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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로운 삶으로의 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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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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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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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 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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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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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으로의 회향
- 불자로서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 삶에 여우가 생긴다는 것
축구가 세상을 뒤흔들었습니다.
온 나라가 이처럼 축구열품에 휩싸인 적은 없었지요.
우리의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는 고정관념을 버림으로써 가능했습니다.
학연과 지연이라는 거대한 늪에 빠지지 않고 한국축구를 변화시킨 새로운 인물,
히딩크라는 외국감독을 영입함으로써 월드컵의 변화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포르투칼과의 경기는 우리에게 환희가 무엇인지를 알게 했습니다.
게다가 놀란 것은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12번째 선수들,
붉은 악마들이였습니다.
머리 깎고 얼굴과 온 몸에 태극기를 그려놓고 수건하나씩 들고서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팔을 벌려 승리의 구호를 외치는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골이 터질 때마다 눈물과 함성이 운동장을 떠나
우리들 안방까지 날아와 가슴을 흔들어 놨습니다.
우리와 그들은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경전을 읽다보면 제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서
환희용약(歡喜踊躍)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고상하게 말해서 환희용약이지, 기뻐 날뛰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광화문의 40만의 붉은 물결이 바로 이 환희용약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실 때면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며 눈물을 흘리고 박수치면서 환호했다고 합니다.
부처님이 잔잔하게 미소만 지으셔도 대중들은 뛰었다고 전하는데
여러분들은 그런 광경을 짐작이나 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축구에 열광하는 우리들처럼 그 때의 대중들은 부처님을 뵙고
가르침을 들으면서 열광했을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축구에 열광하기 시작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여유.
삶의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여유 있는 삶은 물질적인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은 민생고를 말하는 것이지요.
먹고 살만하고 생활이 안정이 되면 다음은 정신적인 안정,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 인간의 욕망이지요.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을 ‘여가선용’이라 합니다.
‘여가’는 ‘자유’입니다. 규격화된 삶으로부터의 벗어난 자유 말입니다.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그 자유의 시간을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해 주는 시간으로 잘 만들어 가야 합니다.
88년 올림픽을 개최하고 난 이후 우리 삶의 질이
얼마나 향상되었던가를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제 2002 월드컵을 치르며 우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우리들의 삶의 질 또한 엄청난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광하는 법 하나는 확실하게 알았으니까요.
경제가 엉망이라면 열광해야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테지만,
이제 우리들의 삶 속에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장시간의 노동을 해야 생산성이 오르던 산업화시대를 살면서
숨 쉴 여유조차 없이 죽도록 일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생명으로 여기는 정보화시대입니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이 되는 것은 이런 시대 흐름입니다.
여가시간을 늘려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즐김으로써 창의성을 개발하여
개인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에 있어서도 많은 이익을 가져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단순히 먹고 살만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숨가쁘게 살아온 인생에서 멈춰 서서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이 결코 소유와 축척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그렇다면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희망과 노력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고
초발심의 자세로 한결같이 세상 무엇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늘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라고 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불자로서 여가를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궁금하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자의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시면 될 것입니다.
# 수행하는 자의 경계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종교의 가르침을 즐길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꽉 짜인 조직, 숨 막힐 듯한 격무,
눈 돌릴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치열한 경쟁,
실패자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직업이 무엇이든 직장이 어느 곳이든 지금 우리들 마음은
대부분 병들거나 상처 입은 영혼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상처받은 영혼을 쉬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얼어나기는 하지만
온전히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얘기지요.
그러니 수행은 하기 어렵고,
다만 이야기를 듣거나 먼발치에서 바라다보는 즐거움을 택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수행케 하는 진리는 여래․응공․정등각이 처음으로 깨달아 알고
그런 다음, 무명의 먹구름에 가려 있는 세간을 위하여 열어 보여 주고
연설한 까닭에 성스러운 진리라고 합니다.
이것은 매우 미세하여 알기 어렵습니다.
생각으로 헤아려 알 수 있는 경계가 아닙니다.
오직 수행하는 자만이 알 수 있는 경계입니다.
보조국사 지눌스님 이야기 하나 할까요?
지눌스님에겐 누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이 분은 항상 자기 아우가 큰스님이라 가문의 영광으로만 알았지
불법을 수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날 큰 방 앞을 지나다가
손님과 누님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말았습니다.
“보살님은 참 좋겠습니다. 큰스님이 동생이시니 얼마나 기쁘시겠어요?
