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는 무수한 경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러한 허물의 요소와 죄의 씨앗이 우리들의
마음속에, 행동거지에 다 들어 있다는 말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생활이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조그만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왜 힘드냐고 물으면
경제적인 어려움부터 시작해서,
생활에서 또는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해서 등등 많은 이유를 듭니다.
그래서 현실은 늘 어딘가 불안하고,
불편하고,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오.
정말 우리가 이 현실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우리 생활을 기쁨으로 채워 나가는 일은
불가능 한 것일까요?
만약 우리의 현실에 매일 매일의 똑같은 반복이고
혼란과 불안에 싸여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기쁨보다는 불만과 고통,
불신만을 경험한다면
그렇다면 왜 그렇게 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쉽게 이야기하자면
고통의 원인을 알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옛이야기를 하나 들어볼까요?
옛날 한 스님이 위산(爲山:771∼853, 중국의 고승 仰宗의 창시자)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도(道)가 무엇입니까?"
"무심(無心)이 바로 도(道)네."
"저는 이해가 잘 안갑니다."
"그대가 할 일은 이해 못하는
바로 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네."
"이해 못하는 사람이 누굽니까?"
"다름 아닌 바로 자네일세."
이것은 무엇을 말해줍니까?
우리가 크고 작든 어떤 사실을 올바르게
이야기 하자고 한다면 그리고 내가 어떤 것을
진실로 바란다면 그 주체인 나 자신을 올바로 아는 것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전에 한 신문의 칼럼에서
"누가 돌을 던지랴"라는 제목의 글을 봤습니다
이 말은 많이 들어본 얘기이고 그 내용도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요컨대 단죄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죄의 과다에 따라 벌하는 규칙도, 기관도 있기에
우리가 그 결과에 불만을 가지든 동정심을 품든 간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무수한 경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은 그러한 허물의 요소와 죄의 씨앗이 우리들의 마음속에,
행동거지에 다 들어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 우리의 의식이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인지
한번 봅시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 두려움, 쾌락, 근심과 불안,
불행, 우울, 사랑, 고통, 슬픔, 그리고 죽음에 대한
궁극적인 두려움 이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의 마음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그런 마음은 또 세월을 한 해 한 해
보내면서 아주 둔해졌습니다.
점차로 마음을 제대로 보는 힘을 기르지 못한 채,
오히려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닌, 마음 밖의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옛날 도를 닦던 선사들이나 오늘날 불가의 선원에게도
그렇게들 합니다만,
책 읽는 것을 금하셨습니다. (不立文字)
그 이유는 실제적인 기술,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으나 정말 이 인생의 주체인
나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책읽기가 오히려 장애가 되고
아상만 쌓아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곳에 중생의 근심, 불안,
외로움, 절말, 슬픔 그리고 고통이 모두 깃들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자신의 행동은 물론이고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책임은
이 사회나 정치가, 또는 지식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내재해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지하게 자기 자신을 살펴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습에 젖어서 반복을 거듭하며
갈등 속에 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지식을 크게 확장하는 데만
골몰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 지식만 클 뿐 생각만 많고
자신이 그것을 실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옛 말씀에 "천 가지 생각이 한번 실행함만
못하다 (千思不知一行)"고 하였다.
항상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잘 관찰하면서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내가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는데
이 사회인들 좋아질 수가 있을까?
중국 당나라 때 도림선사는 깊은 산 언덕 수십 척 나무위에
새둥우리 모양으로 몸을 의지하고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으므로
세상 사람들은 그를 새둥우리 선사(조과선사: 鳥 禪師)
라고 불렀습니다.
그의 도행이 널리 알려져 있어 그곳 지방관으로 새로 부임한
당대 최고의 문장가 백낙천이 그를 시험해 보려고
거만한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가서 보니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위험하기 그지없었어요.
"스님 위험하지 않습니까?"
"위험하긴 자네가 위험하지."
"저야 그 위엄이 산하에 떨치고 그 이름이 사해에 퍼져
천하의 초목도 벌벌 떠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무엇이 그리 위험합니까?"
