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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최초의 학교, 부모는 최고의 스승
가정은 최초의 학교이자 평생의 학교, 사회의 심장
오늘은 자녀가 태어나서부터 평생토록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르침을 주시는 위대한 스승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분이 누군인지 아시겠습니까?
바로 부모님 여러분들입니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만큼 불완전한 존재도 없습니다.
다른 포유류들은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저 혼자 돌아다니고 먹이를 구합니다.
스스로 어느 정도의 생존능력을 갖추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없으면 생존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신체적 조산아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부모님과 눈을 맞추고, 방긋 웃고,
뒤집기를 하고 기어 다니다가 걷습니다.
이때 부모님은 손도 잡아주고 “잘한다”하고 박수도 쳐주고
혼자 서고 걸을 수 있도록 손을 놓아줄 때
아기는 몇 번씩 넘어지고 그러다가 비로소 스스로 걷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면 아이는 저 혼자 크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가 크는 것을 보면서 부모도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을 만끽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가정이 행복하고 건강하면 가족원이 행복하고
그들이 모여 있는 사회가 건강합니다.
그래서 가정은 이 사회의 심장과 같습니다.
가정에 걱정이 있고, 불안이 있으면 사회도 건강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요즘 우리 사회는 어떻습니까?
청소년 오토바이족이 경찰을 공격하기도 하고,
가정파괴범이 증가하고, 은행 강도도 많고,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노인을 학대하는 등 말하자면 윤리적으로 걱정스러운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러다가는 지금은 둘째 치고 앞으로의 사회가
어떻게, 어디로 흘러갈지 진짜 걱정입니다.
미래가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미래가 불안하면 현재가 편치 않습니다.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지요.
미래학자로 유명한 앨빈 토플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 들어보셨지요? 우리나라에도 왔던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고
연구하여 미래를 예측한 학자입니다.
앨빈 토플러가 말하기를 “미래의 사회는
지식이 모든 생산수단을 지배한다”고 하였습니다.
지식교육과 윤리교육의 균형 : 똑똑한 아이와 착한 아이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사회는 지식이 모든 생산수단을 지배한다고 하면서
가정교육을 통해 얻어진 지식이 포함되지 않으면
지식의 생산성을 올바르게 계산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학교교육을 통한 지식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은
졸업장이나 성적증명서를 통해 또는 자격증이나 수료증으로 알 수 있지만,
가정교육을 통해서 갖게 되는 생활지식은 누가 얼마만큼 가지고 있는지
그 성적을 재는 방법이 없고, 평가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앨빈 토플러는 왜 그러한 말을 했을까요?
사람이 인간답게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데는 학교교육보다 가정교육이 더 중요한데,
우리는 학교교육에 치중해서 가정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 스님이 조금 전에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청소년 오토바이족이 경찰을 공격하기도 하고,
가정폭력이 증가하고, 은행 강도도 많고,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노인을 학대하는 그런 예를 들었지요?
그러한 사건들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의견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것은 그만큼 사건마다 이유가 있고 또 다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한 가리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자기 밖에 모르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쌩쌩 달리면 기분이 좋고 신나겠지만,
그로 말미암아 주변 교통에 지장을 주고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경찰이 단속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자기들이 신나게 노는 것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경찰을 공격하는 겁니다.
나의 행동으로 인해서 이웃이 겪게 되는 고통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득이나 자신의 즐거움만 생각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녀가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경제적으로 안락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사회적 지위가 있고 경제력 있는 분들을 본받으라는 말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 다닐 때 공부도 잘하고 좋은 대학 나오고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더니 부모가 떠받을어 주고,
힘든 일이나 살면서 꼭 필요한 청소난 심부름도 면제받으며,
좋은 것은 항상 내가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나누는 기쁨에 대해서는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의 성정(실적)을 올리는 일과
자기의 기쁨을 크게 하는 것에는 머리가 잘 돌아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는 일은
우리가 살면서 정말 중요한 덕목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장에서도 성적증명서에서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청소를 깨끗이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바른 방법으로 돈을 벌고,
새치기를 하지 않고 줄을 잘 서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며 생활하게 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인의 윤리이기도 합니다.
지식은 학교에서 또는 학원에서 배울 수 있지만
윤리의식은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또 배운다 해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배우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윤리는 실천이 되었을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머리로 따지고,
계산하고, 생각할 겨를 없이 생활현장에서 곧바로 실천될 때 진가가 발휘됩니다.
그래서 윤리교육은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부모님과 함께 생활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하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어린시절에 익혀야 하는 것입니다.
몸소 실천하여 체험해 보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은 글귀를 많이 외워도 이익될 것이 없고 잘 외워도 훌륭한 것이 없다.
이는 목동이 주인의 소를 아무리 많이 세어도
자기의 소는 한 마리도 없음과 같다.
《중일아함경》
공자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은 원래 서로 같다고 하여도 습관이 서로 달라짐으로써
끝내는 서로 아주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말에서도
좋은 행동을 반복해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스님들이 행자의 과정을 거치는 것과도 유사합니다.
불자님들께 한 번 여쭙겠습니다.
잘 듣고 솔직히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똑똑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습니까,
착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습니까?
똑똑한 아이로 키우려고 했습니까, 착한 아이로 키우려고 했습니까?
똑똑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면 좋은데….
착하기만 하면 이 세상을 살기 힘들 것 같으니까 일단
똑똑한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내 것을 빼앗기지 않고 잘 지켜야 하고 남보다 한 발 앞서서 나가야 하고
남이 가져가지 전에 가져와야 하고 그러려면 착한 것보다는 똑똑해야겠지요?
