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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적 가치를 두고 학계에서 논란이 일었던 통일신라시대 불상 '청량사 건칠불'이 4년 만에 다시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비롯한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건칠불(乾漆佛)은 삼베나 종이로 틀을 만든 뒤 반복적으로 옻칠을 해서 만드는 불상이다. 청량사 건칠불은 높이 90㎝, 어깨 너비 54㎝, 무릎 너비 72㎝ 크기이며, 1560년과 1715년에 중수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불상은 2009년 청량사가 보물 지정을 신청해 2012년 보물로 예고됐으나 반론이 제기돼 지정이 보류됐다. 당시 보물 지정에 반대한 측은 청량사 건칠불의 얼굴이 석굴암 본존불과 지나치게 흡사하고, 20세기에 통용된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들어 근대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최근 미국 베타연구소에 의뢰해 건칠불 안쪽에 있는 직물의 절대 연대를 분석한 결과, 직물 제작 시기가 8∼9세기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이 불상에 대해 "보물 제999호인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랑과 함께 우리나라 건칠불의 시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중요한 조각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신라 문화권에서 나온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과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일괄'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부산 복천동 11호분 피장자의 오른쪽에서 발견된 금동관은 경주에서 발굴된 5∼6세기 금관과는 다른 형태가 특징이다. 경주 금관은 관의 밑동인 대륜(臺輪)에 '출'(出)자형 장식이 있지만, 복천동 금동관은 나뭇가지 모양 장식이 달렸다. 또 대륜에 물결무늬가 새겨졌고, 장식의 끝 부분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는 것도 독특하다.
양산 금조총 유물 일괄은 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금제 굵은고리 귀고리, 금제 팔찌, 은제 허리띠, 청동제 초두(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사용한 그릇) 등과 국내에는 유일한 금제 조족(鳥足, 새 발 모양 장식물)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유물 중에는 조선시대 문화재인 '정조 어찰첩'과 '조선경국전'도 있다. 정조 어찰첩은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인 정조가 1796∼1800년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 300통으로, 대부분 정사(政事)와 관련된 내용이어서 당시 정국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수원화성박물관에 있는 조선경국전은 조선의 개국 공신인 정도전이 1394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통치 방향을 정리한 책이다. 개인이 편찬한 서적이지만 후대에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의 모체가 됐다.
이외에도 1654년 승려 15명이 참여해 만든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양천구 본각사에 있는 '묘법연화경 권5∼7'과 서울 은평구 심택사가 소장한 '묘법연화경 권4∼7'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