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칭찬도 정론지 역할…홀로서기 가능한 경제력 필요”
[특별대담] 독립언론 법보신문이 나아갈 길
법보신문이 독립언론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불국사가 경영권을 직원들에게 양도하고 지원 사찰이 되면서 신문사 구성원 모두가 운영의 주체가 되는 전례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법보신문은 지난해 12월 27일 독립언론 법보신문의 앞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독립언론 법보신문이 나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본지 사장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지현 스님, 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 포항불교신도단체협의회 사공정규 사무총장이 참석했으며, 채한기 편집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사진설명>법보신문은 지난해 12월27일 본지 사장실에서 법보신문의 앞날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현 스님, 채한기 부장, 혜원 스님, 사공정규 사무총장.
커버스토리·집중취재 강화했으면
특정계파·종단 유혹 잘 극복해야
채한기 기자 법보신문이 독립언론으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이에 대한 의미, 그리고 만약 우려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현 스님 걸림이 없어졌으니, 종단의 각종 현안과 문제를 신랄하고 진솔하게 비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 또한 없지 않다.
홀로서기가 자칫 운영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그것이다. 질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경영에 대한 우려감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혜원 스님 동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립 언론으로서의 자존심을 살려가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 경영이 튼실해야 한다. 신문사 경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안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공정규 우리는 변화하고 혁신하는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시대적 명제 속에 살고 있다. 불교계 언론의 독립성 또한 이러한 시대적 명제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보신문이 특정 종단이나 사찰에 예속되지 않는 독립 언론으로 새롭게 출범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불교 언론사의 새 지평을 여는 동시에 불교 언론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위대한 작업이다. 이는 우리 불교계가 더욱 투명해지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다. 법보신문의 독립 언론으로서의 출발은 파사현정의 실현과 불법홍포를 통한 불교 중흥 그리고 우리 불교계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는 아주 중요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독립신문 출현, 희망 불교 출발점
채한기 기자 창간 이후 법보신문의 18년 역사는 교단의 부조리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 제시로 불교의 발전에 적지 않게 기여해왔다고 구성원들은 감히 평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공정규 평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교계에는 그동안 특정 종단에 속해 있는 기관지나, 특정 사찰로부터 운영자금을 지원받는 신문만이 존재했다. 그렇다보니 정론직필을 펼치기가 어려웠으리라 생각된다.
법보신문은 운영 자금을 불국사에서 지원받았지만 교계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더하거나 뺌없이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단순히 사건만을 나열하는 다른 교계 언론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서울봉헌, 정장식 포항 시장의 포항 성시화 운동, 불교 TV 새사옥 모연에 관한 문제, 동국대 관련 비리 의혹 등 2004~2005년 법보신문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문제들은 정론지 법보신문의 역할을 명확히 보여 준 것이라 생각한다.
혜원 스님 신문 지면에 기자의 의견을 지나치게 반영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사건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보신문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부분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역할에 충실했으면 한다.
지현 스님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기 평가를 그렇게 내렸다면 구성원들 모두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싶다. 어떤 부분에서든 자기평가에 대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교단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교계신문 기자로서의 기본 자세라 생각한다. 교단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파헤치는 근본 목적은 교단의 발전에 있어야 한다. 비판이 교단의 커다란 피해로 이어져선 안된다.
솔직한 보도, 신랄한 비판과 평가, 그리고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 상대평가 보다는 자기평가가 중요하다. 앞으로도 어디에서든 당당하게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
채한기 기자 법보신문의 편집 방향은 단순히 소식을 알리는 것에서 벗어나 내용을 집중 분석하는 탐사보도 형태를 지향해 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현 스님 법보신문의 탐사보도는 독자로 하여금 사건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하고 있다. 독자에게 바르게 알 권리 있다면 바르게 알리는 것은 신문의 몫이다. 이러한 면에서 탐사보도는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사공정규 단순히 소식만을 전달한다면 그것은 소식지일 뿐이다. 불교 전문 신문이라고 한다면 사건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사건이 왜 일어났고 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해 분석해, 올바른 대안을 짚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불교 전문지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법보신문이 과거에 기획, 보도했던 커버스토리·집중취재·해설 등과 같은 코너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한기 기자 불교 내부 일을 보도 할 때는 이견이 많았다. 토굴, 동국대 문제 등에 찬반이 갈리고 역풍을 맞기도 했다. 범위를 두어야 하는가. 범위가 있다면 어디까지로 둬야 하는가.
