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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출가하신 출가정신의 실현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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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출가하신 출가정신의 실현

거룩하신 삼보에 귀의합니다.

이제 바야흐로 얼어붙었던 대지가
생명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그동안 정초기도에 동참하시어 기도들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옛말에 공은 닦는 데로 가고 악은 짓는 대로 받는다고 하였지요.
여러분께서 닦은 공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간곡하게 기도를 드린 것처 럼
올해도 정성스런 마음과 삼보에 대해 물러나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한 해를 사시다 보면 반드 시 행복한 결과가 다가올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불 ․ 보살님과 신장님들의 가피와 가호 아래
삶의 보람과 기쁨도 찾아들 것을 확신하면서
오늘의 설법을 시작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런 데 혹시 우리 불자님들께서는
불교의 재일에 관해 잘 알고 계시는지요.
재에 관한 내용 말입니 다.
잘 알고 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재란 본래 부처님과 여러 성문제자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불교의식이었지요.
다시 말해서 재의 본뜻은 신업과 구업
그리고 의업을 정제하여 악업을 짓지 않는 수행을 하고
복업을 짓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후대에 그 뜻이 달라져
부처님과 사 부대중들에게 공양을 드리는 의식으로부터
불 ․ 보살님과 호법신장님께 불공 드리는 것으로 확대되 었습니다.
또 그러한 의식을 중심으로 현재의 일반법회나 애경사가 있을 때
관련된 법회의식을 뜻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내용은 부처님께서 출가한 본의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 서 오늘의 설법 내용은 부처님의 4대 재일과 관련된 내용,
그 중에서도 출가재일에 대해서
“부처 님께서 출가하신 출가정신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출가의 의미와 올 바른 출가정신을 말씀드리고,
다음에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출가하시고 성도하시어 열반하신 참목적이 무엇이고,
이를 본받을 출가의 올바른 의미가 무엇인가를 상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출가재일에 재가불자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그 의의 그리고 실현에 대해서 생각해 보 도록 하겠습니다.

1. 출가의 의미

출가란 일반적으로 가정생활로부터 떠나
걸식하는 수행자로서 유행하는 것,
또는 불교 교단의 수행자가 되기 위해 입문하는 것이지요.
이는 재가 와 대칭되는 말로서, 세속적 번뇌인 티끌을 벗어난다고 하여
출진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출가 의 전통은 인도에 아리아인들이 도래하여
베다를 형성하기 이전인 고대 인도에서부터 존재했다고 합 니다.
즉 인도에서는 기원전 6세기경부터 아리아인들이 본격적으로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받아들 여 오늘날까지 매우 고귀한 삶의 양식으로 존중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출가 하신 것을 비롯하여
출가의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존중되어 왔습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유 교가 국가의 이데올로기로 정착되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 되었지만, 그 이전에 삼국시대부터 고려 에 이르기까지는
귀족들이 출가하는 것이 삼의 이상향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어쨌든 불교대 중을 칠중이라고 하지요,
이 구성원 가운데에서 우바새와 우바이는 재가신자에 속하고,
비구 ․ 비구니 ․ 식차마나 ․ 사미 ․ 사미니등은 출가자에 속하지요.
남자 출가자는 사미로 시작하여 비구 에 이르고,
여자 출가자는 사미니로 시작하여 식차마나를 거쳐 비구니에 이릅니다.
사미승이 되 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관과 의식을 거쳐야 하는데,
그 의식 자체도 출가라고 불립니다.
출가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계시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이러 한 출가에 대한 형태를 네 가지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이 세상의 모든 사 람을 출가자라 하는데,
출가에는 네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신심구출가로,
몸과 마음을 온전 히 불가에 귀의한 출가사문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신출가심불출가로 겉모습은 승려지만
속은 속 세를 떠도는 사람을 말합니다.
셋째는 신재가심출가로, 몸은 비록 산문 밖에서 살지만
끊임없이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넷째는 신심구불출가로, 몸과 마음이 모두 속세에 있으면서
깨달음 을 구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여기서 진정한 출가는 몸과 마음이 모두 출가한 것이 겠지만
부득이 재가신자는 세 번째 신재가심출가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2. 올바른 출가 정신

부처님의 출가정신은 매우 깊은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삶의 근원적인 의문,
즉 인생의 고통을 완전하게 해결하고자 부귀와 영화 등
일체의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처님 출가절에는 부처님의 진정한 출가정신이
이 땅에 다시 구현되기 를 바라봅니다.
이는 유교의식이나 기독교의식의 개선을 위해서나
재가신자의 올바른 신행을 위 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입니다.

