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단상
三山최진호
나목裸木에 찬비 맞고섰는
심사를 너는 아느냐
화려한 목단화를 피우고
오만했던 지난 날들은 추억으로 묻어 두련다
지금은
문둥이 손가락같이 모두 치켜들고
하늘을 향해
절규하듯 원망하듯
찬비에 몸을 적시며
슬픔을 혼자서만 마신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출옥하는 것도 아니건만
찬비 맞고 짐 옮기는
이 심사를 너는 알겠는가
얄팍한 인심에
등 떠밀리어도
갈 곳은 많다만은
반겨줄 이 하나도 없다더라
Broughton 삼거리에
Van truck은 아픔같은 이별을 하고
눈물같은 빗방울만
뚝뚝 떨어 지는데
상념에 잠긴 가로수만
그 심사를 아는 듯
고개 숙여 작별을 고하는 구나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