자! 스님이 한 번 더 묻겠습니다.
불자님들은 부처님의 제자입니까? 아닙니까?
당연히 부처님의 제자라고 대답하시군요.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불교란 ‘제야막작 중선봉행’,
이라고 하셨는지 착한 아이로 키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이 재산이다. 인적자본의 관리는 흔들림이 없어야…
도대체 무엇이 맞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가?
고민이 좀 되십니까? 고민이 되신다면 성공입니다.
현대사회는 좀 다양합니다.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창의성도 있어야 하고 독특한 개성이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학자인 슐츠는 사람도 투자의 대상이라고 하면서
이를 인적자본이라고 불렀습니다.
인적자본은 개인자본과 관계자본으로 구분되는데
이 둘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개인자본은 무엇이고 관계자본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개인자본은 혼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개인자본이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정 기술이나 지식이라면,
관계자본은 둘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면서 발휘되는 기술이나 자본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자본은 컴퓨터를 조립하는 기술이나 대학 졸업성적 등이라면,
관계자본은 서로 화해하는 방법, 리더십, 양보할 줄 아는 미덕,
문제해결 능력 등입니다.
개인자본은 투자의 결과가 개인한테 돌아가지만
관계자본은 투자의 결과가 본인은 물론 옆 사람, 이웃, 사회로 확산되기 때문에
관계자본은 사회자본이 되어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가정교육으로 배운 지식이란 슐츠가 말한 관계자본의 씨앗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면 최초의 스승으로서 부모님들은 다양성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있게 그 역할을 잘 하려면 어떠한 신념이 필요할까요?
그것은 바로 자녀들을 믿는 것입니다.
무조건 자녀를 믿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불성을 믿으시면 됩니다.
“일체중생 개유불성, 이라 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자녀의 가능성을 믿고 북돋워 주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착함이라는 행위와 함께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심어주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출현은 믿음에서 난다.
모든 과보는 업에서 일어나고, 모든 결과는 인에서 일어나며,
모든 업은 습기에서 일어나고 모든 부처님 나심은 믿음에서 일어나고…
《화엄경》80권본, 〈입법제품〉한글장(인터넷판)1962-1971쪽
가정교육의 실천방법 : 자녀의 눈높이에 맞게
자, 그러면 마지막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가정교육을 실천할 것인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래 불교에서는 방법이라는 말보다 방편이라는 말을 더 잘 쓰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편을 쓰셨는데
그 중에서도 중생의 근기에 다라 법을 설하고 교화하였다고 합니다.
현대적 입장에서 말하자면 부모가 자녀의 눈높이에서
그 수준에서 알맞은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기에 따라 비유를 들어 설명하거나 문답을 통해 질문하고 대답하기도 하고,
자녀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과거의 행위와 연결지어
인연으로 설명할 수도 있고,
수기설법으로 본인의 가능성을 믿으며 정진하도록 동기유발을 할 수도 있고,
직관적으로 어떤 힌트를 주어 발달을 도와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 중에 오늘 스님은 수기설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전생에 선혜 보살로 있을 때
연등부처님께 수기를 받은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선혜라는 젊은 수행자가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는 큰 서원을 세우고 몸과 마음을 열심히 닦았다.
어느 날 선혜는 연등부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아름다운 꽃을 공양하려 하였다.
선혜는 부처님께 올릴 꽃을 구하려 하였으나
마을에는 꽃이 한송이도 없었다.
그는 연꽃 일곱 송이를 가지고 가던 처녀에게 사정한 끝에
은돈 500냥을 주고 간신히 다섯 송이를 샀다.
이윽고 연등 부처님이 마을에 오셨을 때 선혜는 연꽃을 부처님께 바쳤다.
선혜는 연등 부처님이 진흙 위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얼른 옷을 벗어 깔았다.
그리고 머리를 풀어 진흙땅에 덮었다.
연등부처님은 선혜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선혜야. 너는 반드시 다음에 부처가 되리라”
선혜는 그 후로 도를 이루어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었다.
물론 부처님께서는 전생 무수겁에 이르는 기간을 거쳐
수행정진한 결과로 부처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도 알고 보면 이처럼 연등 부처님의 수기설법을 통해
믿음을 확고히 한 결과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입시를 치르는 청소년 자녀이든 직장생활을 하는 중년의 자녀든,
모두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기대를 받고 스스로 기대를 믿으면,
기대에 알맞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자기 충족 예언이라고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앞에서 말한 수기설법입니다.
사람은 주변의 중요한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아주느냐에 따라서
행동이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불자 여러분! 가정은 최초의 학교이며 평생의 학교입니다.
그래서 가정을 수행자라고도 합니다.
가족 모두가 불성이 있음을 믿고 가족의 가능성을 믿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서로 도와주면서도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고,
필요한 생활수칙은 생활 속에서 녹여내어
어릴 때부터 몸에 배게 한다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하고, 회사에서 실적이 아무리 높을지라도 가족 간에,
친구 간에, 직장동료들 간에, 이웃 간에 관게가 좋지 못하다면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무엇을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입니까?
서로 마음을 나누고 그 마음이 옆으로 이웃으로 전파되어 나갈 때
행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한 해를 보내시면서 가정과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한 번 생각해 보시고,
스승님으로서 부모님의 역할은 얼마만큼 하셨는지도 한번 확인해 보시고
마음을 나누는 연말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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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7-0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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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