신라시대 김생이라는 대문장가의 거소였고, 원효,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청량사!
큰집이 명호 바로 옆 재산면인지라 늘상 명절에 다니지만 수십년간
들락 날락 하면서도 못가더니만 기어이 이번에야 가고 말았네요.^^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데리고 여행을 시켜주는 코스가 되어버려,
“내는 다리가 저려가 하모 못오른데이” 하시는 말씀에 청량산 정상(870)에까지는
시간이 못되어 안되고 저홀로 도보 30분 거리의 청량사만 보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립공원 입장료 1,000원에 차량 무사통과후 청량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혼자 뚜벅뚜벅 걸어올라갑니다. 절입구까지 30분이나 걸릴까요. 조금 가파르긴 했지만.
젊은 사람이야 문제 없는 간단한 거리,
웅장한 병풍단풍앞에 청량산 청량사 현판이 보입니다.
오른편 산봉우리 단풍사잇길로 산의 일부가 되어 걷고 있는 등산객이 보이는게,
내심 못가보는게 너무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단풍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노랗고 붉게 물든 청량사 입장권의 그 사진만큼은 아닌 것이 올해 단풍이 조금 모자르긴 한가봅니다.^^
모퉁이 돌아 청량사 모습은 평지나 산의 나지막한 초입의 절과는 조금은 틀린 형세에
어찌 이런 이쁘고 마침맞게 좋은 자리에 있나싶습니다.
산사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이렇게 빼어나다 느끼는 것이 그동안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한
것 때문인지, 계절때문인지, 그래도 아버지, 어머니의 고향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사이 정말 만나지 못했던 멋진 풍경이였습니다.
이쪽 방면에 지식이 부족해 잘은 모르겠지만, 여하튼 간에, 이곳은 일주문도 없었고 대웅전도 없었습니다. 창건당시에는 부속건물이 30여채가 넘는 큰 절이라고 하였으니, 아직 계속 지어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리보전은 그냥 보기에도 경건함과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하는군요. 이곳에는 모든 이의 병의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해주는 약사여래부처님을 모시고 있다는군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은 저의 큰어머님도 바쁜 농사와 불편한 다리에도 일년에 3-4번은 꼭 찾는다는군요. 약사여래상은 종이로 녹여만든 부처님이라는데, 예불중이라 실상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유리보전옆으로는 스님들의 거처와 공부를 하는곳등이 산속에 녹아있습니다^^
절의 오른쪽편에 야외불탑앞은 멀리 봉화와 안동의 경치가 수려하게 펼쳐져
보는 것만으로도 마땅히 가슴속이 뻥 뚫릴 것 같습니다.
(오전에 안개가 너무 끼여 실상 원경은 제대로 안보였습니다만.^^;)
유리보전앞에서 보는 풍경이군요. 이 수려한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잘 왔다 싶은곳입니다. 나중에 입구에 청량산박물관에 들려 이것 저것 더 많은 정보를 보고나니, 산세나, 경치나, 역사나, 식생이나, 뭐한가지 빠지지 않는 것이 도립공원 말고, 국립공원정도는 되야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바람속에 딸랑~딸랑~대는 마음속에 평온을 심어줄 청아한 풍경소리가 그리웠는데 오늘은 유난히 바람이 없군요^^
찍어가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내려가는길 그냥 지나칠수가 없는 것이 입구아래까지 수십개의 나무를 이어,
통을 이용해 만들어 이채로운 자연친화적 물고랑!
절 입구의 다원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제 내려갑니다.
아래에서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겠군요.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2006.10.21 봉화 청량사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