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햬치지 말라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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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참혹함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6월, 하면 원호의 달, 그리고 6.25가 떠오를 것입니다.
전쟁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해마다 6월 25일은 우리의 뇌리에 남아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터전 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다짐하게 됩니다.
연세 드신 불자님들께서는 전쟁의 참상을 몸서리쳐지게 경험하셨을 겁니다.
인류가 익힌 전쟁의 악업은 그것이 습업이 되어
인류역사에 전쟁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전쟁이 없는 날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6.25도 그런 습업의 한 결과였습니다.
지금부터 52년 전 새벽 4시, 북한군은 살육의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양 축으로 세계를 분할 지배하려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 구축의 희생양이 되어
우리 강토는 피바다가 되었습니다.
미소의 대리전 성격을 띤 6.25전쟁은 230여만 명의 희생자를 낸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으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참상이 전 국토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천년을 버텨온 사찰은 잿더미가 되었고,
부처님의 혜명을 잇고자하는 수행납자들은 수행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북한지역의 모든 사찰에서 스님들은 쫓겨났고
주인이 없는 절은 폐허가 되고,
살아남은 몇 개의 사찰도 공산체제의 우월성을 상징하는
문화재적 가치로 밖에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산정권이 다 몰락하고,
21세기 정보통신 혁명으로 국가 간의 담이 무너져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돌아가는 현재에도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도 북한은 해탈 법문을 들을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된 것이죠.

전쟁은 살아남은 자에게도 고통이지만
무한한 법계에는 전쟁으로 죽어간 수많은 무주고혼과 원혼들을 양산해
그 원통한 마음들은 지금도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이렇듯 3년 동안의 전화(戰禍)는 우리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많은 이산가족에게 이산의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 전쟁으로 인한 업보

전쟁은 인간심리를 공항에 빠뜨려 각종 범죄심리를 촉발시키고
또다른 범죄를 양산하게 됩니다.
또한 전쟁을 위한 국방비의 증가는 당연히 경제 불황으로 이어져
빈곤의 악순환을 가져다주게 됩니다.
그로 인한 자연과 생태계의 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인류재앙의 한 원인이 되고
각종 부조리한 관행의 습득과 공포심 등으로 사회악은 증가하고,
전쟁의 와중에서 인간기본질서는 무너지고
인간윤리는 파괴돼 미혼모와 고아 과부 등이 거리로 쏟아져 헤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떠오르는 모습들이 있을 것입니다.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입니다. 한마디로 참혹함이라 할 수 있지요.
기근 발생, 사회불안의 장기화, 각종범죄, 살인뿐만 아니라
후유증도 심각하여 살인행위에 따른 죄의식으로 귀환후의 장병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뒤따르는 질병의 만연과 전염병의 확산에 따른 신체적 결손은
인간 심성까지도 더욱 황폐하게 만듭니다.
부상의 정도에 따라 평생 동안 병상에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주변에서 보았을 것입니다.

요즈음 각종 매스컴을 장식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보면,
이 지구상에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은 핏줄의 만남은커녕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이 사는 사람들은 아마도 우리 한반도뿐일 것입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바로 전쟁이 만들어낸 비극 중의 비극입니다.
여러분들도 매스컴을 접하면서
어떻게 사람이 사는 세상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못 만나고 사나 싶었을 것입니다.
더욱 현대전은 과학문명의 발전과 비례해 살상의 강도가 치명적이어서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고
화학무기의 사용은 유전자의 파괴를 가져와
그 자손에게까지 전쟁의 상처를 남겨줍니다.

월남전에서의 고엽제 후유증은 전쟁 후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호흡장애, 기억상실, 기형아 출산 등으로 이어져 전쟁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도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렇듯 전쟁은 인류에 대한 가장 잔인한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살인을 합리화하기도 하는데 어떤 조건,
어떤 명분에서라도 전쟁을 통한 살인을 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은 수많은 목숨을 빼앗는 살생의 죄를 범하는 일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인류가 사는 땅에서 재발되어서는 안 됩니다.