큰스님께선 항상 보살님에게 가르침을 주시지요?
수행을 많이 하시게 되니 얼마나 좋으실까!”
누군가 이렇게 묻자 자기 누님이 웃으며 하는 말이,
“좋고말고요, 그저 우리스님만 믿을 뿐입니다.
큰스님 도력이면 이 한 몸 제도하는 일이야 무에 어렵겠습니까.
스님이 계시니 구태여 제가 수도할 필요는 없지요.”
스님은 묵묵히 거처를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공양간에 일러 점심상을 하나만 보게 했습니다.
누님은 평소와 달리 자신의 밥상이 오질 낳자
스님에게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아니, 왜 오늘은 스님만 공양을 드시고 저는 안 주십니까?”
“내가 밥을 먹으면 누님도 배가 부르지 않습니까?”
“무슨 그런 말씀을…. 스님께서 공양을 드시는데 왜 제가 배가 부릅니까?
참 오늘은 이상하십니다.”
“그래요. 내가 밥을 먹는다고 해서 누님의 배가 부른 것은 아닙니다.
누님이 밥을 먹어야 배가 불러지는 것이지요.
제가 도인이라 해서 누님이 도인은 아닙니다.
누님의 수행은 누님이 하셔야 하는 것도 이와 갗은 이치입니다.”
이 말은 들은 누님은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간 자신이 지녔던 마음을 버리고 수행정진에 힘을 썼습니다.
# 종교생활을 업그레이드 시키자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휴일수가 주5일 근무제가 완전도입이 되었을 때
현재의 101일-111일에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이 금쪽같은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가장 잘 썼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쉬라는 것은 잠자고 텔레비전 켜놓고
밀린 신문을 보며 방에서 뒹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쉬는 시간에 자신을 더욱 개발하여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가 보다 잘 살 수 있도록 기여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물론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삶을 바라보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삶에서 여유를 찾아본다는 의미가 많겠지요.
현대는 사람이 수명이 길어져서 일차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퇴하고 난 다음
다시 제2의 인생을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와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욕구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욕구는 각자 개인의 개발뿐만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활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불교는 신자들에게 종교적으로 상당한 자유를 주고 있는 편입니다.
때문에 늘 조직적이지 못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불교만큼 개인의 자유와 사상을 인정하는 종교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직접적으로 봉사나 교육에 참가해야만 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모든지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니 시절인연이 도래해야 한다며
스님들은 신도에, 신도는 스님에게 서로 연연해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공부하지 않는 불자, 사회봉사 잘 안 하는 불자,
우리 가족만을 위해 기도하는 불자를 키워왔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제 이런 모습은 점점 젊은 불자들의 호감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 조화롭지 못한 모습은 팔정도를 수행함으로써
조화로운 삶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요즘 세상은 뭐든지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하지요.
당연히 종교생활도 업그레이드시켜야 합니다.
예전엔 시간이 없어서 기도를 편안히 못하고
절에 가서 며칠씩 머무르면서 수련생활도 못해보고 하셨지만,
이제 이 많은 시간들을 잘 할애해서
팔정도를 하나씩 내 생활에 적용시켜 조금씩 나를 변화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바른 말을 함으로써 조화로운 언어를 지니도록 해야 하고
바른 견해를 수행함으로 조화로운 견해를 지녀 조화로운 삶을 통해
세상과 조화를 잘 이루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불자가 가야할 길이니 이제는 주어진 시간 속에서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스님들과 차 마시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해서
자신의 수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일어나 실천에 옮기는 자 만이 그 고귀한 깨달음의 길을 향해
떠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즈음 다행히 우리문화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면서
문화유적답사나 공연과 전시문화를 통해
자신의 심미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를 빼놓고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전국의 산사가 건축, 미술이면 미술,
조각이면 조각 그야말로 그 자체가 박물관입니다.
게다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설과
수많은 고승들의 삶이 어우러져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보는 눈을 기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다못해 옛날 그림 한 귀퉁이에 필체가 다른 글이 보이는 데도
그 글은 화가가 썼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사실은 그림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맘에 들어
찬탄하는 글을 써 놓고 ‘이건 내것!’이라며 도장을 찍어 놓은 것입니다.
그게 어디 그림에만 해당되겠습니까.
알지 못하는 자는 절에 와서도 탱화와 벽화, 괘불의 차이를 모르고
다 부처님그림이라 하고,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이 아미타불인데 석가모니불로 일생동안 잘못 알고,
관세음보살인지 지장보살인지 그저 관심이 없이
불보살이니 엎드려 절하고 비는 일에 충실하면 된다고 합니다.
