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이 떠나려 하네요
오늘 달빛이 밝다고 내일도 그러리라 행각하지 말지어다
오늘 초롱초롱 영롱한 별빛이 구름에 가릴지라도 설워 말지어다
오늘의 찬연한 햇볕이 초목에 꽃피우고 싱그런 연초록 잎을 발아 시킨다고
내일도 그 볕이 또 꽃피우고 새 생명 탄생 시키리라 기대하지 말지어다
오늘 부는 바람에 푸른잎이 곱디고운 오색 단풍으로 化한다고
내일도 그 바람이 오색물감 가져 올 것으로 생각하지 말지어다
오늘 내린 새하얀 눈이 온 세상을 순백으로 장엄한다고
내일도 그 눈이 오탁 세상을 개끗하게 덮어 줄 것으로 생각하지 말지어다
똑같은 햇볕도 봄에는 꽃피우고 새싹 움틔우지만 여름엔 그 에너지 미완의 잎에
송두리째 쏟아 시련을 주지만 그것은 자신도 모르게 가녀린 나뭇가지
성목으로 변모 시키는 원천되고
가을의 햇살은 그동안 삶의 무거운 짐 내려놓고 새 길 가라고
오색찬란한 꼬까옷 입혀주며
겨울의 햇살은 본지풍광을 여여하게 비추어
스스로 자신을 살펴 본래면목을 찾게 하는데
오는 겨울 거역하고 떠난 봄을 붙잡을 수 있나?
아니 그럴 필요가 있나? 애처로운 그대여!
찰나가 영겁, 공겁임을 알고 있다면 무엇을 고뇌하는가?
찾는것은 무엇이고, 얻을 것은 무엇인가?
아니 찾고 얻으려 애쓰는 그 물건은 정녕 무엇인가?
부질없는 그대여! 그대의 五蘊이여!
현상이 다르면 본질도 다른 것인가?
본질이 같으면 현상도 같아야 되는가?
色과 空이 다르지 않으므로 色속에서 空을 보고
空속에서 색을 증득해야 하지 않겠나?
나를 본다
나에게 정녕 봄이 있었는가?
봄이 왔음을 그때 알았는가?
가버린 봄은 그리 갔을지라도
지금이 가을을 넘어 겨울로 가고 있음을 觀하고 있는가?
무명중생 그대...
불기2553년 11월 끝자락에서 覺虛 몇자 적어봅니다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