# 한 사람의 성불이 중생들을 고에서 벗어나게 한다.

전쟁은 수행자에게는 수행의 단절로 이어지는 군무에 복역토록 만들었습니다.
수행의 에너지를 휴전선의 철책을 사이로 전투에너지로 낭비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성불은 무수한 중생들을
중생고(衆生苦)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어떤 수단보다도 한 사람의 수행자를 키우는 것은
인류를 苦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 많은 수행자를 길러내는 일은 중생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살심(殺心)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러분,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지나친 경쟁심리는 이웃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정의에 대한 무감각은 권력자와 사회 지도층 인사의 비리에 눈감거나
동조자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물질풍요와 반비례로 정신은 삭막해져
누가 올바른 정신을 갖고 사는지 조차 모를 지경입니다.

이러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 사회에 많은 수행자를 길러내는 일입니다.
등이 주변을 밝게 비추듯이 한 사람의 수행자는
말없는 가운데 사회를 정화시킵니다.
수행의 포기로 직결되는 수행자의 예비군 훈련과 병역의무 부과는
이런 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한 치도 어긋남 없는 순일한 정진에서 수행의 결과가 나타나므로
삼 년 간의 세속에의 복귀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승려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착한 업을 짓도록 하는 것이지
총칼 등을 이용 선업으로 인도케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속의 명분이야 어떻든 사람을 살상하는 일에 승려를 동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사람의 수행자는 많은 중생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살생의 욕구를 없애주니
마음속에 남을 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키워야

장마철에는 생명의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이러한 때 잦은 보행은 벌레나 곤충 등의 작은 생명을 무심코 해칠 수가 있는데,
이에 불교 교단에서는 안거(安居:Varsa)를 택해 살생을 최소화하도록 했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는 생명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유생물 무생물을 가리지 않는 대자비심으로
모든 생명을 고귀한 것으로 여겨 보호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어떤 하녀의 노모가 끊임없이 달려드는 파리 떼로 견딜 수가 없어,
쌀을 찧고 있는 딸에게 다가가 파리 떼를 쫓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하녀는 노모의 온몸에 달라붙어 있는 파리 떼만 보고서
손에 들고 있던 방망이로 사정없이 두들겼습니다.
이로 인해 노모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본생담(本生譚)》

이는 당장 눈앞에서 해를 준다는 명분으로 작은 생명을 함부로 살상한다면
곧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일임을 말해주는 부처님의 전생이야기 입니다.
이와는 정반대인 이야기인데요.

산골에 작은 암자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노 보살이 한 분 계셨습니다.
여든이 다된 노인께서 배추밭에 앉아 나무젓가락으로 무엇인가를 집어
다른 풀잎으로 옮기고 계셨습니다.
가까이 가서보니 배추 잎을 갉아먹는 배추벌레를 하나하나 집어
배추에서 잡초로 옮겨놓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배추벌레를 죽이지 않고 풀잎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부처님의 제자로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어서
힘이 좀 들어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바쁜 세상에 참으로 어리석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물이라도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것은
결국은 자신을 함부로 하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볼까요?

한 시골 청정도량의 작은 사찰에 모기가 극성을 부렸습니다.
노스님은 연신 잡풀을 태워 연기를 피우며,
“숲이 이곳보다 좋지 않니…. 자 모두들 숲 속으로 돌아가세요.”하며
귀여운 자식에게 타이르듯 모기를 숲으로 몰고 있었습니다.
어느 학자가 말하길 시골집에서 모기를 쫓기 위해 연기를 피우는 것은
모기가 연기를 좋아해 연기를 쫓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모기약을 뿌려 한번에 박멸하면 그만인 것을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여 괜한 시간 낭비한다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또한 그까짓 미물을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탓하실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본다면 작은 생명이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노스님과 같은 마음을 지닌다면
어떻게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끔직한 연쇄살인과 택시강도와 같은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겠습니까?
바로 작은 생명을 소홀히 하는 자가 큰 생명도 소홀히 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작은 공덕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큰 공덕도 성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나 아닌 것이 없듯이 불필요한 존재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주법계에 나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 불살생계(戒)

