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불자
여러분!
계절의
여왕 오월입니다.
보리
이랑으로 훈풍은 불어오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
온
산과 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실
비단 같은 하늘빛과 신록의 나무들, 그 사이에서 들려오는
온갖
새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정녕 오월은 계졀의 여왕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참고
견디며 사는 사바세계
거기에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
날 등 봄기운 만큼이나 푸근한 기념일이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어버이날과 겹쳐져서 〈가족을 부처님처럼〉이란
표어가
더욱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급속한 변화중 하나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정의 해체입니다.
혈연(血緣)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가정이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급증하는 이혼의 추세는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을 와해시켜
그에
따른 심각한 폐해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적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불교에서는 사바세계라 해 왔고,
이
말의 뜻은 참고 견디며 사는 세상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사바세계는 상대적인 가치가 항상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따라서
고통과 즐거움이 함꼐 나타나는 세상인 것입니다.
고통(苦)의
영역에 속하는 슬픔, 시련, 장애, 죽음 등등과
즐거움(樂)의
영역에 속하는 해탈, 기쁨, 희망, 평화 등등이
혼재된
것이 이 세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는 상대적인 개념이 선과 악이 있고,
밝음과
어두움이 있고, 기쁨과 슬픔이 있고, 남성과 여성이 있고,
위와
아래 등등은 온갖 상대적인 가치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바세계는 지옥처럼 괴로움과 고통만 존재하는 절망의 세게도
아니고,
또 기쁨과 즐거움만 있는 천상의 세계도 아닌 것입니다.
사바세계는
마음 갖기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지는 세상이므로 참고
견디며
사는 세상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바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보다 지혜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보면 어리석게도 평안, 즐거움, 기쁨 같은
좋은
것들만 바라고 희원(希願)할 뿐입니다.
그리고
불행, 슬픔, 고통 같은 나쁜 것들은 근처에도 오지 말았으면 하고
분별하는
마음만 있습니다.
또
하는 짓은 못된 짓만 골라 하면서, 그 대가로 돌아오는 것은 행복하고
잘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그릇된 중생의 탐욕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흔히
인생을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습니다만 기쁨이 곧 슬픔이 되고,
슬픔이
곧 기쁨이 되는 이 사바세계의 이치를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그저
남은 내 알 바 아니고, 나에게만은 좋고 기쁜 일만 오기를 바라는
지독한
이기심 때문에, 자신에게 닥친 불행과 고통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볼 일입니다.
순경계(順境界)인
기쁜 일을 만나면 그 기쁨의 소중함을 알아
교만해지거나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기뻐하지 않는 겸허함이 필요합니다.
늘
자신의 덕과 허물을 생각하면서 감사의 은혜를 깊게 새겨야 할 것입니다.
기쁨도
지나치면 곧 그것이 슬픔의 요인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겠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이웃에 경사스런 일이 있어 축하연에 초대를 받아 갔더니
맛있는
음식과 술이 한 상(床) 잘 차려져 있었다고 합시다.
그것을
적당히 먹어야 되는 것인데 기분이 좋다고 너무 지나치게 먹고 마시면 결국
배탈이
나고 과음한 죄로 망신당하는 일까지 생겨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므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함에 있어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고, 재산 또한 있을 때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유행가 가사처럼 있을 때 잘해야 되는 것입니다.
없어진
후엔 아낄 것도, 잘해줄 수도 없을 테니까요.
삶의
장애 속에서 터득한 지혜
불자여러분!
오늘의
주제 법문은 요즘처럼 대립과 반목이 극심하고, 투쟁과 갈들이 극대화되고 있는
사회현상
속에서 이를 극복해 가는데 꼭 필요한 잠언의 말씀이자
늘
곁에 두고 때때로 읽고 새겨야 할 「보왕삼매론」을 주제로 삼아 설법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왕삼매론은 열 가지의 작은 법구로 이루어진
아주
친근하고 쉬운 내용으로 되어있습니다.
읽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읽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역경계(逆境界), 즉 삶의 장애 속에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
일상생활
또는 수행중에 흔히 생길 수 있는 장애를 오히려 활력으로 바꾸게 하는 지혜의
가르침입니다.
