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기복신앙에서 벗어납시다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1109

홈페이지	:

첨부파일	: 없음

기복신앙에서 벗어납시다.

"불교는 다른 종교에 존재하는 신을 갖고 있지 않다.
오직 인격적 신의 관념을 버린 자만이 비로소 불교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불교학자 게오르그 그림(Grimm.g)은 불교의 인간관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외도 비판을 통해 인간의 생사여탈, 행복과 불행,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신이란 존재는 없다고 철저히 부인했습니다.
운명론적인 견해와 유물론적인 주장을 배격하고 인간에게 본래부터 있어왔던
자유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즉 신이란 절대적인 존재를 부인하면서,
인간을 신 이상의 존재로 인정하였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불성이라
부르며 인간은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되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인간관입니다. 더구나 인간에게만 불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인 중생에게 다 부처를 이룰 성품이 있다고 하셨지요.

뿌리깊게 자리잡은 기복신앙

중생은 윤회의 굴레 속에서 태어날 때 여섯 가지 길로 들어서니 인간보다
뛰어난 신이 있고, 인간보다 열등한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의 중생들이 있습니다.
인간은 신과 짐승의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셈이지요. 물론 불경에서 신이란 단어가
등장하지만 이것은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전지전능한 절대자가 아니라, 신비력과
직관력은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육도에 윤회하는 신을 말합니다.
불교의 신들은 너무 행복해서 삶을 싫어하지 않으며 너무 장수하기 때문에
무상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없지만, 축생, 아귀, 아수라, 지옥의 중생들은 총명하지
못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혹은 너무 행복해서 혹은 너무
어리석어서 그들은 깨닫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물론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있어서 깨달을 수는 있으나
인간의 삶이 열반에 이르기에 제일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들은 인간의 몸으로 출현하는 것이지요.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을
갖추고 있어서 부처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은 결국 모든 중생의 존귀함과 평등을
나타내는 말이지요.
부처님 당시엔 인도는 바라문 사상으로 사성계급이 뚜렷했습니다. 어떤 이는
바라문으로 태어나 편하게 살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어떤 이는 수드라로 태어나
평생 남의 지배를 받으며 힘겹고 궂은 일만 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석가모니가 나타나셔 자비로운 목소리로 희망을 말하신 겁니다.

"모든 사람은 다 깨달은 자. 부처가 될 수 있다."
"모든 중생은 다 불성을 지니고 있으며 모든 중생은
인간과 더불어 모두가 존엄한 존재다."

이렇게 명확하게 짚어주는 가르침 앞에 왜 중생들은 스스로 깨달으려 하지 않고
기복에 의존하여 점점 우매해져 가는가 하여 불자들을 향해
"기복신앙은 불교가 아니다." (홍사성, 불교와문화 2002.1.2월호)라며
질타하는 일갈이 터져나왔습니다.
불교를 신행하는데 복을 축원하는 행위를 기복이라고 하여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지만 부처님이 제시한 가르침에 의하여 상구보리 하화중생
하기보다 절대적인 존재에 의탁하여 현세적 자기중심적 이익, 즉 복을 기원하고자
하는 기복신앙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있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각 사찰에서 교양대학을 운영하며 교리강좌와 깨달음을
위한 수행을 지도하고 있어서 의식의 변화가 일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우리 불자들 사이에서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신앙의 형태는 기복이
아닐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복은 "복이 나에게 내려주시길 절대자에게 기원하는 일"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기복불교라 이름하여 부르는 것은 오직 개인이나 가족의 안녕과 복만을
빌기위해 기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전에도 없는 합성어입니다.
언어가 사회를 대변하고 있음으로 이런 이상한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 불교의 위상을 저하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으므로 오히려 불교의 장점을
살려낼 단어를 찾아서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기복이 아닌 작복

본래 불교에서의 복에 대한 관점은 기복(祈福)이 아니라 작복(作福)입니다.
기복은 복을 비는 것이고 작복은 복을 짓는 것이지요. 이것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말로써 기복은 복을 바깥에서 구하려고 타력 적으로 비는 것이고 작복은 복을
나의 내면에서 찾아 자력 적으로 지어나가는 것입니다.
사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기복이지 작복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매사에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상에 머물러 고통을 겪다보니 불보살님의 가피를
바라고자 하는 마음으로 불교에 귀의합니다.