불교의 근본 계율 5계 중 제1의 계는 불살생계(不殺生戒)입니다.
스님들만이 지키는 구족계(具足戒)의 제1계만이
‘음행하지 말라’는 불음계(不淫戒)일 뿐, 나머지 재가계, 보살계, 사미계 등은
모두 불살생계를 제1계로 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계율에서 불살생계를 첫머리에 둔 이유는
생명존중 정신과 자비심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부처님께서 계(戒)의 말씀으로 더불어 잘사는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천상에 태어나고자 하면 먼저 살생을 끊고
금계(禁戒)를 잘 지켜 모든 감관을 잘 다스리며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말라.
남의 재물을 훔치지 않고 남들이 베풀면 기쁨으로 받아서
도적질할 마음을 끊으면 천상에 태어나리.
남의 아녀자와 간음하지 말고 자기 아내에게 만족하라.
자기를 이익 되게 하고 남들에게도 이롭게 하며
거짓없이 진실만을 말하고,
이간질을 멀리 하여 남들을 싸움 붙이지 않으며
서로 등지고 있는 사이를
화합시키는 인연으로 천상에 태어나리라.
남을 모함하여 괴롭히는 추하고 험악한 말하지 않고
자비로운 말을 하여 듣는 사람마다 기쁘게 하며
아무런 이득 없는 허풍을 떨지 않고 때에 적절한 말만을 하라.
남의 재물에 탐욕심을 일으키지 말고
자비로 생명을 해치지 않으며
미움이나 증오심을 품지 않으면 천상에 태어나리라.
업과 그 과보를 믿으며 믿음으로 보시행을 닦으면서
바른 소견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
《잡아함경》

무진연기 무한법계의 실상을 낱낱이 깨치신 부처님께서는
인간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계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흔히 계라고 하면 구속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계(戒)’ 자를 파자하면
창(戈)과 울타리정(廾)으로 항상 자기 자신을 넘보는 유혹에
빈틈없이 지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계를 통해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방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살생의 습관이 굳어지면 살생이 그 사람에겐 진리가 됩니다.
또한 살생을 해야 마음이 안정되는 악업이 뿌리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생명을 보호하고 살리는 데 애쓰는 사람은
그것이 선업이 되어 남을 잘 살게 해줘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러한 선업을 쌓은 사람은 스스로의 생명도 잘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이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자라는데
도움을 주려고 애를 씁니다.
살생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그 마음이 자라면 나중에는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남을 살리는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살계에서 여섯 가지 살생의 유형을 밝혀 놓으셨습니다.
복잡다단한 현대를 살면서 보살계를 한번쯤 염두에 두시고
마음을 맑혀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첫째는 자살(自殺)입니다.
여기서 자살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남을 죽이는 살생행위(殺生行爲)를 가리킵니다.

둘째는 교인살(敎人殺)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여
자신이나 살인행위 당사자 또는 제 3자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하는 것으로 살인교사와 같은 것입니다.

셋째는 방편살(方便殺)은 방법을 동원하여
간접적으로 살생을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곧 자객을 숨겨놓은 길로 가게 한 다음 죽이거나
약을 먹여 태아가 죽도록 만드는 것,
음식물 등에 독약을 넣어 먹는 사람이 죽도록 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넷째는 찬탄살(讚歎殺)은 죽을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죽는 것을 좋아하게 만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하는 것입니다. 살인방조와 같은 뜻입니다.

다섯째는 견작수희(見昨隨喜)는 다른 이가 죽는 것을 보고
따라서 기뻐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 죽은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이거나 미워하는 이거나 막론하고,
죽음 그 자체를 기뻐하면 견작수희가 되고 맙니다.

여섯째는 주살(呪殺)은 주문을 외워서 귀신으로 하여금
사람을 죽이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상과 같은 여섯 가지 살생행위뿐만이 아니라,
살생과 관련된 인(因) 연(緣) 법(法) 업(業)을 모두 짓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위의 여섯 가지 가운데, 살인(殺因)은 곧 죽이고자 하는 한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최초로 일어나는 살심(殺心)이 바로 인이 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살연(殺緣)은 죽이려는 마음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살생할 수 있는 구실이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가리키며,
살법(殺法)은 살생할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도구 등을 만드는 것을 가리킵니다.