옛날 인도에는 인생의 4주기[학습기.가주기.임수기.유행기] 가 있었는데,
인생의 거의 절반을 출가수행의 과정을 밟는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출가정 신은, 전 사회나 국가적인 인생의 병리나 병폐,
부조리 현상인 금전만능주의 혹은 출세지상주의를 치 유하는
처방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출가는 오욕[오근이 오경을 대하 여
일으키는 욕망 또는 재물욕.색욕.음식욕.명예욕.수면욕]을 벗어나
무소유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고통은 모두 ‘나’ 혹은 ‘내 것’이라는 탐욕과 집착에서 오는 것이니까 요.

그러면 부처님께서 여러 경전에 설하고 계시는
출가정신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 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출가에 대해, “부모형제와 이별하고 출가한 사문은
욕망을 쉬고 애욕 을 끊어 자기 마음의 근원과 법의 깊은 이치를 알아서
열반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안으로 얻을 것 이 없고 밖으로 구할 것이 없어,
마음은 진리에도 매이지 않고 업도 짓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 니다.
이것이 온전한 출가정신이지요. 이러한 내용과 관련하여
여러 경전에 나타난 출가의 의미 와 출가수행자의 정신에 대해서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른 가르침을 수지하고 여러 지혜를 닦아, 보리를 증득하기 위해 발심한다.
심심으로 신해하여 항상 청정한 태도로 온갖 부처님들을 공경 하고 존중하며,
법과 승에도 이같이 하여 지성으로 공양하기 위해 발심한다.
보살이 생존하는 중 처음으로 발심할 때, 오로지 깨달음을 구해
마음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일념의 공덕으로 깊고 넓어서 끝이 없을 것이니,
여래께서 설하시되, 한 겁을 다 소비하신대도 능히 다하시 지 못하리라.” <화엄경>

“나는 왕자의 지위를 문틈에 비치는 먼지처럼 보고,
금이나 옥 따위의 보배를 깨진 기왓장처럼 보며,
비단옷을 헌 누더기같이 보고, 삼천대천세계를 한 알의 겨 자씨같이 본다.
열반을 아침 저녁으로 깨어 있는 것과 같이 보고,
평등을 참다운 경지로 보며, 교 화를 사철 푸른 나무와 같이 본다.” <사십이장경>

위의 내용들을 보면 현실적인 면에서
점점 이상적인 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불교에는 현실적인 고통의 해결에서 열반을 추구하지만
대승불교가 되면서 점차 깨달음이란 이상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는 것입니다.
특히<사십이장경>에서는 부처님의 출가를 아주 이상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출가에 대해서 임제 스님은 <임제록>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대저 출가한 사람 은 모름지기
평상 그대로의 참되고 바른 안목을 잘 가려내야 한다.
그리하여 부처와 마군을 구분 하고 참됨과 거짓을 구분하며
범부와 성인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이와 같이 가려낼 수 있다면 참된 출가라고 할 것이지만
부처와 마군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저 한 집에서 나와 또 다 른 집으로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
이는 업을 짓는 중생이지 진정으로 출가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 다.
지금 한 개의 부처인 마군이가 있어서
같은 몸이 되어 나눌 수 없는 것이 마치 물과 우유가 섞여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거위의 왕은 우유만 먹는다.
눈 밝은 도인이라면 마군과 부처를 함 께 내쳐버린다.
그대들이 만약 성인을 좋아하고 범부를 싫어한다면
생사의 바다에 떴다 잠겼다 할 것이다.”

출가하여 불문에 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니 진정한 불자됨 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특별한 조작이 없는 평상심 그대로
참되고 바른 견해를 가 려내는 일일 것입니다.
또 무엇이 부처며 무엇이 마군인지도 가려내야 합니다.
무조건 믿으면 미 신이 되어버리지요.
그래서 진실과 거짓, 범부와 성인도 가려낼 줄 알아야 하지요.
이런 능력이 없다면 출가 또는 불자란 단지 한 집에서 나와
다시 한 집으로 들어가는 일에 불과합니다.
업장 을 소멸하려 와서 오히려 다시 업장을 짓는 중생이 되고 맙니다.
일개의 부처인 마군이가 있다고 하 였습니다.
때로는 부처라고도 하고 때로는 중생이라고도 하고 때로는 사람이라고도 합니다.
여기 서는 ‘부처인 마군’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인 아귀도 가능하고 부처인 아수라도 가능하지요,
인간은 본래로 수많은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수시로 그 하는 꼴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눈이 밝은 사람은 부처도 마군도 한꺼번에 놓아버립니다.
그 사람 앞에는 성인도 범부도 존재할 수 없지요.
범부와성인을 나눠 놓고 싫어하고 좋아한다면
생사의 바다에 출몰하는 것을 면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마음 안에 중생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부처를 짓고,
중생 의 마음 안에 부처님이 순간순간 진리를 깨닫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 순간을 영원으로 살면 부 처님의 삶입니다.