지현 스님 환경과 같은 사회적 문제는 지금과 같은 집중보도의 형태로 다뤄주는 것이 당연하다. 반면 종단의 문제를 보도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립신문인 법보신문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꼭 짚고 넘어가 주길 바란다.
혜원 스님 토굴문제에 대해서는 ‘법보신문이 이렇게 까지 다뤄야 하는가’라는 말이 스님들 사이에 오가기도 했다. 동국대의 여러 문제를 다룬 기사에 대해서도 공감은 하지만 불교가 좋아서 동국대에 오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다. 아무튼 동국대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커버스토리가 대학 구성원들에게 큰 파장이 미친 것은 사실이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각성할 수 있는 차원의 수준에서 적절하게 다루는 기술적인 배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포교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감정 개입하면 안돼
사공정규 탐사 보도의 시각에 대해 사적이거나 개인적인 감정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혜원 스님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고발을 위한 고발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전제 하에서 종단 안팎의 문제를 성역 없이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는 조직은 희망이 없는 조직이다.
혜원 스님 기사화되는 모든 것이 좋은 의미로 받아 들여져 자정의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쁘게 이용되거나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이나 동국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법보신문이 계속 비판적인 기사만 양산하다보면 삼보(三寶)에 대한 존경심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법보신문에 대한 교단의 애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신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삼보에 대한 존경심을 북돋워 줄 수 있도록 지면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종단이나 스님들도 각성해 스스로의 자정을 위해 노력하는 우회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현 스님 사공정규 박사의 의견에 동감한다. 현재 사회의 흐름은 개혁과 투명성이 관건이다. 언론이 어두운 면을 감추고 회피하려 한다면 이미 언론으로의 역할을 상실한 것이다. 승가는 물론 사회집단에서 성역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능력은 기사의 깊이에 있다. 성역 없이 다가가 진실을 전함으로써 집단 스스로가 느끼고, 깨닫게 하는 정론지가 되길 바란다.
사공정규 자정능력 없으면 타인에 의해 더 큰 재앙이 온다. 우리는 더 이상 온실 속의 불교가 돼선 안된다. 다만 법보신문이 독자들에게 다소 강하다는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법보신문이 진짜 강해서 강할 수도 있고, 다른 교계신문이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하게 보일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비판만 많다고 해서 자정능력이 배가되는 것은 아니다. 비판뿐만 아니라 칭찬도 잘하는 신문이 정론지다. 칭찬할 것은 칭찬하되,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왜 칭찬을 받을 만한지를 잘 짚어야 한다. 승가나 재가의 이타행, 불자들의 보살행을 잘 들추어서 누구나 승가를 존경하고, 재가자의 훌륭한 선행을 따라할 수 있수록 해야 한다.
홀로서기 위해 경영권 분산 필요
채한기 기자 특정 사찰이나 종단의 지원금이 없는 상태에서 운영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혜원 스님 비용이 좀 들더라도 칼럼과 시론을 전문가에게 맡김으로써 자연스럽게 파사(破邪)의 역할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일간지들이 칼럼의 비용을 늘이는 것은 이러한 측면에서다. 장기적으로 다른 신문들이 따라갈 수 없는 독립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을 모셔야 되지 않을까 싶다.
사공정규 현대 자본주의의 모든 문제는 머니(돈)이다. 신문도 기업 경영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윤추구라는 경제성과 공공성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합일점을 잡아야 하는데, 이것이 아주 어려운 문제다.