보왕삼매론은
중국 원나라 말에서 명나라 초에 걸펴 왕조가 바뀌는 혼란기에
중생들을
크게 교화하셨던 묘협스님의 저서인 「보왕삼매염불직지」
(寶王三昧念佛直指)
총22편 가운데 제 17편 십대애행(十代碍行)에 나오는 구절을
다시
일반인에게 맞게 간략하게 편집한 법문입니다.
「보왕삼매」란
불교의 여러 수행법인 참선, 간경(看經), 주문(呪文)염불 등
여러
수행법이 있습니다만, 특히 염불삼매를 주창했던 묘협 스님께서
염불삼매야
말로 가장 쉽게 삼매에 이를 수 있는 수행봅이라 확신하고
염불삼매를
백천만가지 삼매 중에서 가장 보배롭고 수승한 것이라 하여 「보왕삼매」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자,
그럼 「보왕삼매론」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이것으로 줄이고
보왕삼매론
첫 말씀을 한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病苦)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우리의
몸을 흔히 <색신(色身)>이라고 합니다.
색신(色身)이란
말은 색이 물질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지요.
그
물질은 크게 나누어서 불교에서는 사대(四大)즉 지수화풍이 인연에 의해 뭉쳐서
이루어졌다고
했습니다.
지수화풍은
땅기운, 물기운, 불기운, 바람기운입니다.
현대라면
수많은 원소로 나타냈겠지만, 이러한 물질들의 집합체를 부처님 당시의
방식대로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러한
물질들의 집합체가 인연을 따라 이루어지고 머물고 변해가다
인과
연이 다하면 결국 다시 본래 모습인 지수화풍으로 환귀본처(還歸本處)하는데
다름
아닌 이 세상과 인연이 다한 죽음인 것입니다.
유기체인
이 몸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인연에
의해 형상을 갖추고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는 물건입니다.
따라서
몸은 무상(無常), 즉 항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순간도
변하지 않을 때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정된 나,
불변하는
몸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하는 것이 자연의 어법이요 우주의 질서인 것입니다.
《유마경》<방편품>에는
병든 유마 거사가
문병
차 찾아온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법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몸은 무상하여 약하고 견고하지 못하며 이내 쓰러질 성질의 것이어서
믿을
것이 못되며 괴로움이요 고민거리며 온갖 병의 집결체입니다.
여러분!
이런 몸을 현명한 사람은 믿지 않습니다.
이
몸은 물거품이 엉긴 것 같아 잡을 수 없습니다.
이
몸은 물거품 같아 오래 지탱하지 못합니다.
이
몸은 번뇌의 애욕으로 생긴 것이니 아지랑이와 같으며,
이
몸은 마초와 같아 속에 견고한 성질이 없습니다.
이
몸은 허깨비 같아 전도(顚倒)로부터 생겨납니다.
바른
모습이 드러나지 않으니 꿈결과 같으며, 과거생의 행위를 반영하여 나타났으니
그림자
같고, 인연에 의한 출현이니 메아리와 같습니다.
이
몸에 따른 생각의 어지러움은 뜬구름과 같고 이 몸은 번개 불과 같아 시시각각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갖가지 인연이 모여 생겨났으니 이 몸은 주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몸은 흙과 같아 제 뜻대로 움직이는 법이 없고, 이 몸은 물과 같아 나라는 실체가
없으며,
이
몸은 불과 같아 정해진 수명이 없고 이 몸은 바람과 같아 자성이 없습니다.
이
몸은 아무리 자주 씻고 닦아도 결국은 쓰러져 흩어지고 마는 허망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404가지의 벼으로 신음하며 한시도 쉼없이 늙음의 지배를 받다가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 합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이러한 몸을 멀리하는 대신 여래의
몸을
믿고 따르는 마음을 간절히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유마거사의
법문처럼 이 몸은 아무리 씻고 닦고 보호하고 철마다 보약을 먹고
별
짓을 다해 이 몸을 보살펴도 결국 생노병사의 유전(流轉)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아니라,
물방울
같고 아지랑이 같고 허깨비 같고, 꿈결같고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고,
뜬구름
같고 번개 불 같은 것이 우리의 몸인 것입니다.
