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동지는 지났지만
매주 일요일에만 법회를 갖는까닭에
크리스마스인 오늘
동지죽을 쑤었다
지난주 스님이 미리 정해주신 메뉴였는데
이세상에 머리내밀고 나온이후
팥죽이란걸 처음 써봐야하는것이라
하기도 전에
미리부터 머리가 짐스러웠다
그러나
혼자사는 세상은 절대아닌지라
이미 부엌일에서 손떼신지 오래이신
어른들을 초빙해
팥죽이란걸 쑤기로 맘먹었다^^
이렇게
딴에는 새알도 만들고..
찹쌀가루를 잘 반죽해주신
노보살님..
아무힘도 안들이시고
뚝딱이시더니
금새 찹쌀반죽을 만들어내시고
주름진 손끝에선
금새
이렇게 올망졸망한 새알들이
쏟아졌다
전라도가 고향이시라는
어른보살님은
쌀을 쓰시지않고
찹쌀을 엉기설기 반죽하시더니
그걸 쓰셨다
오랜만에 동지죽을 쑤셔서 그런가
하실말씀들도 많으시다
팥죽을 처음쑤셨을때의 실수담
지나간 시집살이..등등
나야 오늘 어르신들의 조수노릇밖에 할수 없었고
하지못했지만
어른신들은 간만에 하시는 죽쑤시는일이
재미나셨나보다
힘드셨을텐데도
죽을 젓는 주걱을 당신들이 내내 쥐고 계시면서도
얼굴은 함박웃음들이...
이쯤에서
갑자기 내게 위경련이 오는바람에
물김치담그는 사진과
정갈하게 퍼놓은 완성된팥죽..
그리곤 보살님들의 함박웃는모습을
놓쳤다
잘담긴 동지죽한그릇
사진으로라도
여러분께 공양드리고 싶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그넘의 위통때문에.....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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