법보신문이 독립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 중 하나가 바로 경제적 독립이다. 홀로서기가 가능한 경제적 독립을 갖추는 것은 생존권을 확보하는 것이며, 동시에 막강한 자본의 유혹으로부터 편집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경제적 독립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법보신문 내부적으로는 소유구조 재편 작업을 해야 한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신문이 되지 않도록, 소유권의 집중을 막고 가능한 다수가 소유권을 분산, 소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보다 효율적이고 다각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신문판매와 지면 광고수익에만 매달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광고시장으로 떠오르는 인터넷 광고 시장에 대해서도 보다 공격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그리고 사부대중 모두가 주인이 되고 참여하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법보신문의 직원, 불자, 불자 단체 모두가 주주가 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 특정 종단 만의 신문이 아니라 범종단을 고루 아우르는 신문, 승가와 재가를 고른 비중으로 다루는 신문,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하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지현 스님 법보신문이 특정 사찰이나 종단의 지원 없이 스스로 경영해 나아가는데 많은 난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된다. 황우석 박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오늘날 언론의 힘은 그 어는 곳보다도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힘을 가진 언론 중에서도 종교신문은 더욱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현실을 이유로 특정 계파나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면 이미 언론으로서의 의미를 잃은 것이다. 독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해준다면 법보신문은 승승장구 할 것이다. 또 회사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일 등을 해서는 안 된다.
1인 1주 갖기 운동이 바람직
채한기 기자 신문 경영에 보다 많은 불자들의 참여를 위해 주주모집 등을 제안했는데, 불교TV의 경우가 있어 주식 모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
사공정규 법보신문이 불교인들의 희망 담는 그릇이라는 인식을 불자들에게 심어줄 때, 그리고 지금 가진 초발심을 유지할 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결코 법보신문이 성과급 위주로 서둘러서는 안된다. 주주를 확보할 때 돈을 확보한다는 의미보다 그 사람 마음을 확보한다는 의미로 접근해야 ‘독립 언론’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불교 복지, 언론을 비롯해 모든 불사에 있어서 그 내용이 투명하기만 하다면 더욱 많은 기부를 유도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불교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제 기부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기부 문화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기부금에 대한 세금 공제라는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에 사회 전반이 기부문화로 가고 있다. 불교 TV의 모연 문제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해서 그 방법을 아예 포기하는 방식은 옳지 못하다. 우리가 불교TV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있었음을 엎드려 참회하고 불자들에게 협력과 지원이 필요함을 설명해야 한다.
지현 스님 1인 1주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교계는 아직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신뢰를 받는 신문이 된다면 경영상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신뢰받는 신문을 만들어 독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바란다.
혜원 스님 일단은 독립언론이 된 만큼 자체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자칫 법보의 기자들이 경영에 신경을 쓰게 되면 기사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신문의 질을 저하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언론관이 명확하고 법보의 역할을 이해하는 전문 경영인이 영입됐으면 한다.
채한기 기자 신문을 가장 먼저 보게 되면 편집을 보게 되는데, 법보신문의 편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혜원 스님 적어도 지면을 채우기 위해 신문을 만든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웃음) 다양한 내용으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깔끔하다. 이 정도면 담백한 맛을 내는 신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교신문은 일주일에 두 번을 발간하고 있고, 가장 많은 지면을 내고 있는 현대불교신문의 경우 최근에 더 확대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면을 확대하는 것이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계 현실에서 법보신문 정도의 지면 양이 가장 적당한게 아닌가 싶다. 매주 스크랩을 할 수 있을 만한 기사가 늘 있다는 점에서 법보신문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날카로움, 섬세함 함께 담아야
사공정규 신문편집이야 워낙 전문적인 분야라서 잘 모르겠지만, 법보신문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정리·정돈된 느낌이 든다. 교계 신문 중에서는 열독율이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웃음)
지현 스님 법보신문의 가장 큰 장점은 이슈가 되는 소식을 심층 보도한다는 점이다. 종단의 문제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러한 편집 형태는 독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가장 확실히 전달하는 방식이다.
채한기 기자 마지막으로 법보신문에 대해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사공정규 그동안 법보신문이 교계의 잘못된 점을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더구나 최근 법보신문이 독립언론이 됐다는 소식에 재가불자들의 기대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법보신문이 이에 대해 지나친 부담감과 강박관념을 갖지 말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진정한 독립언론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정진하길 바란다. 우리 모든 불교인들은 이를 차분히 지켜보고 격려할 것이다.
