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계, 반듯한 삶을 위하여
▒ 지계, 반듯한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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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是佛心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敎是佛語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며
律是佛行 율은 부처님의 행이다.
이것은 선과 교와 계율에 대한 선인(先人)들의
정의입니다.
이에 의하면 지극히 평등하고
자비로운 마음에서 우러나온 부처님의 행위가
계율의 다른 이름이며,
그 계율은 온전히 행할 때 부처님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불자는 부처님을 닮고자 하는 존재이며,
장차 부처가 될 부처님의 자식입니다.
어떤 사람이 불자가 됩니까?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율을 받아
지녀야만 비로소 불자가 됩니다.
선(禪)은 불자가 아니라도 닦을 수 있고,
교(敎)는 누구라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율은 다릅니다.
오직 계율만은 불교집안 사람들의 전유물
입니다. 비구계를 받으면 비구불자가 되고,
재가 5계를 받으면 재가불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를
받아야 합니다.
불자가 가장 먼저 지녀야 할 것도 계율이고,
가장 소중히 지녀야 할 것도 계율인 것입니다.
계는 불교의 해탈법인 계, 정, 혜 삼학 가운데 하나
이고,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로 나누어지는
육바라밀의 하나이며, 경, 율, 론 삼장중
율장에 해당하는 불교 도덕의 총칭이기도 합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계율, 그 명확한 뜻과 여러 가지
성격, 그리고 중생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
순차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봅시다.
시간의 제약으로 계(戒)의 여러 가지 형태(삼귀의계,
오계, 십선계, 삼취정계 등)는 다룰 수 없었던 점 양지
바랍니다.
수범수제(隨犯隨制)의 계율 제정
불교란 그 성격상 자각의 종교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부처님이 깨달은 것과 같은 진실을
자신도 스스로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중도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수행자가 진실을 자각하고, 그에 근거한 생활방식으로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자각을 추구하면서 그에 걸맞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주체적인 생활방식을 계라고 합니다.
즉, 계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성격을 지닌
행위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교단이 커지고 수행자가 많아지자 수행자
개개인의 자각만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유행생활로부터 승원에서의 공동생활로
생활방식이 바뀌게 되자, 승원 내에 공동체 전원이
지켜야 될 규칙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해서는 안될 비행도
생겨나고, 승원내의 물건을 평등하게 분배해야 하는 등의
여러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 처해 수행자들이 개인적으로나
또 교단의 한 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행위 규범으로
정한 것을 율(律)이라 합니다.
계를 편의상 계율이라 칭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는 엄격히 말해서 타율적인 율과는 구별됩니다.
즉 율은 타율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계는 위반시의 벌칙이 따로 정해지지 않지만,
율의 조항을 위반할 때에는 벌칙이 가해지게
되는 차이가 있습니다.
원래 계라는 말은 실라(Sila)라는 원어를 번역한
것인데, 이는 습관성 행위, 성격, 경향, 등을 의미합니다.
또 실라라는 말은 명상, 봉사, 실천 등을 뜻하는
어원에서 파생하였습니다.
따라서 계라는 말은 이미 자율성, 주체성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자율성등이 선악 어느 쪽으로도 표출 될 수
있지만, 보통 계라고 한 때는 선한 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계는 폭넓게 윤리적 행위나 윤리도덕을
뜻하는 개념으로 쓰입니다.
반면에, 율이라는 말은 비나야(Vinaya)라는 원어를
번역한 것인데, 이 말은 제거, 교도, 훈련 등을 의미합니다.
이 의미가 규칙, 규율, 규범 등으로 전화된 것입니다.
이 말 자체가 타율성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한역에서는 조복(調伏)이라고도 하고, 율이라는
말의 원어 발음을 그대로 옮겨 비나야라고도 씁니다.
율이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원래의 의미는
보통 계율이라는 복합어로쏘 표현해 버리고,
실제에 있어서 율이나 비나야는 경, 율, 론의
삼장에서 율장을 총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계와 율을 엄밀히 구별한다면, 5계나 10계같은 일반적인
계율은 재가신도에게 적용될 때 위반시에 교단으로부터
타율적인 벌칙이 가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계라 할 수 있고, 출가자에게 적용되는 250계나 348계는
위반시에 벌칙이 따르므로 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별이 실제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계율이란 자율성과 타율성을 함께 지닌다고 알면 됩니다.
소승의 계율은 율의 취의에 입각한 타율성을 전제로
한 반면, 대승의 계율은 계의 취의에 따른 자율성을
중시합니다.
