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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을 택하시렵니까? 돈드는 휴가, 정드는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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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택하시렵니까? 돈드는 휴가, 정드는 휴가
여러분! 반갑습니다. 벌써 칠월입니다. 이제 곧 휴가철이지요.
‘휴가’하면 어디를 가야하나? 이런 생각들 많이 하시지요?
지난 해 휴가때는 무엇을 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 오늘은 올해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 스님하고 같이 생각해보겠습니다.
휴가에 반드시 여행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해 휴가에는 무엇을 하셨습니까?
그냥 집에 계셨다는 분, 여행을 다녀오신 분, 책을 읽으신 분, 고향에 다녀오신 분 여행은 아니어도
바람을 쐬고 오신 분들이 그래도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제 다른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작년 휴가 때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하하하. 이것 역시 다 다르겠지요?
휴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휴가철 하면 너무 덥거나, 너무 추워서 일하는 데 능률이 오르지 않는 한 여름이나
한겨울 중 어느 기간을 쉬기 위해 편의상 정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일이 잘 진척되지 않을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십니까?
‘좀 쉬었다 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이런 경우는 휴식을 위한 여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우리는 여가시간이 생겼다고 하고,
또 일하지 않는 시간에 하는 놀이나 활동을 여가활동이라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정한 여가는 심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기발전을 위해
자신을 재정비하거나 재충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스님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휴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안거와 동안거입니다.
안거는 여름(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과 겨울(10월 보름부터 다음 해 1월 보름까지)
각각 3개월 간 한곳에 모여 일체의 외출을 금하고 수행에 전념하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휴가일까 싶죠?
하지만 휴가의 목적을 안거의 목적과 유사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향후 자신의 발달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는 여가야말로
진정한 휴가의 목적에 가장 맞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휴가니 여가니 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농사지으시던 분은 잘 아시겠지만 농사짓던 그 시절에는 휴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추수 끝내고 나면 덜 바쁘다는 것이고,
덜 바쁠 때에 다음 농사를 위해 쉬거나 준비를 했습니다.
반드시 휴가를 어디서 보내야 하고, 휴가 다녀와서 ‘돈을 얼마나 썼네“하고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사회, 도시에서나 휴가에 대해 분주하게 떠드는 것 같습니다.
농촌이나 시골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던 휴가가 어째서 도시에서는 중요한 것일까요?
휴가없이 일만 계속 한다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사실 요즘 직장인들, 학생들 참 고생 많이 합니다.
그런데 좀 설렁설렁 지장생활하면 안됩니까? 공부도 좀 대충대충 하면 안 됩니까?
예, 그렇습니다. 설렁설렁, 대충대충 했다가는 미래는커녕 현재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과거 사회는 공동체 사회였지만 현대사회는 이익을 추구하는 경쟁사회입니다.
그러니 친구 간에 동료간에 서로 이기려고 기를 쓰니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잠시 쉬고 그것을 해소하고 일을 하는 것이 능률이 오릅니다.
그대로 스트레스를 쌓아두면 독이 되어 심신이 될 것입니다.
휴가철이 되면 기차역과 터미널은 물론 김포공항, 인천공항 할 것 없이
북적거리는 인파 때문에 발붙일 틈이 없음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도,
어디라도 떠나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보통사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올 여름에 어디 가실 계획이십니까?
여행을 가시는 것은 좋은 휴가계획이라고 생각됩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일터에서 벗어나서 일상에서 벗어나서 스트레스를 다 풀고 오십시오.
다만, 쉴 때는 마음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남들이 가니까 따라서 가는 여행이라면
이것 또한 휴가가 아니라 경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휴가의 본래 의미는 없어지고, 남이 하는 것만큼 하려다 보니
남의 눈치도 보아야 하고, 신경도 써야 하고, 돈도 들고,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풀러 가서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이는 여행이 되고 마는 거지요.
휴가를 보낼 때에는 무엇보다도 심신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진정한 휴가는 스트레스(탐.진.치)를 비우는 것이다
휴가를 다른 말로 하면 바캉스(vacance)하고 합니다.
이 바캉스라는 말은 ‘비어있다’는 뜻의 베이컨드(vacant)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바캉스에는 다들 여행을 떠나 집들이 비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것은 서양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젊은 사람들은 놀기 위해 돈을 번다고도 하니 다들 여행을 가고 싶어 할 것입니다.