그러나 중생의 근기에 따라 바로 작복을 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더 나은
상근기 중생들은 즉시에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수행으로 직진하기도 하지만
어리석고 근기가 약한 중생들은 그 시작을 고귀한 부처님의 위신력에 엎드려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시각이 아닌 중생이 부처님께
바라는 신앙의 형태이겠지요. 뭐 어떤 모습으로 시작하던 지간에 이 기복은
서서히 작복으로 바뀌어 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중생의 교화되는 모습이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당면하게 되는 문제들, 즉, 결혼과 이혼, 부부간의 문제,
자녀의 출산과 성장, 입시문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겪게 되는 모든 문제들이
괴로움으로 다가올 때 그들은 자신의 종교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주로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기도를 합니다.
'빈다'라는 의미의 기도는 불교에서 성립되지 않는다는 거, 다 아시지요?
기도라는 말은 원래 불교적 용어가 아닙니다.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후대에 생긴 비불교적 용어입니다. 기도란 어쩐 절대자를
상정해야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불교는 일체의 절대적 신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도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불교가 절대자를 인정한다면 그것은 유신론이 되어
불교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마는 것입니다.
결국 기도는 불교에서 성립되지 않는다고 봐야 하는 셈입니다.

최근에 발행된 불교사전에는 기도를 두 가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부처님이나 신에게 적극적으로 빌어 그 초자연적인 위신력을 기계적으로 구하는
현세 이익적인 기도이며,
다른 하나는 부처님 등의 숭배대상에 귀의하여 믿음을 가지고 참회하여 죄를
소멸하고 감사, 보은, 찬탄, 숭앙등을 위하여 부르는 비공리적인 기도를 말합니다.

여기서 기복적 요소를 지는 첫 번째 기도는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두 번째 기도라고
정의한 것은 일반적으로 대승불교의 신행방법입니다.
이것을 기도라고 표현했지 때문에 기도를 무조건 비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전자의 기도가 광적으로 변해 극도의 이기심으로 치닫게 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기도라면 후자의 기도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수행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불교적 시각에서 봤을 때 맞다고 해야하는 어정쩡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논사들의
화살을 맞을 수 밖에 없게 되니 이런 과정을 자꾸 겪다보면 불교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들도 다 알다시피 우리가 부처님 전에 올리는 기도는
대승적 수행법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기도를 처음 시작할 때 《천수경》을
봉독하게 되면 자연히 드러납니다.

기도는 수행과 정진이다.

