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란 도반에게 드리는 글 오늘은 당신이 세상을 만든 날 응아 소리에 하늘을 만들고 응애 소리에 땅을 만들어 의식이란 업심에 높낮음을 만들고 의식이란 업심에 선악을 만들었으니 축하해야 옳은런지 슬퍼해야 옳은런지 하늘 높아 아름답다 땅을 보니 살맛 난다 노래하고 봄소식 들려 오면 동네 친구 모두 모여 봄맞이 햇볕 쬐러 온 들판 누비이며 서산에 내가 간다 모르던 어린 시절 시간이란 굴레에 모다 묻혀버리어 소유란 즐거움도 알고 빼앗김의 아픔도 다가오니 깨끗한 우리네 맘 분별심으로 가득하질 않았겠소 세월이 흘러흘러 새벽닭이 운다하나 예나 지금이나 바람소리 변함없고 까치소리 변함없는데 중생의 눈으로 보기엔 모든 사물 찰나찰나 변하니 이것이 우리네 중생 까막눈 살림인가 보오 어느덧 당신과 도반 되어 길을 걷는 것도 벌써 수십 년이 되었구려. 응애하며 세상내음 들이키자 후유하며 세상내음 여내 토해내니 세상이 허무하긴 한가 보오 정신없이 살다가 서산에 해지는 줄 몰랐으니 말이요 이보오. 당신 생각은 어떻소 우리네 중생들은 시간 속을 걸어가는 나그네가 아닐런지... 먼 곳을 향해 떠나가는 나그네 말이요. 아직도 어떤이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는 이도 있고 또 어떤이는 집에 불난지도 모르고 욕심에 눈이 어두워 희희낙락 하는가 하면 또 어떤이는 별의별 말들을 만들어 중생들의 마음 어지럽히니 안타깝고 안타깝습니다 그려 그래도 우린 인생의 도반 되어 어떤 땐 싸우고 어떤 땐 깔깔대고 또 어떤 때엔 슬픔에 잠겨 한없이 울기도 하고 한 사람 힘없어 주저앉으면 한 사람 일으켜주며 힘내어 어서 가자 부촉 하였으니 그나마 다행이 아니었소? 어떤 땐 우리는 저 멀리 불을 향해 날아가는 불나방 나그네란 생각이 드는것 같소이다 불에 닿으면 온 몸(마음)을 살라버리어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불나방 말이요. 불이 가까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은 마음의 눈이 어두운 탓이라 선지식 옷자락 붙들고 행여나 놓칠까 흥얼흥얼 염불하고 가는 것이 어떻겠소 이보오. 도반 내 마음 속에 당신이 아내로 있을 적엔 내 맘 근심걱정 가득하였으나 내 마음 속에 당신이 도반으로 있을 적엔 근심걱정 사라지고 무덤덤 아이 되는구려 자- 이러할 때엔 당신이 세상을 연 것을 축하할 일이고 나에겐 하늘이 내려 준 인연이라 하는게 맞겠지요. ^^ 여하튼 오늘 생일 축하하고 이제까지 힘없는 도반 부촉 하느라 고생 많았소 뒤죽박죽 글이나마 정성 들여 밤새도록 끓여만든 내 맘의 죽이니 받아주시고 앞으로 갈 길 멀었는데 어떡하든 몸과 맘 건강하길 바라네요 길을 같이하는 도반/ 손처사 두 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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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