살인과 살연과 살법이 무르익으면 마침내 살업(殺業)을 짓게 되는데,
살업은 상대의 목숨을 완전히 끊어서 생명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된 상태,
곧 살생의 행위를 다 마친 것을 가리킵니다.
‘마침내 명을 끊어 업을 이루고 만 것(命斷成業)’이 살업인 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생의 인, 연, 법, 업을 짓지 말 것을 당부하신 다음,
거듭 “일체 생명이 있는 것을 짐짓 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짐짓 죽인다’는 것은 남을 상해할 마음을 가지고 죽이는 것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죽일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잘못하여 살생을 저지르고 만 사람에 대해서는 ‘짐짓 죽인 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상과 같이 부처님께서는 불살생계를 받아 지니는 이들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살심까지도 근원적으로 막아
참된 불자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사찰림을 지키기 위해 산주와 암자 스님과의 다툼이 한창이던 때
공부가 높으신 스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많은 나무를 벌목하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과 같은 분량의 과보를 받는다.”
이와는 반대로 계속되는 악업을 방지키 위해
사람의 명을 단종시키는 경우가 있고
새 생명의 옷을 입히기 위해 일부러 명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묵대사의 일화에 동네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는데
마침 길 가던 스님에게 물고기를 드시게 하며 놀려대니
물고기를 먹고 강물에 배설하니 물고기가 다시 살아 퍼덕이며
물줄기를 따라 헤엄쳐 갔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될 것입니다.
한 고을에 착한 일만 하던 사람이 벼락을 맞아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두고 마을 사람들이 착한 일 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수군댔습니다.
이에 길을 가던 도인 스님이 숙세의 모든 업장을 일거에 소멸시켜
좋은 곳에 태어나게 하기 위해 하늘이 그렇게 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깊이 참회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을 살리기 위한 살생이 있습니다.
이것은 도가 높으신 스님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불자 여러분!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줄 압니다.
자기를 보호하는 자기 계율에 철저한 사람은
남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남의 육신에 대한 배려는 자기의 몸도 다치지 않는 결과를 낳습니다.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파란 불이 켜졌을 때 건널목을 건너는 것은
운전사에게도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을 때리지 않는 사람은
남에 의해 다칠 것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살생의 과보는 무엇일까요?
《불설삼세인과경(佛說三世因果經)》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너희는 온갖 생명 있는 것을 직접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수단을 써서 죽이거나, 죽기를 찬탄하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거나,
또는 주문을 외워 죽게 해서는 안 되느니라.
살생한 과보는 매우 크나니 그 결과는

① 눈․귀․코나 관절 등에 이상이 생기거나 병신이 되고,
② 평생을 두고 병고에 시달리고,
③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관상을 주고 타고나게 되고,
④ 매사에 능률이 오르지 않고,
⑤ 작은 위험 앞에서도 지레 겁을 먹고 광기를 부리며,
⑥ 남에 손에 죽거나 제 손으로 목숨을 끊게 되며,
⑦ 친구도 애인도 없으며,
⑧ 사고사를 당하는 등 천수를 누리지 못한다.”

“하루 종일 살생하고, 남의 목숨을 해치는 것으로 업을 삼으니
부귀빈천이 천차만별이라 집안이 가난하여 비참하기 이를 데 없고,
어떤 이는 두 눈이 멀고, 혹은 귀가 먹고, 벙어리가 되어 말 못하며,
하루아침에 부귀공명이 이슬처럼 사라지는가 하면
일시에 부모를 여의기도 하고,
순간에 처자식을 잃기도 하니 사바세계의 고통과 액난이 끝이 없다.”

이와 같이 살생에는 크건 작건 간에 그 과보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일입니다.
생명은 남녀노소 부귀귀천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 자신에게도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생명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불하고자 하는 수행자나 불자나 할 것없이
누구나 생명을 사랑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제2의 6.25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수행자를 보호하고 살생의 금계를 지켜 생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데
불자들은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 글쓴 날짜 | 2002-06-28 |

조화로운 삶으로의 회향

전통문화 속에서 살아 숨쉬는 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