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무더웠던 올 여름은 차라리 원망스럽기까지 했다고들 합니다.
그러던 것이 그제는 한줄기 시원한 빗님이 내리시고,
그 사이로 흩날리는 바람은 이내 가을이 왔음을 짐작케 해 주었습니다.
청량사 산사음악회, 그 네 번째를 준비할 때가 왔나봅니다.
세 번째, '하나되는 세상, 청량사 산사음악회'가 막 내리고 이번 네 번째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또 어떤 한해를 보냈던 것일까요?


무엇보다 우리가 살면서 평생에 듣지 않으면 더 좋을 말들을 귀에 익히게 되어 안타까웠습니다.
탄핵, 테러, 연쇄살인... 이렇듯 우리에겐 생소했던 단어들을 말이지요.
뜨거운 여름을 보내면서 그간 우리를 슬프게 하고 부끄럽게 했던 이 모든 것들을 모두 함께 보내 버리고 싶었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하지만 말처럼 쉽게 이루지는 못했던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를 함께 노래하고, 함께 실천하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서로 다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손을 잡고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의 노래를 불러보려 합니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 남을 믿지 못하는 마음,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모두 떨져 버리고 자비와 사랑으로 평화를 불러보려 합니다.

청량사 산사음악회, 그 다섯 번째 기다림엔 자비롭고, 서로 사랑하고, 그래서 평화로운 세상이 더불어 있기를 발원드리옵니다.

 

불기 2548(2004)년 9월 18일
청량사 주지 석 지 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