묵자(중국사상가)는
“배부른 후에야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따뜻한 의복이 있고서야 어여쁨을 구하고
안락한 집이 있고서야 즐거움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딱 맞는 이야기지요?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 있어도 배고프면
그 꽃을 먹는 쪽으로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모든 것이 안정이 되어야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요.
70년대 말 복부인들이 땅 장사로 돈을 많이 벌어 졸부라는 이름으로 불릴 때
우스개 소리로 떠돌던 말이 있었습니다.
‘졸부가 돈을 벌면 제일 먼저 헌 밥그릇을 바꾸고,
두 번째로 장롱을 바꾸고 나니 새 장롱에 집이 너무 안 어울려서는
세 번째로 집을 고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는 것이
조상묘를 이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돈이 어차피 많이 있다면 헌집에 가구랑 식기를 바꾼 다음에 집을 고친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새로 지은 집에 지난 번 산 가구가 맞을 턱이 없지요.
집에 맞추어 살림살이를 장만해야지 살림살이에 집을 맞춘다면
뭔가 어긋나 보이지 않겠습니까.
# 아름다움을 즐겨라
자, 그럼 이 시대에 졸부가 되지 않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합니다.
노력하라고 해서 죽기살기로 공부하라는 이야긴 아닙니다.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을 갖고 싶다면 아름다운 것들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인류사회에 있어서 최고의 아름다움은 예술 속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자연은 우리가 만들어 내는 창조적 예술활동과 만나서
최고의 작품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이 최고의 작품들이 바로 불교예술,
즉 법당이라는 건축, 부처님세계를 그린 불화라는 그림,
탑과 부도라는 조각, 법고, 목어, 목탁, 요령 등의 공예 작품 등등이
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품들입니다.
박물관에 모셔진 예술품이 아니라,
처음 만들어진 목적 따라 그 자리에서 천년씩 머물며
수행자들과 함께 하는 살아있는 예술들이니
그 기품과 아름다움은 말로 다 못합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아는 것을 미학(美學)이라고 하는데
이 예술품들을 제대로 알려면 무진 공부해야 합니다.
즉 인간의 미감 발생과 발전은 물론 생리 및 심리적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철학, 문예학, 생리학, 심리학을 배워야 하고
문학작품, 영화, 연극, 무용을 많이 보고 음악도 많이 듣고
유명한 그림이나 조각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하고
더러 여행도 하여 대 자연의 경관이나 역사적 사적지를 자주 감상해야 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미학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추함과 아름다움을 만나고
왜 아름답고 추한지를 저절로 알기 때문입니다.
추한 것을 올바로 분별해내어 그를 부정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여 자연과 사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더욱 아름다운 삶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최고의 심미안을 지닌 멋을 아는 사람입니다.
뛰어난 목수가 만든 가구는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저 그런 목수가 만든 가구는 아름답기는커녕
볼수록 자꾸 눈에 거슬려 나중엔 추하게 느껴지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 근본 원인은 본질적 능력의 차이에 있지요.
아름다움의 창조와 아름다움의 감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한 목수에 있어서 뛰어난 목수가 창조한 아름다움은
그 자신의 수준으로 이해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서 올바르게 감상할 수가 없습니다.
그 뛰어난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은 걸출한 예술가가 창조한 것이며,
그는 아주 뛰어난 감각과 재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느낄 줄 아는 귀를 가지고 있는
형식미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는 뛰어난 이들은
이것을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감상하지 못하거나,
혹은 감상 중에 받은 아름다움이 미미한 정도에 그쳐버립니다.
왜냐하면 이 역시 이들 관객들의 심미안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예술품을 알아보는 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하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이 학습은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에게 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불교예술에 대해서 전문가가 누구겠습니까.
미술사학을 전공한 대학교수? 박물관 직원? 아닙니다. 스님들입니다.
그 분들만이 불교미술에 대해
정확하게 그 의미와 깊은 뜻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신앙의 예술품은 신앙생활과 수도생활을 하는 이에게 들어야
가장 심도 있게 학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법당이랑 부처님이 계신 도량에 관한 학습을 통해
자신의 눈을 높여 놓고 나면 이제까지 무심히 봐왔던 절 집의 모든 것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돼서 다시 보이기 시작하지요.