올바른 출가정신이란 위없는 깨달음을 얻어
모든 고통을 벗어나고 일체중생 을 구제하려는 위대한 정신인 것입니다.
결코 삶의 회피나 도피처가 아닌 것이지요.
가장 적극적 인 삶의 자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쩌면 출가정신이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목적이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한 번 더 깊이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3.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진정한 의미

먼저 부처님께서 이 세상 에 출현하시어 출가하시고
도를 깨달아 열반의 모습을 보이신 것은
만인의 고통과 근심을 벗어나 참된 행복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우리의 삶은 고통이 반드시 수반되기에
그 고통을 해결하고자 출가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진정한 출가는 헛된 생각이나 부질없는 말과 행동 을 떠나 진리를 생각하고
진리에 부합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다 익히 잘 알고 계시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 어나신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님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겪었고 사문유관을 통해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고통을 목격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야 하는 애별리 고,
미운 사람이나 환경과 어쩔 수 없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원증회고,
어떤 일을 성취하 려고 애쓰지만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
이 몸을 위해 봉사하고 우리의 오감으로 들어와
쌓여 있 는 모든 고통이 치성한 오음성고 등
수많은 약육강식의 현실적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까 명상에 침잠 하여
사색적인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큰 자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즉 고통 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있어야 참된 불교공부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어서, 늦게 얻은 아들 이 왕위를 계승하여
세속적 부귀와 영화를 누리기를 바라는 정반왕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 다.
궁궐에서는 왕자의 슬픈 번민을 씻어주기 위해 매일같이 즐거운 잔치가 벌어졌지만
왕자의 명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왕위를 계승할 자격을 가지는 싯다르타 태자는 나이가 차서
아 쇼다라 공주를 맞이하여 결혼을 하였으며 아들도 갖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태어났다는 말에 태자는 “아들이 생겼구나. 장애가 생겼구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충격적인 말이지요, 우리는 일반적으 로 자식이 태어나면
기뻐하고 축하하는데, 태자는 장애가 생겼다고 하였습니다.

소중한 2세 의 탄생을 장애로 여긴 싯다르타 태자는
고통을 해결할 영훤한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출가의 길을 결 심합니다.
카필라성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문지기들이 궁궐문을 굳게 지키고 있었지만
태자는 애마 칸타카를 타고 궁궐의 높은 담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마부 찬다카만이 칸타카의 고삐를 잡고 동행했습니다.
한 나라의 군왕자리를 놓아버리고
“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해방시키리 라”는
구도의 염원으로 출가를 결행한 것입니다.
그때 태자 나이 스물 아홉 살이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위대한 포기라고 합니다.
즉 부귀와 영화가 약속된 한 개인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생명들의 행복을 위해 회향한 것이지요.
부처님의 출가는 이렇게 위대한 포기였습니다.
부처님은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신 후에,
“내가 출가한 것은 병듦이 없고, 늙음이 없고, 죽음이 없고,
근심 ․ 걱정 ․ 번뇌가 없고, 더러움이 없는 가장 안온하고
행복한 삶을 얻기 우해서였다 (<중아함경>권5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무상정등정각을 얻은 후에도 제자들에게 출가에 대해서 다음과 밝히고 있습니다.