대승불교가 계율에 대해 엄격해 보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계율은 부처님께서 여러 상황을 예견하여
한꺼번에 제정한 것이 아니고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제정된 것입니다.
율장에 담겨진 계율의 조목들은 그것들을 모은 것이지요.
즉 교단 내에서 수행자들이 어떤 비행을 할 때마다
그것을 규제하는 금지조항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계율 제정을 수범수제(隨犯隨制)라고 합니다.
잘못이 있을 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해 적당한 조취를
취한 셈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계율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지닌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보수적인 사람들은 이에 반대합니다.
이런 의견의 차가 결국 교단의 분열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부처님 당시를 돌아볼 때, 40여년간의 교화 중에 수범수제한
행위규범은 상당히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입멸할 즈음에는 출가자의 수도 많이 늘어났을 것이므로
모두가 그 규범 전부를 그대로 지키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동시에 추가자의 규범에도 인도라는 광활한
자연환경과 사회적, 경제적 추세에 따라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었을 것입니다.
왕사성의 1차 결집 때 다문제일 아난이 증언했듯이,
부처님께서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수적인 율의
조항은 교단에서 원할 경우 폐지해도 좋다고 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권위를 중시하고 혼란을 염려하는 여론에 밀려
"부처님이 제정하지 않은 조항은 새로 제정하지 말고,
부처님이 제정한 조항은 버리지 말고 지키도록 한다."고
총괄되어 버림으로써 당시의 계율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천할수록 계율의 문제는 커다란 과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에는 이러한 문제를 예외규정으로써 해결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계율 적용의 융통성을 인정한 것이고 동시에
수범수제의 정신을 응용한 것입니다.
이점을 인정한다면 계율은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운용을 위해
재해석 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계율의 4가지 성격(四科)
계율의 네 가지 성격이란 계법(戒法), 계체(戒體),
계행(戒行), 계상(戒相)입니다.
계율을 이야기 할 때 드러나는 여러 측면을 내용에 따라
네 가지로 분휴하여 그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가 지켜야 할 법
계법은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율법(律法)을
가리킵니다.
곧 비구 250계와 비구니 348계, 사미 10계, 신도 5계
등의 계율이 그것으로, 받는 이의 신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받아 지녀야 할 계법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교집안의 7중(七衆)이 공동으로 받을 수 있는 계,
7중뿐만 아니라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존재라면
누구라도 받을 수 있는 보살계(菩薩戒)가 있습니다.
이들 계법은 그 계를 받은 사람의 신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지켜야 하는 계법의 수와 내용이 달라지게 됩니다.
신도는 5계법만 받아 지키면 되지만, 비구는 250계법을
받아 지켜야 합니다.
이와 같이 신분에 따라 지켜야 할 계법의 수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동일한 계법이라 할지라도 내용에 있어 엄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근본 4계인 살생계, 투도계, 음계, 망어계중 음계(淫戒)를
예를 들어 봅시다.
부처님께서 재가 신도들에게는 삿된 음행만을 금하였지만,
추가 승려의 경우에는 전단음욕(全斷淫慾), 즉 음욕을 완전히
끊으라고 하셨습니다. 이와같이 계법은 받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지켜야 할 계의 수가 다르고, 하나하나의
내용도 조금씩 다르게 제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2. 나쁜일을 그치게 하는 능력
계체는 '계를 전수하는 승가의 작법에 의지하여 수계자가
마음속에 받아들인 법체(法體)이며, 그릇됨을 막고
나쁜일을 그치게 하는 능력을 가진 계의 체성(體性)'입니다.
이 정의를 조금 쉽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계식을 할 때 율사스님은 한 조목의 계를 설한 다음,
"능히 지키겠느냐? 말겠느냐?"하고 묻습니다.
이때 계를 받는 이는 '능지(能持)'라고 대답합니다.
능지! '능히 지키겠습니다.' 하는 것은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 진정으로 지키겠다는 맹세입니다.
결코 건성으로 또는 형식적으로 '능지'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올바로 지키겠다는 강한 결심이 능지라는
말 속에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키겠습니다. 지키겠습니다..."고 할 때마다
그 하나하나의 계에 대한 계체가 수계자의 마음속에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계체만은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계를 받는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자기의 의지에 의해서만 계체가 생겨날 수
있으므로 계를 설하고 받는 의식(儀式)을 설계식(設戒式)
이라 하지 않고 수계식(受戒式)이라 하는 것입니다.