유명한 작가 모파상은 일생동안 네 명의 스승을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의 스승은 어머니였는데 문학작품의 아름다움과 추함,
뛰어난 점과 부족한 것 등을 아주 세밀하게 품평해 줌으로써
아들의 독서와 작문을 지도해주셨답니다.
중학교시절에 루이 뿌이에 라는 훌륭한 시인을 만나
그 분 지도아래 문학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법칙과 기교를 배워 익혔습니다.
나중에 그는 저명한 작가 플로베르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모파상이 유명해 졌을 때 투르게네프를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이들 스승의 미(美)에 대한 이상과 경험으로 지도하였으니
모파상이 고도의 심미능력을 갖춘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
방학 때만 되면 박물관과 전시회장 앞에 수많은 어린 인파들이 모여드는 것은
젊은 엄마들이 자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의 표현입니다.
자신의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것을 알아보는 눈을 갖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스님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이 모든 불교예술품에 스며들어
우리에게 깨달음을 들려주고 있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새록새록 자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때,
법당 모퉁이를 돌아서며 바라다 보이는 모든 자연 속에서
부처님의 음성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여가를 신사에서의 수행 혹은 가정과 직장에서의 팔정도를 통한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게 바꾸는 법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불교의 문화재와 예술품을 보는
심미안을 공부하는 법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배우고 익히며 실행에 옮기면서
부처님 가르침에 배우고 익혔거나 깨달음을 얻은 자는
반드시 회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껴서 알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 대해 말하기 전에 우선은 자신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사실 우리가 산업화시대엔 너무 여가 없이 일만하다가
이젠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주5일 근무제도로 사회생활이 바뀌고 있으니
이제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사람처럼 살고 싶다. 여유를 누리며…!”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불교에서 본성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조화로운 삶을 살며 인간이 되어 가는 것,
그것은 개인의 깊은 수행을 통해 내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참 보람찬 것입니다.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되는 대로 그냥 저냥 살아가는 것과 또 하나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더 나은 것을 찾아 성실히 사는 것입니다.
더 나은 것을 이루며 살겠다는 생각은 자기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까지 더 나아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답게 우아하게 나를 위해 아름답게 가꾸어야지.
여태 가족을 위해 살았는데 웬만하게 내 몫을 다 했으니
이제 나만을 위해 살아야겠다.’며 크게 마음먹고 퇴직금 타서
아내에게 절반 주고 나머지로는 정말 자신만을 위해 사는
먹고 자고 여행 다니며 살아가는 이를 봤습니다.
저 이가 정말로 행복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묻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한 허무를 느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불자는 회향을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불자의 회향은 만인을 위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회향을 꿈꾸는 이에게 저는 사회봉사를 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사이 <자신이 지닌 능력 1% 기부하기>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갑부는 돈으로, 예술가는 재능으로, 선생님은 가르치는 것으로,
주부는 일하는 것으로 뭐 많이 있더군요.
흔히 할 수 있는 고아원과 양로원에 가셔서 놀아주거나
빨래, 식사를 거드는 봉사도 많습니다.
예전에 한 불자님이 우리가 보기엔 업장이 두터워 기도뿐 아니라,
남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할 분이라서 자원 봉사할 것을 권해드렸더니,
시간도 없을뿐더러 아직은 그런 곳에서
몸이 부자연스러운 사람들을 보는 것이 자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덧붙여 말하길 그 장애인들의 손을 잡고 안아 주고 그러는 사람들을 보면
가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노라고 하더군요.
업장이 많이 두터운 분이셨습니다.
세월이 가면 언젠가는 그 분도 마음이 돌아서
그곳에 가셔서 봉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혹, 여러분 가운데도 정말 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은
시간이 없어서였다고 말하시는 분들은
이제 우리사회가 시간의 여유를 갖게 된 이 시점에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그 여유시간을 단
순한 휴식이나 기도, 이런 고정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서고 생각하여
사회를 향한 자신의 역할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병원의 환자 돌보기, 시민운동, 농촌 자원봉사와
여가마저 일을 해야 하는 이들을 위하여 자신의 고귀한 능력을 썩히지 말고
필요한 이들에게 되돌려 주는 길을 찾으십시오.
모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바로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일체중생을 사랑하는 자비이며 회향하는 법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이 광고의 카피처럼 우리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사의 일주문 앞에 서서 부처님의 가르침의 세계로 들어와
신행하고 실천하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시 일주문 밖으로 나와
우리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은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목표였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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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2-07-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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