천수경의 내용이 불보살에 대한 예배와 찬탄, 발원, 참회, 주력,
칭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기도가 아니라 수행법입니다.
이 천수경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수행을 항상 점검하고 가슴에 새겨 실천하라고
모든 기도의 시작에 이 경을 넣어 놓은 것입니다. 기원하는 자와 기원을 들어주는
자가 있어야 하는 기도는 사실 불보살님을 절대자로 생각할 수 있지만 '빈다'라는
의미를 떼어버리면 수행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십시오. 기도를 대신할 새로운 불교적 언어를 찾아보십시오.
항간에 불붙은 기복신앙에 대한 토론에서 한 스님은 기도라는 말 대신에 '정진'이란
단어를 사용하자고 합니다. 정진이란 말 속에는 예배, 찬탄, 공양, 참회 발원등
대승불교의 신행 일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뜻이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이 기도하실 때 불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는 것을 '정근(精勤)'이라 합니다.
부지런히 정진한다는 의미로 수행의 한 방법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정근을 기도라 부르며 그렇게 이해하기 때문에
기복신앙에 대한 혼란이 생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바꾸어 부르면 되겠군요.
'정초기도'를 '정초발원','새해정진'으로, '백중기도'를
'백중참회정진','입시기도'를 '입시발원','입시정진'으로 말입니다.
이처럼 기도라는 말을 떼어내지 않으면 기복신앙을 떼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언어가 인간의 사고와 개념을 지배하게 때문입니다.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이
기복신앙으로 시작된 불자를 대승불교의 수행법으로 정진하는 불자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 지금으로썬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기도와 수행을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지만
부처님 앞에 엎드려 절하는 것은 돌이나 나무에 절하는 샤머니즘적 자세가 아니라,
우리에게 본래 부처가 될 종자가 있어 개발시키면 모두 다 부처를 이룰 수 있다는
길을 열어 보이시고 먼저 부처를 이루신 그 위대한 자각의 발견에 예배를 올리는 것입니다.
자성불(自性佛)에 귀의하는 올바른 신행의 모습인 것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동국대 이기영 박사는 "불교도의 예배는 불상 앞에서 행해졌지만
그 나무나 쇠붙이를 보고 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가슴속의 일심에로의 환귀를 위한
목욕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원래 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깨끗하게 맑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수행정진에 힘쓰지 않고 불교적 지식의 잣대만을
지닌 학자들이 한국불교는 여성 불교와 기복 불교에 의해 정체성을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행을 하지 않는 이는 수행을 깊이 행한 다음 그 결과와 함께 학문적 견해를 펴면
참 좋을 듯한데 현실에서는 매우 힘이 드는가 봅니다.
왜냐하면 불교를 지탱하고 있는 여러분들과 같은 불자들은 부처님께 울고불고
매달려야만 그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발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정화시키고 좋은 인을 심기 위해 경전을 독송하고
지난날을 참회하며 부처님과 같이 되고자 조금씩 한 걸음을 옮겨가며
애쓰고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니 알긴 하겠지만 이렇게 함께하는 수행에 동참하지 않고 비웃음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점점 미망에 떨어져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

현재 한국 불교 내에서 기도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비는 행위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을 모르게 때문입니다.
그것은 화를 거두고 속죄나 복을 내리길 비는 타력적인 행위라기보다는
참된 성품을 계발하기 위한 자기 연마의 일환으로 내용에 있어 순수하게
내면적인 성찰과 자발적인 참회반성을 하는 종교적 행위까지 기도라는
말이 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기도는 불보살의 가피에 의해 성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주력이나 참회정진을 통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일시적 현상일 뿐
그것 자체가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신비적
현상에 의존하여 새떼처럼 입시철이면 영험하다는 절을 찾아 몰려다니는 양상을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도의 성취원리는 자기의 정화를 통해 얻게 되는
자기 발현 혹은 자기 계발인 것입니다. 다만 불보살을 부름으로 인해서 자기가
본래 지니고 있던 무한한 능력을 깨닫게 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정진의 형태를 가장 바람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는
지계(持戒)와 일심으로 정진을 통일시키는 삼매 혹은 선정(禪定)과
이 둘을 통해 불가사의한 초월적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바로 계.정.혜 삼학(三學)만이 정진(기도)을 성취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작 경계해야할 것은 기도냐 수행이냐도 아니고 우리들 속에
잠재되어 있는 무속적이며 미신적인 방법의 종교적 행위입니다.
이런 종교형태를 띈, 방편을 앞세운 무속적 기도가 정작 우리를
갉아먹는 무서운 벌레와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 잘 아시지요.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무속인에게 혹은 점을 보는
스님들에게 물어서 해결하려고 아는 사람들, 꼭 그렇진 않아도 다 한번쯤은
경험했을 만한 그런 일들 말입니다.
이런 마음을 털어내는 것이 우리들의 당면한 문제이며 그것이 기복 불교라
비웃음을 당하는 것을 단칼에 베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은 점을 보고싶어 하는 마음을 좀처럼 털어버릴 수
없겠지만 부처님께서 하신 다음의 법문을 들으시면 그 마음이 뚝 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때 밥을 빌러 왕사성에 들어간 목건련은 어느 곳에 이르자
마음에 생각한 바가 있어서 빙그레 웃었다.
함께 가던 락카나가 그 까닭을 묻자 목건련이 대답했다.
"지금은 물을 때가 아니다. 우선 밥을 빈 뒤에 세존께 나아가 그 일을 물어라.
그것이 때에 알맞은 물음이다. 그 때에는 그대를 위해 말하리라."
락카나가 석가모니 앞에서 다시 묻자 목건련이 대답했다.
"나는 도중에서 한 중생이 정수리에 쇠맷돌이 있고.
불이 활활 붙어 그 정수리가 갈리면서 허공으로 다닐 때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을 보았다. '저러한 중생들은 저런 몸을 받아 저렇게
슬퍼하며 괴로워하는구나.' 생각하고 웃은 것이니라."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해주셨다.
"진실한 눈과 지혜, 이치, 법을 가져 통달한 사람을 그런 중생을 볼 수 있다.
나도 그 중생을 보았다. 그 중생을 과거 세상에서 점을 침으로써 사람을 속여
재물을 구하였다. 그 죄로 인해 한량없는 벌을 받고. 죄 값이 아직 남아 있어
계속 고통을 받는 것이다."
《잡아함경2》 제19권 520. 복점여경(卜占女經) 47쪽.

