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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게
그래요.
어디서 무얼 한들,
생각하는 것이 가치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참으로 사는 것인 것을 알지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남겨 놓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욕망이 있지요.
그것을 충족시키기만 한다면 어딘들 어쩝니까?
어떤 명제를 갖게 되는가?
그걸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이 고맙단 생각을 할 수 있기도 할 것 아닌가?
엄숙하게 경험을 맞이할 마음가짐을 갖자.
인간의 영혼은 일회용이 분명 아닐 것이다.
그 대문을 두드려 보고 싶습니다.
열릴 때까지.
그 문이 열리면 내 당당히 살았다고 말 할 수 있게.
그리 살아 보려 한답니다.
절망이 다가오면 절망 그대로 절망에 빠져 철저하게 절망하고,
그 절망이 곧 나에게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웃겠지요?
그래요,
미련도, 던져버릴 땐 철저하게 던져 봐야지요.
미련을 던져버린 그 자리에서 잡초가 자라겠지요.
잡초는 박토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것이니까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곳에서도 잡초는 뿌리를 내리지요.
그리고 잡초가 계절을 지나면서 썩어 거름이 되기를 반복하다보면 무엇이건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뀌면 그때 다른 나무들도 자랄 수 있어 결국은 숲을 이루는 것처럼,
그런 과정이 우리네 삶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으면 희망을 닮은 현실이 된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안답니다.
그래서 절망은 희망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답니다.
억지라고요?
맞아요,
잡초는 억지를 부리듯 불모의 땅에도 뿌리를 내리는 것이 맞습니다.
알아요.
술을 마시고 잠시 잊는다고 거기로 도망가면 더 큰 후회가 온다는 것도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우선 쉬운 그 유혹에 자주 빠지니 의지조차 약해진 자신이 구제 받을 수 없는 나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해 본답니다.
걱정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만 그러다 또 금방 잊은 듯 술을 찾으니 큰일은 큰일입니다.
몸도 예전만 못해진 것을 알고 있어도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겨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야단입니다.
말씀대로 신경을 쓰도록 해 보겠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재기할 수도 없이 다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가끔씩 나를 흔들어 놓는 놈, 그놈, 과거의 망령 때문이겠지요.
현실을 인정해야하는데 그게 힘이 들 때 마시게 되는 것 같답니다.
잊을 건 잊도록 노력 해 보렵니다.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
아직 내일은 오지 않았어.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
모든 것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라고 잡초가 뿌리를 내리듯이 그렇게 살아보렵니다.
소식 감사했습니다.
누군가 아직 나를 잊지 않고 기억 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날입니다.
겨울이 깊은 웅덩이를 파기 시작 했나 봅니다.
동면에 들어 간 짐승들이 깊은 잠을 잘 시간입니다만
봄을 꿈꾸고 있겠지요.
우리도 그렇게 봄을 꿈꾸듯이 훗날을 생각하며 오늘을 보듬어 봅시다.
그럼
또
소식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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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5-11-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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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