“비구들이여, 출가 걸식 생활은 온갖 생활 가운데 가장 낮은 생 활이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훌륭한 사람들이 굳이 이 생활을 하는 것은
거룩한 까닭이 있기 때문 이다. 그것은 왕에게 강요당해서도 아니고,
도적들에게 쫓겨서도 아니고, 빚을 졌기 때문도 아니며,
두렵고 무서워서도 아니며, 살기가 어려워서도 아니다.
중생들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 면
근심 ․ 걱정 ․ 고뇌속에 빠져 있다.
괴로움에 빠겼고, 괴로움에 포위되어 있다.
그 축 적된 괴로움을 멸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미 약속된 왕자의 지위 마저 버린 싯다르타의 출가는
일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무상대도의 실천행인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일반적으로 출가를 말할 때는 네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가운데 몸과 마 음의 출가입니다.
여기서 몸의 출가라고 하는 것은 형상적인 출가를 말하는 것이고,
마음의 출가 는 그야말로 진정한 출가를 말합니다.
온갖 번뇌의 불길이 일어나는 불타는 집에서 뛰쳐나와서
진리의 언덕에서 진리의 법대로 살아가는 것,
이것을 마음의 출가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출가의 참된 정신은 겉의 형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에서 추구하는 것이지요. 번뇌에서 뛰쳐나 와
진리의 언덕에서 진리의 법대로 사는 것이 출가라고 한다면,
불자라면 마땅히 출가의 정신을 오뚝하게 세워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진리에 입각한 생활을 해야 하고 진리의 평화와
완전한 행 복을 누리기 위해 정진해야겠지요.

부처님은 출가 후 깨달음을 얻기 위해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결심을 하십니다.
“나는 무상보리를 이루어서 기필코 최상의 법륜을 굴릴 것이다.
위없 는 깨달음을 이루어서 감로를 온 중생에게 뿌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어떠한 고난, 어떠한 죽음을 가져오는 고통이 있다 하더라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러한 결단에 찬 의지가
만인의 행복과 평안과 연결돼 있고 그와 같이 확신에 찬
정진력이 무상대도를 이루게 한 것이지 요.
출가는 진리를 향한 결단심, 보리심을 발하여
지혜의 몸을 얻어 일체 중생을 위한 대자비의 실현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범부세간이
번뇌에 근거하고 있다 는 것을 자각하면서
번뇌가 다한 불멸의 진리를 깨우치려 다짐해야겠습니다.

또 <유마경 >에서 “모든 악한 것을 멀리하고,
삿된 소견을 꺽어버리며, 허망한 모습이나 현상 경계에 사로잡 히지 아니하고,
번뇌에서 벗어나 결박에서 빠져 나와 흔들림이 없으며,
안으로 기쁨을 머금고 모 든 사람을 도와주며,
흔들림이 없는 깊은 마음으로
모든 허물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출가 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서산 대사는 <선가귀감>에서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가 아니며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고 한 것 도 아니며, 명예나 재산을 구해서도 아니다.
오로지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며,
번뇌 의 속박을 끊으려는 것이고 부처님의 지혜를 이어가려는 것이며
고통받고 있는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 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평안과 명예와 재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생사의 고통과 번뇌를 벗 어나 부처님의 지혜를 잇고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출가의 진정한 정신이란 것이지요.

또한 원 효 스님은 출가수행을 뜻하는 사문을‘근식’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즉 ‘부지런히 선정과 지혜를 닦아 모든 번뇌를 쉬는 이’를 사문이라고 하였고,
또 “세속에 연연하지 않는 것을 출가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출가는 헛된 생각이나 부질없는 말과 행동을 멀리 떠나
진리를 생각 하고 진리에 부합된 행동을 하는 것이라 하지요.

몇 년 전 입적한 일타 스님은 출가에 대해
3 종 출가와 4종 출가로 나누면서
“생사운회의 세계인 욕계와 색계, 무색계인 삼계를 완전히 벗어나야 하며,
몸과 마음과 함께 출가한 발심수행자의 길을 가야 참다운 출가자라 할 수 있다”고
강조하 였습니다. 결국 출가는 아만과 집착에 빠져 있는 작은 나를 버리고
모든 중생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완벽한 진리를 깨달아 실현하여
그 실천방편을 여러 중생들이 얻게 하기 위한 구도의 길인 셈입니 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세속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며,
세속으로부터 탈피하는 것도 아 니라는 것입니다.
출가의 진정한 의미는 세속의 문제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는 것이지요.
즉 세속 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출가입니다.
평소 세속적 욕망의 늪을 벗어나 ‘진리의 빛’을 찾아 나 서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를 진리의 세계로 승화시킨,
세속적 욕망을 버린 현실이 있는 그대로 진리의 세계로
들어설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출가의 정신인 것이죠.

그러면 세속 의 문제는 무엇이며 누가 만들어 내고 있나요?
세속에는 본래 그 어떤 문제도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내 자신에게 있는 것이며,
그 문제는 내가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나에 게 문제가 없을 때 세속에 아무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진정 세속을 초월한 사람이 란 세속을 떠난 사람이 아닌,
세속에 아무런 문제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부처님 께서 출가하신 진정한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재가불자의 현실 속 출가는 무엇일까요?

