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무더위가 한창이더니 어느덧 가을입니다.
가을에는 모든 만물들이 저마다 한해살이에 대한 수확을 거두는 결실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결실이라는 의미는 두가지의 의마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해살이의 결과를 열매로 맺는다는 의미가 있고, 다른 하나는 열매의 효용성이나 나 아닌 다른 이에게 주어짐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갖기에 베푼다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결실이란 맺음과 베품을 통한 새로운 시작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가을은 자신의 삶과 다른이의 삶, 그리고 삶과 삶들이 만나지는 인연관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사색의 계절이 아닌가 합니다.
사찰에서도 이 무렵이면, 여름 안거기간 동안 제방(諸方)의 수행처에서 용맹정진(勇猛精進)했던 수많은 스님들이 각기 얻은 수행의 증과(證果)를 중생들에게 널리 베푸는 회향(廻向)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두 분 스님께서 창건하신 이래 올해로 개산(開山) 1388년을 맞는 이곳 청량사도 그러한 수행가풍과 회향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는 청정한 수행도량입니다.
이러한 청량사에서 1338년의 수행공덕을 회향하는 자그마한 향연을 준비했습니다.
결실과 베품의 계절인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이 곳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와 몸짓으로 환희로운 마음을 모든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즐겁게 동참하여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 음악회가 여러분 모두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성불하십시오.


불기 2545(2001)년 9월 15일
영주시 장애인복지관 관장/청량사 주지 석 지 현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