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임실마을에선 달집을 태우고,
어르신들은 당산에 제를 올리실까...
몇 해 전, 보름날을 전후로 임실의 어느마을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화려하고 떠들석한 발렌타인데이 이벤트가 한창이고,
연인들을 위한 초콜릿 바구니가 오가고 있을 무렵,
그 어느마을에서도 한바탕 축제는 있있던 것입니다.
마을 회관에 모인 부인네들은 전을 부치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하얀 쌀밥을 한 솥 퍼내고,,
그리고 바깥의 어르신들은 한아름 짚을 엮어
길고 굵은 줄을 만드셨습니다.
그렇게 한나절을 그저 흥겹게 먹고, 마시고, 놀고~
오늘은 "보름이기에" 흥이 납니다.
자정이 될 즈음, 마을어귀의 아름드리 큰나무 앞에
차례상을 차리고 짚으로 만든, 줄다리기 했던 줄로
나무에 새 옷을 입혀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소지도 올렸습니다.
두 손 다소곳이 모아, 자식들의 건강과 올해도 농사 잘 되기를...
반쯤 구부려진 허리를 더욱 구부리며
할머니는 큰 나무에게 절했습니다.
그냥, 무언가 모르게 숙연해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았기에 날아갈 듯 뿌듯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생존경쟁이라는 사회에서 남과 싸워 이기기위해,,
돈많이 벌어 온갖것 누리며 최고로 살기위해.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없이 보잘것 없고
부끄럽게 여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미로찾기처럼 어렵고 고된, 그런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자연이 선사하는 둥글고 환하게 비추어주는
달 아래에서 경건히 소원하고,
마을 삼거리에 지펴놓은 불 한가운데 모여앉아
밤을 지샜습니다.
그것으로 충만해졌습니다.
달처럼 말입니다...
달은 하나인데, 달이 내려다보는 모습들은 하나가 아닌가봅니다.
네온싸인에 뒤섞인, 그래서 나를 알아보기나 하련지..
캄캄한 산중의 조그만 절, 어둠 속의 적막을 깨웁니다.
그리고,, 어느 마을의 아름다운 축제...
또 하나의 모습을 한 우리 청량사의 홈피가족들은 어떨까요..
달님과 가만히 눈을 맞추어 보세요..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는 님들이 되시길 바라면서
청량사도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두손모아
그 달님께 기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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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