혜원 스님 법보신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불교학 논쟁을 다룬 부분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준 셈이다. 조언하자면 앞으로 법보신문은 문화 분야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불교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눈과 세계 불교의 움직임, 불교적 삶을 살아가는 세계인들을 발굴해서 보여주길 바란다.
동국대의 새로운 강좌로 선과 예술을 개설했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활 속의 문화가 불교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법보신문도 예술과 문화 속에 들어와 있는 불교의 영향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현 스님 21세기 사회의 트랜드는 복지와 문화로 요약된다. 서울시의 경우만 보도라도 예산의 20%를 복지에 투입하고 있다. 복지와 문화에 불교를 접목시키지 못하면 불교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사회 흐름은 시민단체가 만들어 가고 있다. 70년대 군사문화가 사회를 주도하고, 80년대 기업이 사회를 주도했다면 90년대는 단연 사회시민단체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불교는 환경 등을 제외한다면 늘 이웃종교에 뒤쳐져 있다. 이러한 시민운동에 불교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비하기만 하다. 복지와 문화 분야 등 불자나 불교가 발맞춰 나갈 수 있는 내용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
채한기 기자 간단하게 법보신문 구성원들에 대해 평가를 해 주신다면.
지현 스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자로서 자세를 잃지 않는 법보신문 구성원 모두에게 박수 보낸다. 기자는 단순히 어떤 사건을 기록해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전하기만 한다면 녹음기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대로를 전하기만 한다면 기자로서의 향기를 잃은 사람이다. 기자로서 날카로움과 섬세함, 부드러움 등 다양한 향기를 내뿜으며 다른 사람의 향기를 다듬어 줄 수 있는 기자들이 되길 바란다.
사공정규 법보신문 구성원보다 법보신문 전체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법보신문 하면 다소 강하다는 느낌이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다른 신문들이 비판이나 견제, 고발, 시사 등의 기사를 담아내지 못하다 보니 상대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판뿐만 아니라 칭찬을 잘하는 것도 정론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의 경우를 비유하자면 대부분 자기 입장에서는 분석적이고 똑똑하다. 하지만 다가가는 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느낌이 안오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없으면 그 마음이 전달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법보신문 기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다들 따뜻한데 지면상으로 만날 때는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를 보는 느낌이 든다. 칭찬할 때는 화끈하게 칭찬을 부여해줘야 한다.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는 칭찬, 왜 칭찬 받을 만한가를 잘 짚어주기 바란다. 진정한 기자정신은 강함이 아니라 부드러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혜원 스님 열심히 취재한다. 열정적이다. 제안하자면 귀족부터 평민에까지 이르는 우리 역사 속 불자들의 신행담을 연재해 보면 어떨까 싶다. 역사 속의 신행담을 재구성하는 것이 불자들의 신행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강한 이미지 개선 필요
채한기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수행 면에 집중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셨는가
지현 스님 최근 불교가 산중불교에서 대중불교로 변화되면서 교리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이러한 결과 가슴에서 우러나는 신심은 줄어들었다. 신심을 바탕으로 한 교리가 돼야하는데 그 반대의 경우가 많아졌다. 신심 위에 교리를 올림으로써 수행과 교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 불교는 수행은 멀리하면서 교리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교양대학이 늘어남으로써 이러한 측면이 더욱 강화됐다. 따라서 법보신문의 수행면 강화는 잘한 일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
사공정규 불교라는 것이 교리 지식도 중요하지만 수행,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하지만 수행이라는 것은 저 역시도 막연한 느낌이다. 일반인 중에서는 그래도 그쪽 영역에 대해서 좀 더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벤트를 한번 추천하고 싶은데, 수행의 초보자들 다섯명 정도가 큰 스님 앞에서 수행 해나가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을 한번 기획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아주 기초적인 것들부터 차근차근…. 물론 취재 파워가 많이 소요되겠지만 독자들이 수행을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쉬우리라 생각한다.
정리=김형규 기자
<2006-01-04/8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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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