이렇게 실감나게 설명함을 듣고도 점을 보러 가거나 점을 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과보는 미래에 오고 현재가 절박하더라도 말입니다.
기복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지혜로운 스승을 만나야 합니다.
우리들에게 맹목적인 기도와 수행적인 정진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심어주실 그런 스승 말입니다.
맹목적인 기복을 통해서는 진정한 행복 열반을 증득할 수 없을을
일깨워 주신 대표적인 예가 <육방예경>(한글대장경170.pp.221-227)입니다.

시갈라라는 청년이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영문도 모른채
매일 아침 여섯 방향에 예배하는 것을 본 부처님께서 예배를
그만두게 하면서 예배의 참뜻을 일깨워주고 올바른 신행으로 이끌어준,
즉 맹목적인 기복에서 작복으로 전환시킨 사례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만 하근기 중생이 상근기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복을 작복으로 바뀐다고 해서 그것이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코 아닙니다. 어떤 이들은 세속적인 행복과 출세간적인
행복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 세속에서의 행복이 곧 불교의 행복과 같은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합니다. 세속적인 행복과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열반을
동일시하는 것은 불교교리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고(dukka)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밝혀가는 것

부처님은 세속적인 행복은 물론 명상수련을 통해 얻어지는
매우 놓은 정신적 상태까지 다 고(苦)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물론 세속적인 행복을 부정하진 않으셨지만 이것들은 모두 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고 하셨으니 이 세상은 무상하고 괴롭고 변하기 쉽다고 보는 것이
불교의 시각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속적 행복은 고(苦)이며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열반입니다.

고와 열반은 정반대의 개념으로 부처님은 일생동안 고과 고의 소멸,
즉 열반에 대해 가르쳤으나 기도로 고를 극복할 수 있다고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재가자들에게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교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촉구하셨지요.
사성제를 바로 보고 고통의 원인인 욕망을 절제하고 욕망의 발동에 기초한 번뇌를
억누르며 악을 그치고 선을 닦아감으로써 끊임없이 자기 마음을 맑혀가는 것이
재가자로서의 수행의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라는 이름으로 하는 종교적 행위의 두 가지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무속적이며 미신적 기도로서 예배의 대상을 신이나 절대자로 이해하고
그 절대자에 매달려 복을 달라고 비는 행위가 그 하나입니다.
또 하나는 자신의 정화를 위한 방법으로 비록 돌이나 나무로 만든 불상에 예배를
하더라도 본래의 자기불(自己佛)에 돌아가는 행위입니다.
그럼으로써 선업을 닦아 그 공덕을 일체중생의 이익을 위해 회향하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내가 맹목적인 기복에 매달리는 하근기 중생인지, 기복적 신앙을 작복적 신앙과
섞여있는 중근기 중생인지, 일체의 기복신앙에 매달리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고 끊임없이 정진하는 상근기 중생인지,
스스로 느껴지실 것입니다.
불교 교리의 대한 이해와 안목을 높여주고 정법을 향한 수행을 일러줄 참다운 스승을
만나는 일이 한국불교가 지닌 신행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이며,
여러분들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자신의 수행하는 모습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글쓴 날짜 | 2003-06-22 |

세상살이에 곤란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