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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반갑습니다.
5월에 꽃구경들 많이 하셨습니까?
갑자기 왠 꽃 타령인가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게 향기를 뿜어낼 수도 있습니다.
꽃은 스스로 향기를 머금지만 흔들리거나 건드려주면 향기를 더 느낄 수 있듯이
가족의 사랑도 서로 만져주면 향기가 더 나지 않겠습니까?
사랑은 아무나 합니까? 가족간의 사랑이 제일 기본입니다.
오늘은 가족간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가정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손질하자.
가정은 서로 다른 생활배경에서 살던 두 남녀가 사랑으로 맺어져서
새롭게 만들어가는 생활공동체입니다.
가족이 벌어온 소득으로 가족이 함께 소비하고 사는 경제공동체이고,
서로 아플 때나 힘들때나 괴로울 때 그리고 행복할 때 함께 하는 정서적 애정공동체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뉴스에 보면 이혼율이 높다고 하지요?
가정이 깨진다는 표현을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예의도 지키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도 하면서
가족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잘 모르니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가족은 너무나 잘 아니까, 우리는 핏줄이니까 서로 통하는 것이 있으니
저절로 다 될 것으로 믿고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정도 하나의 정원과 같습니다.
집집마다 거창한 정원은 아니더라도 화분 몇 개 정도는 다 있으시지요?
집안에 조그맣게 정원을 만들고 계신 분들이 많지요? 관리는 잘 하십니까?
화초도 잘 키우려면 온도도 맞춰 주어야 하고, 필요하면 거름도 주어야 하지요?
가정도 똑 같습니다. 가정도 정원처럼 가꾸기 나름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가꾸어야 합니까? 사랑의 물도 주고 칭찬의 거름도 주고 해야겠지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정원 속의 꽃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잘 어울리도록 손질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이라면 누구나 가족을 위한 역할이 있어야 한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면 나무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것 같고
꽃들이 서로 웃을 주고 받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 자체가 조화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도 구성원들이 서로서로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정원 같은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가 되도록 하느냐? 이걸 알아야겠지요?
오늘 이 스님이 유식한 이야기를 또 알려드리지요. 잘 들으세요.
개로사상(皆勞思想)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아마 잘 모르실 것입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은 잘 아시지요? 바로 그분의 사상입니다.
그러면 개로사상이 무엇이냐하면 ‘모두 개(皆)’자에 ‘힘쓴다, 일한다는 노(勞)’자이니
두 자를 합쳐서 생각해 보면 ‘모두 다 힘써 일을 해야 한다’는 사상입니다.
한 지붕 아래에서 한 솥밥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그 구성원을 위한 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만일 아이가 서너 살이라면 대개는 마당에서 흙장난을 하며 놀 터이니
그 어린 아이에게 솔개를 병아리 채어가는 것을 지키라고 당부하며 일을 하러 나갔으며,
만일 아이가 예닐곱 살이라면 대개는 막대놀이를 할 것이므로
참새 등이 깨발의 깨를 쪼아 먹는 것을 지키라고 당부하고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자,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병아리나 참새를 의식적으로 지켜보지 않더라도
그 주변에만 있으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 아닙니까?
부모들이 일하고 돌아와서는 아이에게 “아무개야 병아리를 잘 지켰느냐?”
하며 확인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재밌어서 “네에~”하고 대답하겠지요?
그러면 부모들은 “그래? 아주 잘 했구나, 착하다.”하고 칭찬을 하였다고 합니다.
도대체 스님이 무슨 소리를 하나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린아이들에게 식구(가족공동체)를 위해서,
무언가 가족을 위해 기여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족을 위해 뭔가 역할을 하고 자라난 아이들이 커서도
집을 떠날 일이 있거나 하면 “아! 내가 하면 그 일을 누가 하지?”하며 생각하게 됩니다.
이처럼 가족을 생각하게 하고 서로를 위해 뭔가를 하게 하는 것,
이 것이 바로 조화로운 가족공동체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자! 이제부터는 공부도 좋고 직장생활도 좋지만
순수하게 가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주도록 합시다.
그렇게 하시다 보면 가족은 저절로 하나가 됩니다.
자! 그러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나가 된 가족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서로를 인정하고 자율에 맡기는 쾌적한 분위기로 가정에 꽃을 피우자
가족이 서로서로를 생각하게 하고 서로를 위해 무언가를 한 가지씩 하고 있는
가족의 정원을 만들었어도 정성들여 가꾸지 않으면 금방 황폐해집니다.
매일 물을 주다가 잠시 깜빡 잊고 물주는 것을 놓치면
화초는 금방 표시가 나지 않습니까? 가정도 똑같습니다.
정원을 가꾸듯이 가정도 잘 가꾸기 위해서 해야 할 기본적인 것은
가정의 분위기(가정의 정서적 환경)를 잘 만드는 것입니다.
가정의 분위기를 잘 만든다는 것은 화분의 토양을 잘 손질한다는 것과 같은 기본입니다.
아무리 좋은 종자라도 얼어 있거나 불순물이 많은 땅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 하듯이,
황폐한 땅에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아무리 주면 뭐합니까?