곧 계체는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법을 마음으로 전하여
받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계체야 말로 마음의 문제이며, 부처님의 계법을 꼭 지켜야
되겠다고 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비로소 계체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지키겠습니다.'하는 의지가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들어갔을 때, 모든 계법이 계를 받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올바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이 계체를 '무표(無表)라고 번역했습니다.
그 모양이 없고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표라고 한 것입니다.
따라서 계법, 계체, 계행, 계상 가운데 이 계체를
설명하기가 가장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계를 받을 때 간절한 마음으로
"나는 반드시 이 계를 지키겠다."고 하면 계체를 성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계를 받고도 계체를 성취하지 않으면
그 계는 올바로 받은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수계자가 받는 그 계법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계체를 이루게
될 때 참된 불자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그릇됨을
막고 나쁜 일을 그치게 하는 능력이 생겨나서 해탈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참 정신을 발현시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3.법답게 실천하는 것
계행은 받은 계를 낱낱이 행동으로 나타내어 계법의
조목에 따라 이를 실천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미 수계하여 생겨난 계체에 의지하여 몸과 말과 뜻의
삼업(三業)으로 법답게 계법을 실천하는 것을 계행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계상은 현실 곳곳에서 계법을 실천으로 옮겨갈 때,
상황에 따라 적용시키게 되는 여러 가지 세세한 차별상을
가리킵니다. 비구 250계라고 하면, 그 250계 하나하나마다
지범개차(持犯開遮)가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계에 대해 지키고,범하고, 열고, 막아야 할
경우가 있으며, 그것을 적절히 실행하는 것이
바로 계상인 것입니다.
이 계상에 의해 모든 계법은 얼마든지 융통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망어계(妄語戒)'를 예로 들어봅시다.
망어계를 열어서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망어계를 닫아서
절대로 허튼 소리를 하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봅시다.
망어계라고 하면 흔히 망어 하나로 통용되지만,
그곳에는 소망어(小妄語)가 있고, 대망어(大妄語)가 있고
여망어(餘妄語)가 있습니다.
소망어는 스스로 또는 습관성에 의해 아닌 것을
그렇다고 하거나 맞는 것을 아니라고 하는 소소한 거짓말을
가리키며, 대망어는 많은 사람의 공경을 받기 위해 '나는
부처의 후신이다.', '나는 보살의 후신이다.'라고
하면서 성인을 자청하는 거짓말입니다. 따라서 대망어는
절대로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요즈음의 신흥종교 교주들 중에는 자칭 하나님이요,
성인의 특사라고 하면서 대망어를 짓는 무리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불교에서는 이와 같은 대망어를 짓게
되면 불자로서의 자격이 박탈됨과 동시에 불문(佛門)밖으로
쫓아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소망어를 지으면 참회로써 그 죄를 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망어는 대망어도 소망어도 아닌 여유있는
망어입니다. 방편으로 거짓말을 살짝 함으로써 더 좋은
일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여망어입니다.
포수에게 쫓겨 뛰어가는 사슴을 보았지만, 포수에게 사슴이
간 반대쪽을 가르쳐 주는 거짓말이 바로 여망어인 것입니다.
자비구제(慈悲救濟), 남을 구하기 위하여 자비심으로 짓는 이
여망어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계율은 참으로 살아있는 계율이 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망어계를 열어서 기꺼이
범할 줄 알아야 합니다.
대망어는 절대적으로 지키고, 소망어는 범하였으면 참회하며,
자비구제를 위한 여망어는 기꺼이 범할 줄 아는 도리가
계상인 것입니다.
계율이 주는 큰 이익
계율을 달리 표현하여 "해탈을 이루게 발을 보호하는 법", 즉,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라고 합니다. 이상향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을 보호하는 법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한문으로 계족(戒足)이라고 번역합니다.
왜 戒足이라고 했겠습니까?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일 튼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팔은 하나가 완전히 없어져도 걸어갈 수 있지만 발은 다릅니다.
새끼발까락 하나만 다쳐도 걱기가 힘듭니다. 이와 같이 계율은
이상향으로 직접 걸어서 나아가는 그 발을 보호하는 것이요, 계율
그 자체가 발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 꼐를 잘 지킬 때 어떤 이익이 있는가?
수계식 때 계를 설하기 전에 외우는 송계서(誦戒序)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 계를 가지는 자는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만남과 같으며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음과 같으며
병든 이가 쾌차해짐을 얻음과 같으며
갇혔던 이가 감옥을 벗어남과 같으며
멀리 갔던 이가 집에 돌아옴과 같으니라.
마땅이 알라.
이 계는곧 대중들의 큰 스승이니라.
