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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현 스님의 절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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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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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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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 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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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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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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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을 참 예쁘고 단아하게 새 단장 하셨네요... ^^*
신문에서 스님 글 뵙고, 홈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보려 옮겨 왔습니다.
엊그제 저 사는 아랫녘에도 함박눈이 내렸답니다.
눈 내리는 정경 속으로 들어가 온 동네 아이들이 목청 껏 즐거워하며
눈을 밟고 눈을 만지며 하얗게 어우러져 노는 행복한 모습...
참으로 귀한 님 뵙듯 7년? 8년? 만에 그나마
아파트 마당 승용차들 위에만 가까스로 쌓인 눈이었지만,
그렇게라도 '겨울 그림 한 장' 이 곳 아이들 어린 시절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었답니다.
지현 스님! 늘 건강하시구요, 날마다 좋은 날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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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스님의 절마을 사람들] ① 청량사 지게꾼 '진수'
진수, 이제 서른 일곱.
봉화 청량사 아래서 지게를 지는 청년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오갈 데 없이 떠도는 '측은지심'을 일게 할 만한 그런 사람이다. 청량사 절 아래 조그만 가게의 배불뚝이 주인을 만나 그의 동생이 되었다. 허구한날 지게를 지고 짐을 나르고, 온갖 궂은일이 진수 청년의 소임이다. 그는 아직 장가도 가지 못했다. 서울서 내려와 책 1000여권을 청량사 아래 가게에 두고 산으로 와서 진수에게 지게로 그 책을 좀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가게에서 청량산 청량사 응진전 암자를 잇는 비탈길을 진수는 열 두어 번 지게를 저 진땀을 흘리며 책을 날랐다.
고마웠다. 그의 순수한 얼굴에서 배어 나오는 티없이 맑은 웃음을 잊을 수 없다. 미숫가루 한 그릇 타주자 그는 선 채로 마신 후 땀을 닦고 다시 절 아래로 내려가 짐을 날랐다. 진수! 나는 그를 장가보내고 싶었다. 허나 여자들은 그를 본체만체한다. 가진 것 없는 그를 여자들은 좋아할 리 없다. 딱하고 딱한 그의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내 어떨 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 진수는 별 말이 없다. 아직도 그는 배불뚝이 형의 가게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영주에서 봉화 청량사를 찾아오는 신도들은 많은 짐을 그에게 맡겨 청량사 법당으로 옮겨 올 것을 부탁한다. 그는 늘 웃으며 그 짐을 나른다.
진수! 그는 말없는 소처럼 오늘도 무거운 짐을 나른다. 뜨거운 여름날 그는 짐을 부리고 나면 암자 마루에 걸터앉아 공양간 보살이 건네주는 수박 한 조각을 맛있게 먹을 뿐 일이 힘들다고 투정 섞인 표정을 짓지는 않는다. 부모도 없고 일가친척도 하나 없는 진수. 그런 그는 남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은 절대 없다.
진수에게 진실로 고마워하며 그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용기를 주고 싶다. 가진 것 없는 그의 삶에 축복이 있기를 늘 축원한다.
지현 스님<봉화 청량사 주지>
* 출처 http://www.pubpo.com/news/690/sub7/690g15.htm
법보신문 <2003. 1. 22 /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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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3-0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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