땅을 잘 갈무리하고 공기도 잘 통하게 하게 하고
햇살도 따뜻하게 비춰질 때 싹도 꽃도 피우겠지요.
가정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의 분위기가 차가우면 어떻습니까?
입이 얼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고, 생각이 굳어버리지요.
가정의 분위기가 산만하면 어떻습니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 우왕좌왕 분주하기만 할 뿐 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가정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가정의 분위기는 누가 만듭니까?
처사님이, 보살님이, 자녀들이..... 그렇게 가족 전체가 만드는 겁니다
그 중에서도 보살님들이 제일 중요한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분위기 메이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어디 놀러가거나 노래방 가면 처음에 분위기 띄우는 사람이 있지요?
누가 기분이 시무룩하면 기분 좋게 마음을 풀어주는 사람이 있지요?
이런 사람을 분위기 메이커라고 합니다.
분위기 메이커는 집 밖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보살님들이 각자의 가정에서 분위기 메이커가 되셔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분위기를 만들까요?
우리 보살님들은 그래도 다들 근기가 있으셔서
그렇게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하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한마디로 쾌적한 분위기를 만드셔야 합니다.
특히 가정에서 제일 자주 얼굴을 보는 사람이 남편보다는 자녀 아닙니까?
부모로서 자녀들한테는 말(잔소리)도 더 많이 하고 그러시지요?
원래 부모란 그런 겁니다. 어버이니까 말이지요.
어버이를 한자로 쓰면 ‘친(親)’입니다.
이 글자를 풀어 보면 나무(木)위에 올라서서(立) 본다(見)는 뜻입니다.
나무 위에 올라섰으니 먼데까지 볼 수 있겠지요?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나무 위까지 올라가서 무엇을 보겠습니까?
보살님들은 무엇을 보십니까? 왜 보십니까? 대답은 바로 이것입니다.
나무 위에 서서 학교 간 아들을 보고, 직장에 나간 딸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디서 위험한 일은 안 당하는지, 남에게 손가락질은 안 당하는 지,
밥은 제때 제대로 먹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거든요.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지켜줘야 하거든요. 그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입니다.
여러분들의 마음도 다 그러시지요?
참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그 당연하고도 고마운 그 마음이 잘 지켜져야 하는데,
그것을 너무 자주 보이시면 잔소리가 되고, 간섭이 되고, 심하면 감시도 될 수 있습니다.
지켜는 보시되,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지시보다는
가족 구성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 할 수 있도록 조금 기다리십시오.
마음으로 지켜보시면서 가족이 자녀가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그 동안 보고 생각했던 말씀을 하십시오. 그러면 가족은
‘아! 아무 말씀도 없었지만 나를 지켜보고 계셨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것은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맙기도 하고 힘이 나서 쑥쑥 크겠지요.
하지만 자녀가 요청하기도 전에 부모님이 나서서 무언가를 하신다면
그것은 자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자녀가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지 않고 간섭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한 부모가 만드는 가정의 분위기는 아주 피곤하고 귀찮고 성가신 환경이 됩니다.
가족이라는 꽃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은 스스로 클 수 있도록 인정하고
자율에 맡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쾌적한 가족 환경의 분위기입니다.
사랑의 꽃을 감상하고 기억하자
쾌적한 환경에서는 만물이 화답을 합니다.
나무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나무가 잘 자라고,
소 외양간에 음악을 틀어주면 소가 튼튼하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사람은 더욱 그렇습니다.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 바로 여러분들이 하실 일입니다.
이제는 잘 자란 꽃들을 보면서 적당히 물만 주면 됩니다.
사랑의 물은 넘치지 않게 주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慈悲)를 베풀라고 하셨지요? 자비의 자(慈)는 사랑하는 뜻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자(慈)라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이다’라고 말하면서
부모의 사랑은 마치 물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왜 물과 같다고 했을까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까요? 그렇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물은 그냥 두어도 저절로 흐릅니다. 부모의 사랑이 그렇지요?
그래서 자연지정(自然之情)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너무도 지극해서 스스로 제어하지 않으면
그 사랑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내릴 수도 있습니다.
사랑은 좋은 것이니까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사랑은(慈) 물과 같다고 했지요? 물은 마구 쏟아져 내리면 어떻게 됩니까?
홍수가 나서 사랑의 물에 빠지게 됩니다. 물에 빠지면 익사(溺死)합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고 생기는 대로 다 주는 것을
익애(溺愛)라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절제가 있어야 합니다.
물을 적당히 주어야 화초의 뿌리가 상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시면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스스로 존귀한 존재(天上天下唯我獨尊)들 아닙니까?
스스로 존재성을 느끼고 그런 가운데 조화로운 가족 공동체인 정원을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합시다.
쑥스러우시면 쪽지에 써서 주거나, 전화로 하시거나,
요즘에는 오히려 휴대폰 문자로 보내는 것도 좋겠네요. 어떤 방식이든 좋습니다.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배운 법문을 요약해 봅시다.
가정은 정원과 같다.
가족을 위한 역할을 만들고 실천하자.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자.
스스로 존귀한 행복을 지키자.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자.
사랑은 아무나 합니까.
사랑으로 꽃피우는 불자가정의 행복을 잘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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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6-06-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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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