만약 부처님께서 세상에 더 계실지라도 이와 다름이 없으리라."
이를 하나하나 풀이하겠습니다.
1. 어두운 곳에서 밝음을 만난다.
이 사바세계를 살아가는 중생의 사람은 깜깜한 밤에 산길을
가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발길 가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소나기까지 쏟아지는 칠흑같은 밤에 산길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한발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데
길은 어떻게 뻗었는지 보이지 않고, 반 발자국씩 내딛으며
전진은 하지만 결코 그 발끝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그 순간 번갯불이 번쩍 하는데 오른쪽에 뻗은 길이
보이는 것입니다.
"옳거니! 길이 바로 저쪽에 있었구나."
이와 같이 계를 가지면 어두운 인생길에서 밝음을
얻음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를 달리 비유하면, 수십년 어두웠던 방이라
하더라도 촛불 하나 밝히면 수십년 동안의 어두움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수십년 동안 번뇌 망상과 죄업속에서 살았을지라도
계를 받는 그 순간부터 밝은 삶은 보장되는 것입니다.
2.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는다.
가난이 무엇인가?
가난은 바로 우리들 마음속의 탐욕심(貪欲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가난하기 때문에 탐욕을 부린다고 하지만,
그와 같이 생각하는 이는 부자가 되어도 탐욕을 버리지
못합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질이 가난의 척도가 될 수 없습니다. 이 가난은
마음이 넉넉할 때만 벗어 버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맛이
있는 산해진미라도 위장이 나쁜 사람에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비록 꽁보리밥에 생된장이라도 위장이 좋은 사람한테는
나무랄 데 없는 요기가 됩니다. 위장이 좋은 것이 보배요,
몸 건강한 것이 보배요, 속이 상하는 일을 만났을 때 웃을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질 수 있으면 그것이 보배인 것입니다.
계는 능히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올바른 신심이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 줍니다. 계를 지닐 때 탐욕으로 인한
가난은 저절로 사라지고, 우리의 마음은 정법(正法)의
보배로 가득 채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3. 병든 이가 쾌차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는 마음의 병이라도 능히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은 "병이 사람을 죽이느 ㄴ것이 아니요, 약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다(病不能殺人 藥不能活人)."라는 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곧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명(命)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명은 업이 좌우합니다. 중생의 업력이 바로 천명인
것입니다. 그리고 업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불혀듯이 일어나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심(三毒心)에 의해 더욱 깊이
쌓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를 받아 지니면 불현 듯이 일어나는 삼독심이 저절로
고개를 숙이면서 청정한 계행과 선정과 지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명업력(無明業力)이 아닌
해탈력(解脫力)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맑으면 몸이 맑아지고 몸이 맑으면 병은 자연히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어찌 계를 지니는 힘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4. 갇혔던 이가 감옥을 벗어난다.
중생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감옥과도 같습니다.
처자권속(妻子眷屬)의 인간관계로 얽혀 있고, 시간과 공간과
물질 속에서 얽매여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장소와
어느 시간도 실제로 우리를 얽어매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나 자신의 업력이 그 모든 것과의 관계를 부자유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계를 받아 지니면 이와 같은 부자유는 저절로 사라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감옥이 아니라 자유의 세계로 바뀌게
됩니다. 삼독을 벗어난 맑은 삶, 당당한 삶, 자유로운 삶을 계율이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5. 멀리 갔던 이가 집에 돌아온다.
이 비유속에는 '멀리 갔다.'는 말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어느 곳으로 멀리 갔으며,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인가? 이 비유를 천리만리 떨어진 타향으로
객관화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현실 속의 우리를 생각해보며
됩니다.
시작 없는 옛적부터 중생들은 고향을 등지고 살아왔습니다.
일심의 원천을 등지고 무명의 바람에 휩싸여 끝없이 흘러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계를 받아 몸과 말과 뜻을 거두어 잡음으로써
우리는 그 오랜 방황을 끝내고 일심의 원천으로 되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마침내 도달하게 되는 마음의 고향! 이것을 이 비유에서 '집을
돌아오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상 다섯 가지 비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율은 올바른 삶을
제시하고 마음의 풍요를 줄 뿐만 아니라 참된 해탈의 세계,
참된 고향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더 없이 소중한 스승이 됩니다.
그러므로 송계서에서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더 계실지라도
이와 다름이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진정 계율을 부처님과 같이
받들고 지니고 존경하는 불자가 되십시오. 차츰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행복이 충만하여 마침내 해탈을 이루어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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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