우리의
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 모든 것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것입니다.
이토록
허망하고 믿을 수 없는 몸에 중생들은 어리석게도 병이 깃들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언제까지나
병들지 않고 건강하기를 희원(希願)하는 것이 중생들은 한결같은 발원입니다.
이와
같은 발원은 중생들의 소박한 소망일 뿐,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이 몸에
어떻게
병 없이 건강하기만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꿈같은 얘기지요.
그래서
「보왕삼매론」에서는 그 첫 구절에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 세상에 살아있을 동안 우리의 목숨,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리고 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건강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인간적인 소망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보왕삼매론에서는 왜 이렇게 당연한 소망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을까요?
첫째는
몸에 든 병을 통하여 인생의 실상을 바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이
지구상에서 인간처럼 교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겁니다.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는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교만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
동안 현대의학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질병치료에 상당한 공헌을 왔습니다만,
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 해도 불가능 할
뿐아니라,
그런
단계가 온다면 그 자체로 인류는 파멸입니다. 인간이 소비하는 자원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인간이 죽지 않고 영영 산다면 그 자체로 파멸이 될 것입니다.
현재에도
인구문제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120세 내지 150세까지
금세기가
가기전에 연장시킬 수 있음을 공언했습니다.
암을
비롯한 불치병들도 완치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꿈같은 현실이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우리의 색신(色身)이 물질로 이루어진 유기체이기 때문에
몸에
병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소망을
기대하지 말라는 까닭
둘째
무상함을 받아들여야합니다. 무상이야 말로 가장 귀중한 양약입니다.
무상이야
말로 열반으로 들어가는 문이요, 고해를 뛰어넘는 묘한 방편임을 확신합니다.
「인왕호국반야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무상함을 설법하고 있습니다.
『겁화가
일제히 타오르면 대천세계가 다 같이 파괴된다.
수미산과
대해도 남김없이 무(無)로 돌아가며, 하늘나라인 범천과 천룡과 온갖 중생도
다
없어지리니, 항차 이 몸의 생노병사나 근심 걱정 따위가 어떻게 남을 수 있겠는가?
원수와
친한 이가 핍박하여 소원과 어긋나는 일이 많으며, 번뇌는 괴로움을 스스로 만들고
있어서
삼계가
편안함이 없거니, 이 국토에 무슨 즐거움이 있으랴. 온갖 사물은 실체가 없고
인연으로
생기는 것뿐이므로, 번성함과 쇠락함이 번개처럼 바뀌어 잠시 있는 듯 하다가
이미
없어지게 마련이다.』
위의
경구는 영가천도재를 지낼 때 영가의 천도를 위해 설법해 주는 경구입니다.
법계가
무상하여 천지개벽이 일어나면 대우주도 불타 없어지고 큰 바다도 없어지거니
인연으로
잠시 이룬 이 몸이 어찌 변하지 않을 수 있으며 영원할 수 있겠습니까.
영원하기를
바라는 망년된 생각과 집착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중생들은 몸이 건강할 때 무상함을 잘 생각지도 않고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건강할
때에는 늙음과 병듦과 죽음에 대하여 그것은 남의 일이거니 생각하고 함부로
욕락에
빠져 방종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생들의 일반적인 삶의 태도입니다.
중생들이
빠지는 욕락은 말할 것도 없는 오욕락인 것입니다.
오욕락은
재물욕, 색욕(色慾),식욕, 명예욕, 수면욕인데 생활을 영위하고
살아가는
세속사람에겐 필수 불가결한 욕락인 만큼 정도에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먹고 잠자고 어느 정도의 재물과 결혼 생활을 위한 성생활과
삶의
당위인 명예욕은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그러나 정도를 지나치게 되면
탐욕과
집착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다
알다시피 인간의 욕망은 끝과 한계가 없습니다.
욕망의
그물이 씌워지고 애욕의 덮개가 덮이고 어리석은 마음에 결박된다면,
인간의
욕망은 미쳐 날뛰는 말처럼 움직여, 아흔 아홉 개를 가진 자가 한 개 가진
자의
것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됩니다.
