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청량사의 달....지현스님
|
|
|
 이 름 |
:
바람향기
|
조회수 |
: 683 |
|
|
|
|
|
홈페이지 |
:
|
|
|
|
|
|
첨부파일 |
:
없음
| |
|
|
|
|
청량사의 달,
특히 보름달은 청량한 맑은 산 공기와 어우러져 높고 신선하다.
암벽 위에 높이 뜬 둥근 달이 산 전체를 비추면,
밝음과 그늘이 교차하는 광경이 절경을 이룬다.
봄의 달은 진달래에 이어 핀 철쭉 향기에 젖고,
여름 달은 무성한 숲을 흔들고,
가을 달은 앙상한 가지들 위에서 떨고,
겨울 달은 온 산천을 뒤덮은 흰 눈을 고고하게 반사한다.
두둥실 둥근 달이 중천에 떠오른 밤,
이런 밤에는 일찍 잠들려 하지말고, 혼자 고요히 뜨락을 한번쯤 거닐어 보라.
또 먼데서 오랜만에 좋은 벗이 찾아오면,
마루턱에 앉아 향기 있는 차를 나누고 달을 우러러며
淸談을 나누는 것도 큰 즐거움이리라.
요즘 사람들은 너무들 바쁘게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면 오죽 좋겠는가.
휴가철이 오기 바쁘게 차에 먹을거리를 가득 싣고
산이고 바다고를 향해 앞다투어 맹렬히 떠난다.
그런 데에 가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맹렬히 논다.
가장 맹렬히 잘 노는 것만이 인생을 살아가는 보람이고
최대의 명제인 것처럼.....
가끔 이런 청량사 같은 데에 들러 쟁반 같은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하룻저녁을 정갈하게 보내는 것도 無常의 기쁨이 아닐련지.
달빛은 은은할 뿐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게 우리네 곁에 다가온다.
그리고 아주 절제되고 정제된 모습으로 자기를 우러러는 이의
가슴으로 미소를 띄며 다정스레 다가온다.
다가와서 동무처럼 함께 있어준다.
달, 보름달은 충만 그 자체다.
이 세상 그 무엇이 보름달의 충만함을 능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인간은 급기야 달의 신비를 깨뜨리고 말았다.
토끼가 살고 방아를 찧던 달은 이제 우리 곁에서 떠났다.
그러나, 그러나 귀하고 정갈한 深山古寺에 보름달은
우리네를 어떤 아득한 향수에 젖게 한다.
계수나무 한 나무 하얀 쪽배에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요즘도 아이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부르고 또 계속 불러 주기를 염원해 본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라고 어느 시인이 읊었던가
달도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서방정토, 아미타불이 계시는 서녘으로 조금씩 움직여 가는 것이다.
청량사의 둥근 달, 높이 뜬 둥근 달은 참으로 신선하다.
南無大月如來.
|
|
|
| | 글쓴 날짜 | 2003-02-18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