특히 자유로운 여행을 원할 것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은, 특히 젊은이들은 자유롭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고, 무슨 생각이든 다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칫하면 자유란 마음껏 돌아다녀도 괜찮다는 ‘허가서’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돌아다니고 싶은 것이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휴가철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젊은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여행 후에 진정한 자유로움과 자율을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일을 하는 마음의 충전,
에너지의 충전이 이루어져야 하는ㄴ데 오히려 여행을 다녀와서 몸살을 앓는다든지,
여행을 다녀와서 카드 값을 못 갚았다든지,
여행을 다녀와서 애인이랑 헤어졌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스님이 이 바캉스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올 여름을 잘 지내보자고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바캉스냐 비우는 것이 바캉스라고 하는데 집을 비울 것이냐?
무엇을 비울 것이냐? 이것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자! 스님이 휴가를 다른 말로 하면 바캉스라도 했고,
그 어원이 비운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비워야 할까요? 예…. 마음을 비워야겠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휴가를 가는 이유가 일이 잘 진천되지 않을 때
잠시 쉬면서 앞으로의 일의 능률도 높이고 자신의 발전을 위하는 것이라면,
제일 먼저 생각할 일은 마음의 노폐물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때 그때 없앨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요.
그럼 스트레스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탐.진.치 삼독심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탐.진.치 삼독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에 와도 탐.진.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복을 바라는 마음에 젖어 있기 때문이며,
절에 와서도 복을 바라는 것은 마음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불자님들이 하시는 여러 가지 불사도 참 중요하지만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중에 복을 가져오는 최선의 것은
꽃도 아니고, 차(茶)도 아니요, 금전은 더욱 아닙니다.
우리 마음속에서 이글거리며 갈등하고, 짜증내고, 화내고 있는
탐.진.치 삼독심을 버리고 계.정.혜 삼학을 공양하는 것입니다.
마치 향기로운 꽃에 벌이 날아오듯, 마음에도 비워진 공간이 있어야
행복이 날아와 쌓이기 때문이지요.
갑자기 휴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스님이 탐.진.치 삼독심에 대해 말씀하시까
무슨 이야기인가 싶습니까? 탐.진.치 삼독심에 의해 스트레스가 생기니까
그 마음을 휴가 때만큼은 버리고 오시라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쌓인 마음의 노폐물과 먼지를 다 털고 오시라는 것이지요.
비워진 깨끗한 마음 속에 앞으로 할 일에 원동력에 되어 줄 에너지를 담아 오셔야 합니다.
어느 곳으로 휴가를 떠나시더라도, 또 집에서 쉬면서 무엇을 하시더라도
마음에 부처님이 계시면 그곳이 바로 절이니까요.
자, 그러면 이제 비워진 그 마음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겠지요?
비워진 마음에 가족 간의 정(情)의 공감대를 채우자
휴가가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젊은이들이라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공동체사회였던 과거에 비해 이익을 추구하는 경쟁사회에서는
어떻게든 이겨야 하고 그래야 살아 남는다는 생존논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휴가나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아무리 경쟁을 한다 하여도 서로 양보하고 위하고
늘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굽니까? 바로 가족입니다.
올 여름 휴가에는 꼭 가족이 함께 하는 날이 있었으면 합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휴가를 계획하고 탐.진.치 삼독심으로부터 해방된
진정한 자유를 통해 가족의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러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많아 하십니까?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뭔가 좀 쑥스러워서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으셨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고맙다”는 말은 어떻습니까?
사랑하다 보다는 조금 쉽지요? 그것보다 더 쉬운 말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미안하다”입니다.
그동안 가족 간에 미안했던 일, 고마웠던 일을 그저 그렇게 당연한 듯이
서로 마음을 알겠지 하고 넘기셨다면, 가족이 함께 휴가를 보내면서,
살짝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맙다”“사랑한다”는 말을 꼭 한번 해 보십시오.
마음이 뿌듯하게 벅차오르는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그 벅찬 마음을 가슴에 꽉 채워 오십시오.
그 벅찬 마음이 바로 가족간 정(情)의 공감대입니다.
서로 정을 나누며 정드는 휴가를 보낸다면, 돌아와서도 후유증 없이 오히려 일도 더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집안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오늘 새로운 것을 또 배우셨지요?
이제 스님이 한 법문을 요약해 볼까요?
자 따라하세요.
돈드는 휴가보단 정드는 휴가를 보내자!
휴가에는 가족과 함께 하자!
탐.진.치를 버리고 “미안해”“고마워”“사랑한다”고 말하자!
아주 잘 하셨습니다. 더운 여름 지치지 말고 건강한 휴가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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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6-07-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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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