"높기 때문에 떨어질까 걱정이고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잃을까, 빼앗길까 걱정 아닌가?"
"그러면 도대체 불법이란 한마디로 어떤 것입니까?"
"나쁜 짓하지 않고 착한일 많이 하며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지."
"그까짓 것이야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삼척동자도 알고 있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려우이."
백난척은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도림선사께 귀의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실행하여 체득하는 것입니다.
옛 말씀에
"천 가지 생각이 한번 실행함만 못하다(千思不知一行)"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잘 관찰하면서 나 자신을 변호시키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는데
이 사회인들 좋아질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도 숨 가쁘고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나 기쁨을 찾아보기는 힘든 버거운 느낌들이
많으실 겁니다.
왜 그럴까요?
나의 잘못인가요?
아니면 이 세상에 정의가 없기 때문일까요?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은 각기 차이가 납니다.
총명하고, 건강하며, 부유하게 태어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좋은 조건이라곤 전혀 없이 이 세상에 나온 이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만큼
능력이 뛰어난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불구인데다 정신도 박약한 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출발부터 이렇듯 불공편한데
우리가 인생을 헤쳐 나가는데 있어
이렇듯 힘겨운 노력을 경주해야만 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
물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의는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 내부에 있습니다.
도대체 다른 곳 어디에서 그것을 발견하기를 기대한 것일까요?
바로 자비가 있는 곳에 정의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들 모두는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설명되어질 필요는 없고
남들에게 여봐란 듯이 나타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을
이미 열여덟 가지의 비길 데 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존재로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탐욕, 해침 교만 따위의
부질없는 감정의 충동에 따라 부주의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길일뿐입니다.
옛날 운문(蕓門)스님이 대중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나는 그대들에게 보름 이전 일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소,
단지 보름 이후 일을 어떻게 되겠소?"
대중들로부터 아무 말이 없자 그는 스스로 대답하였습니다.
"하루하루가 다 좋은 날이지요." (日日是好日)
3.
정의는 있다. 우리의 마음 내부에 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에서 그것을 발견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바로 자비가 있는 곳에 정의가 있다.
운문스님 말씀처럼 자기 자신의 내면을 잘 살펴
마음을 닦는 이에게는 좋은 일이고 굿은 일이고
다 즐거이 닦을 바입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아름답게 찬탄할 것도 많고
또한 인생살이에는 고통이 많다는 것도 우리는 압니다.
높든 낮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젊든 늙었든 간에
고통은 있습니다.
그것을 종결짓는 일은 자기의 마음을 잘 살피고 닦는 일,
그리고 완전한 자비, 사랑 그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 있는 수많은 쾌락을 붙잡기 위해
안타까운 추구를 계속하고 있지 않나요?
딱하게도 많은 쾌락, 편리들이 금전으로 살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점점 더 물질적이 되어가고 내면과는 멀어지고 있지요.
그러나 그런 생활은 창조적인 것도 아니고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안정되고 고요하면서 따뜻함이 충만된 세계,
그 세계로 가기 위해선 오늘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특히 자신을 고요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변화하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께서 자비로운 삶에 대해
노래한 것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게 하라!
약하든 강하든, 높든 중간이든 낮든, 작든 크든,
보이든 보이지 않든, 가깝든 멀든,
살아 있든 태어날 것이든
모두가 온전히 행복할 지어다!
아무에게도 거짓말하지 말고,
어디에 있는 누구도 경멸하지 말라.
분노 때문에 증오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
해를 입기를 바라지 말라!
어머니가 하나뿐인 자식을 소중히 여기듯이
모든 생물들을 소중하게 여기라!
우리의 사랑의 마음들이 위든 아래든 옆이든
가없이 온 세상을 채울지어다.
속박없고, 증오와 적의에서 자유로운, 가없는 호의로
온 세상을 대할지어다!
『숫타니파타』
이제 오늘부터 작은 일 하나씩 실천합시다.
그렇게 하면 여러분들은 날마다 날마다 좋은날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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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