4. 재가자의 출가정신 실현

출가수행자들과 달리 재가불자들이
부처님 가르침대로 일 상을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생업에 종사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주변에 닥쳐온 갖가 지 일들을 헤쳐 나가면서
삼보를 받들어 공경하고 존경하며 예배하고 기도하면서 참회도 하고,
가난한 이웃도 돌본다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재가불자들의 삶은 부처님 당시나 지금이 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재가불자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출가자들의 삶에 정기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육재일 배려하셨습니다.
재라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산스크 리트 ‘우포사타’를 한역한 것인데,
‘삼가하다, 부정한 것을 피하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 다.
즉 일정한 날에 계율을 지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부처님은 육재일을 정하여 한 잘에 최 소 6일은
반드시 꼭 계를 지키며 청정한 생활을 하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재가불자들이 단순히 부 처님을 믿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가수행자들의 수행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한 것이지요.

이 육재일이 바로 오늘날 행해지는 각종 재일의 시초가 되었던 것입니다.
육재일은 매월 음력3일.14일.15일.23일.29일.30일인데,
이 재일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재가불자들이 출가수행자와
똑같이 여덟 가지 계를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여덟 가지계는 팔관재 또 펄재계라 고 하는데, 그 내용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는 오계에다 ‘높고 넓은 침상을 쓰지 말고,
노 래하고 춤추거나 일부러 가서 구경하지 말며, 향수나 꽃.보석 등으로 치장하지 말고,
정올가 지나서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육재일은 부처님 시대에
재가불자들의 신행이 얼마 나 철저하였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세속의 일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재가불자라 하더라도
7일에 서 8일 간격으로 출가수행자들의 생활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참불자로서의 자기 점검과 출가수행자들 에 대한 존경심과 귀의하는 마음을
확고하게 다져 나갈 수 있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율장에서도 ‘팔관재를 실천하지 않으면 우바새가 될 수 없고,
우바이도 될 수 없다’라고 하여 재가불자들이 철 저히 재일을 지켜 수행토록 하였습니다.
심지어 재일에 전혀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재가불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상과 같은 육재일의 불교 전통은 점차로 변하여 십재 일이 되었습니다.
십재일은 육재일에다 1일.18일.24일.28일을 더한 것으로,
각 재일에 특정한 부 처님과 보살들을 배치하여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아는 말씀을 드리니 얼굴들이 밝아져서 참 좋았습 니다.

그렇습니다. 불교의 재일은 단순히 기도나 공양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출가의 삶을 본받아 정진하는 날입니다.
이와 같은 재일의 본래적 의미와 가르침을 오늘에 실천하기 위해서
재가불자들은 매주 일요법회에 참석하거나,
보름 간격으로 철야정진이나 일일출가를 하셔서 보 다
적극적인 불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매월 초하루는 정광 재일로서 연등불이라고도 하시는 분의 기념일이죠,
저<금강경>에 나오는 석가부처님의 스승 말 입니다.
초하루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분들을 향하여
한 달의 무사태평과 소원을 비는 기도하는 날이지요.
특히 화엄성중의 104위로서 상계, 중계, 하계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의 화현인 신들 에게 공양을 올리는 의식말입니다.
그리고 보름은 아미타재일로서 영원한 생명과 지혜를 얻어
무 상정등정각을 얻기 위해 극락왕생을 비는 날이지요.
그 외 몸이 아픈 이를 위해서는 약사여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장보살, 염불의 공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세지보살, 우리의 삶에서 모든 고통의 소리를 듣고
구제해주기를 바라기 위해 관세음보살,
500대원을 성취하여 일체 중생 을 고통의 세계에서
안락의 세계를 감득하기 우해 석가모니불 등등을 기립니다.
아울러 이러한 각종 재일의 생활을 우리의 일상생활로 확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이 부처님의 출가정 신에 대한 의미는
우리의 신행생활인 매월의 재일들과 깊이 연결된 것입니다.
우리와 똑같은 평 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영원을 사시는 분으로 승화하신 부처님이시지요.
그러므로 ‘부처님의 출 가재일에 생각해 보는 출가정신’은
바로 우리의 삶을 영원한 행복의 터전으로 이어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 글쓴 날짜 | 2007-03-22 |

부처님의 열반절과 그 교훈

방생을 통해 정토를 가꾸는 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