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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일어나셨죠?
전 이제서야 부시시 눈비비고 긴 하품소리와 함께 그칠것같지 않은 기지개로 종이처럼 구겨진 몸의 활액근을 터뜨리며 몸을 털고 있는 중입니다.
밤새 '체 게바라 평전' 읽고, 수선차 마시며 음악을 들으며 창가 가까이 다가온 어둠과 얘기하며 놀았습니다.
정원의 꽃들은 시든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그 시들은 꽃일지라도 밤에는 얕은 숨소리로 다시 살아납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현재를 넘은 어둠의 시계에서는 말입니다.
음악또한...밤에 들으면, 어둠이라는 들리지 않는 느낄줄만 아는 장중한 베이스음으로 또다른 색깔로 표현됩니다.
내 머리맡에 가까이 다가와 눈을 간지럽히는 아침 햇살의 속삭임에 겨우 눈을 뜹니다.
지나간 자리가 더욱 허전한 정원 한구석 가슴 푸른 나무가 내게 아는척 합니다.....
주방에 들어가 물을 끓입니다.
밤새 마셨던 찻잎에선 더이상 푸른 향기는 나지 않습니다.
무취로 희석된 투명한 가슴을 내게 훤히 내보이는 다관속의 따스한 여인은....지금 곤히 잠들어 있겠죠....
"남귀인" 이라는 아주 극소량의 차에 대한 기억입니다.
언제나 홀로 서서 맞는 맑은 하늘 아래...
그래도 마음속엔 작은 불씨 하나 남아 있어 아직도 남은 사랑의 아쉬움에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저 멀리 손짓하는 무지개조차 환상이야... 하며 고개를 가로젓고 돌아서면 은은히 들려오는 노랫소리...
이제.. 귀옆으로 다가와 속삭이는 불혹 너머의 햇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랑을 꿈꾸는 내 빈손끝에 수줍게 다가오는 따뜻한 온기는...
지난시간 내내 타인의 손길에 짓무른 그리움을 비벼내고 말리워 작은 우주로 다시 태어난 무표정한 찻잎을 다관에 담습니다.
조금있으면.. 그 차갑고 무표정한 찻잎에서.. 가슴깊이 숨기고 울먹이며.. 눈가 짓무른 그리움이 봄의 꽃망울처럼 짙은 향기로 터져 내 허허로운 혈관을 붉은 비린내가 아닌. .푸른빛 꽃향기로 데워주겠죠.
거실바닥에.. 읽다가 뒤집어놓은 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체 게바라의 맑은 눈이 웃고 있습니다.
시대를 넘어, 이념을 넘어서, 영원히 자유롭고 싶었던..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던, 인간적이길 원했던.. 한 인간의 화려한 출생과.. 그 상반된.. 너무나 비참하고 초라한 죽음에 밤새 가슴아팠던.. 그래서 더욱.. 또렷이 기억되는 그의 선한 눈빛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를 책 밖으로 불러 냅니다.
비록 허름한.. 거실... 온기도 그리 많지 않은 바닥에..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찻자리를 정갈히 정돈하고... 그를 위해.. 다관에 물을 붓습니다.
오늘만큼은 체 게바라와 함께.. 그의 눈빛과 따뜻한 가슴과 함께 오래도록.. 차를 마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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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5-1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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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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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써놓았던 글인데, 외출했다 이제서야 들어오느라 시차가
좀 안맞네요.. ^^ 양해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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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9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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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