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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정사, 솔바람이 뜰을 가득 메운 선비들의 집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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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정사, 솔바람이 뜰을 가득 메운 선비들의 집


△ 켜켜이 세월이 묻어 있는 선비의 집, 오산당

아침 햇살을 등에 지고 산길을 오른다.
나무마다 이슬을 터는 바람 소리가 낭랑하고
산과 바위들이 빨갛게 불길 속에 타고 있다.
가끔 바람이 와서 잠든 나무를 깨우고
빨간 산단풍 눈 틔워 파닥거린다.
마알간 하늘엔 양떼구름이 한가롭고
청량산엔 불그스레 가을이 뜸 들고 있다.
청량사가 보이는 마루턱에 앉아 단풍과 등 맞대고
산과 바람 사이에서 태어난 청량사를 훔쳐본다.
햇살마저 숨 죽인 아침 나절 청량산 오산당엔
바람이 솔잎을 흔들고 솔잎은 바람을 흔들고 있었다.


△ 푸른 하늘 구름은 무심하고 솟대만이 바람 속에 있다

청량산은 거침없이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며 암벽마다
뿌리를 박고 들어서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주는 소나무와
까마득한 천 길 낭떠러지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그 무엇 하나 사랑스럽지 않 은 것이 없다.
이 돌산을 퇴계는 10년에 한 번 정도 입산하며
자신의 학문을 완성시켰다.
퇴계는 청량산을 오르며
“나무들이 어려움을 참고 갖은 고생을 하여
싹이 자라 성장하는 것을 보면,
인간이 살아가고 생물이 자라 움직이는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고
산행의 의미를 이야기하곤 했다.
이러한 퇴계의 유적으로 ‘청량정사’(일명 오산당)가
지금도 연화봉 과 금탑봉 사이의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김도화(金道和)가 쓴 오산당 중건기에 의하면
“이 당은 퇴계 선생이 공부하던 곳에
사림들의 합의로 1832년(순조 32) 창건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 후 이 곳 청량정사는 청량의진이 조직되어
의병 항쟁의 근거지로 되었다가
일본군의 방화로 소실 되었던 것을
1898년 사림의 합의로 공사를 시작하여
3년 만인 1901년 다시 중건하였다.
이 때 오산당의 각 건물의 이름은 옛 건물의 이름을 사용하여
오산당, 운서헌, 지숙요, 유정문으로 명명하고
이를 합하여 ‘청량정사’라 하였다.
청량정사는 일찍이 송재(松齋) 이우(李 ○, 1469~1517) 선생이
이곳에 정자를 건립하여 조카 온계 해와
퇴계 이황, 조효연, 오언직 을 가르치던 곳이다.
특히 퇴계는 이곳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며 후학을 가르치고
‘도산십이 곡(陶山十二曲)’을 저술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인해 퇴계가 공부하던 곳에
후세에 그 의 문인들이 건물을 짓고
선생의 뜻을 기려 오산당(吾山堂)이란 이름을 붙였다.


△ 움트는 그림움 속으로 햇살이 청량정사에 내려앉는다.

‘오산당’이란 당호는 퇴계가 쓴
주세붕의 ‘청량산록발문’중 ‘오가산(吾家山)’이라는 글에서 따왔는데
이는 “청량산은 나의 숙부가 독서하시던 곳이고
중형도 독서하셨고 나 또한 이곳에서 공부했으니
이 산은 우리집 산이다.”라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또한 ‘운서헌(雲棲 軒)’은 퇴계의 청량산 시(詩) 중
‘입산편’에 “다시 우리가 고요히 구름 머물 듯함을
어여삐 여긴다.(更憐吾黨靜雲樓)”에서 얻었다.
‘지숙료(止宿寮)’는 ‘논어 미자(微子)편’ 에
“붙들어 묵게 하고 닭 잡고 밥 지어 먹이다.”에서 얻었다.
유정문(幽貞門)이라는 말은 ‘주역’의
‘이도탄탄, 유인정길(履道坦坦, 幽人貞吉)’에서 가져온 말로
퇴계의 ‘한서암’의 싸리문을 유정문이라 하고
도산서당의 출입문인 싸리문이 유정문 인 것에서 연유했다.
1901년 중건 시 지난 날 없던 담장을 새롭게 만들고,
또한 퇴계가 일 찍이 산중에 물이 없음을 한스럽게 생각하던 것을 생각하여
집 뒤에 땅을 파고 물을 끌여들 여 작은 연못을 파고
돌확을 만들어 물이 잘 빠지게 하고,
이름하여 ‘부우당(浮友塘)’이라 했다.
청량산은 어느새 잘 익은 빨간 능금 같은 산으로 바뀌고 있었다.


△ 푸르고 푸른 하늘 앞에선 우리는 늘 부끄럽다

오산당 뜨락에 뒹구는 낙엽 소리에 가을은
사락사락 쌓여만 가고 돌아오지 않을 세월을 향해
나뭇잎 들은 손을 흔들어댄다.
풍경을 흔들며 그리움을 삼키는 바람.
물기운 넉넉한 아침 햇살. 아침 나절 오산당 옥빛 하늘 아래 솔바람은
하늘을 쓸다가 가슴속 노래로 남는다.
오산당 마 루에 걸터 앉아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제사 하늘의 구름이 흰 것을, 바람이 무심한 것을 알 것 같다.
오늘은 노을 꽃을 좋아하는 오산당에서 붉어가는 산에게
차 한잔 건네고 울지 않는 풍경에게 바람 한 줄기 보내고 싶어진다.
격정의 하늘 꽃 그 빛의 향연이 끝나는 시간 나는 바람으로 산을 내려 온다.



△ 청솔 바람 속에 든 오산당과 초막산방
| 글쓴 날짜 | 2005-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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