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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초롱한 산사를 거닐다
밤이 깊어 별빛 초롱한 산사의 뜰을 거닐었습니다
낙엽이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고 바람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온다고 말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왠지 가슴이 찡하니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구석 비어 가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살면서 이루지 못한 것, 아쉬움으로 묻어두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인 것만 같습니다
때로는 그리움일 수도 있고,
때로는 아주 간절한 바램일 수도 있는 것들이
별이 되어 내립니다.
아주 따뜻하게 내립니다.
아직 국화꽃과 금잔화가 피어있는 범종루로 가는 길목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친구에게 핸드폰 문자를 보냈습니다
산사의 별빛을 전해주어서 고맙다고 답장이 도착하였습니다.
아주 멀리 있음도, 잃음도, 이루지 못함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따뜻함으로 남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집니다.
어느 순간에 받은 아주 큰 상처나 아픔, 낙담 같은 것들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요사체의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 장작 타는 냄새처럼 추억의 온기를
지니게 된다는 것을 알 것도 같다고 별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가슴 찡해오고 눈물이 핑그르 도는 것은
지난 시절 너무 많은 것에 집착을 하고
그런 내 모습이 부질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곁에 있는 따뜻한 삶들을 잊고 산 시간을
돌아보며 모두에게 미안해집니다.
처마끝 풍경소리에 놀란 물고기가
날아간 하늘의 깊은 속처럼 안온하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어둠 속에 바람이 스쳐갔습니다.
풍경소리에 낙엽이 굴러가고 장작 타는 냄새 깊어졌습니다
산사의 늦가을 밤은 그렇게 깊어졌습니다.
못나고 작은 내 삶의 온기로 사랑의 군불을 지필 수 있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천배철야정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생각 하나, 다짐 하나, 버림 하나, .
숨김 하나 등 무엇인가 한가지씩 정리하곤 합니다. .
일부러 정리를 하는 것은 아니고 .
생각가는 대로 나를 내버려두곤 합니다.
그저 세상을 사는 소중함을 일깨워사는 시간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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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5-1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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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