애욕에
빠짐이 구더기가 똥을 좋아함과 같으며 명예를 얻기 위해 갈보 같은 눈빛으로
자존심
따위를 내팽개치기 일쑤인 것이 중생입니다.
따라서
오욕에 물드는 자는 그물에 걸린 새와 같고 오욕에 처해 있는 자는
칼날을
밟는 것과 같고 오욕에 집착하는 자는 독 있는 나무를 껴안는 것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몸에 병이 없으면 탐 욕심이 일어나기 쉬움"을 경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탐욕에 사로잡힐수록, 오욕락에 빠지면 빠질수록 몸은 더욱 빨리 망가져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맛있고 기름진 음식은 건강의 적이 된지 오래이며,
과색으로
인한 불치병은 에이즈를 비롯해 셀 수도 없으며,
재물을
모으는 재미에 밤낮을 잊고 행하는 노동은 결국 피로로 인한 만병의 근원인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부귀영화를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 동분서주하는 괴로움을
겪어야
하고, 얻고 나서는 그것을 지키느라고 또한 괴로움을 겪어야 하고 뒤에,
그것을
상실하게 되면 또한 근심하게 되어 괴로움을 겪게 되므로 무엇이든 집착하여
구하는
자체가 괴로움인 것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집착은 끝이 없으므로 「제법집요경(諸法輯要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경책하고 있습니다.
『탐욕은
독과 같으니 그것에 닿으면 치밀한 불꽃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탐욕에 대한 집착이 생기면 독에 의해 화를 입는 것이어서 마치 불을 땔나무에
첨가해
주는 것 같아서 그 불꽃은 영구히 꺼지지 않는다.
참욕은
열뇌(熱惱)만 더해 가서 마치 나방이 등불을 보고 날아들어
그
몸이 타는 줄 모르는 것과 같다. 어리석은 중생의 욕망에 집착함도 이러하니라.』
어쩌면
몸의 병 자체가 욕망과 집착의 산물로 생겨나는 것이므로 병이 들면
자신이
살아온 삶을 살펴서 성찰과 반성의 기회로 삼고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병의 고통을 통해
양약을
삼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당장
죽을 병이 아니라면 그 병을 통하여 새로운 진리에 눈을 뜨는 계기를
삼는다면
병은 위없는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병이 들면, '나만 왜 이렇게 불행한가.'하는 원망의 마음을
일으키기가
쉽습니다.
고치기
어려운 병이 들수록 크게 실망하고 많이 슬퍼합니다.
평소에
건강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슬픔과 실망이 더욱 더합니다.
원인
없는 병은 없다
그러나
큰 병이 들었을 때일수록 냉정하게 병을 긍정하고
병의
원인을 찾을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일정한 원인이 있듯이 병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병의
씨를 심고 그 씨를 키워 왔게 때문에 지금의 병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오욕락에
탐닉해 몸을 망쳤거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았거나,
깊은
무기력에 빠졌거나, 한을 안고 살았거나, 누군가를 지독하게 증오하며 살았거나,
살생의
업을 지었거나, 영가의 장애로 말미암는 등 병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병, 원인 없는 병은 없습니다.
병의
원인을 알고 있다면 치료는 반쯤 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찾아든
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서 마음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몸을 돌보고
삶의
방식을 바꾼다면 병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이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 올해 봄은 더욱 어수선 합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 북핵문제, 설상가상으로 중국 광동성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있는 사스(SARS)가 먼지바람과 함께 떠돌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무서운 질병 또한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자연에게 저질러온 만행의 결과가 아주 무서운 얼굴을 하고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인간이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이 개발 위주의 자연파괴를 일삼는다면
범지구적
재앙과 재난은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원각경 말씀을 되새기면서 설법을 마칠까 합니다.
"일심(一心)청정하면
일신(一身)이 청정하고 일신이 청정하므로
다신(多身)이
청정하고 다신이 청정하면 세계가 청정하고
세계가
청정하면 법계가 청정하다"고 했습니다.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는 오월입니다. 가정의 평화와 가족의 평안을 위해
부처님
말씀을 양약으로 삼아 건강한 오월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땅에 부처님 오심을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나날이 기쁨이 넘치기를 축원드립니다.
|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