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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뢰야연기론 - 두 가지 인과응보
그러면 이러한 아뢰야연기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착한 행동이든, 악한 행동이든 우리가 짓는 모든 업들은
씨앗으로 아뢰야식에 저장되었다가,
성숙한 후 적정한 시기가 되면 다시 우리가 체험하는
길흉화복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는 자업자득적인 인과응보이다.
그런데 유식학에서는 이 이외에
또 다른 인과응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인지적 성향이 겪게 되는 인과응보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은연중에 갖게 된 세계관과 자아관은
씨앗과 같은 상태로 아뢰야식 내에 저장되었다가,
미래 혹은 내생에도 우리로 하여금 그와 동일한 세계관과 자아관을 갖게 한다.
이는 우리의 인지에서 일어나는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과응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업의 씨앗이 초래하는 인과응보의 자아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지의 씨앗이 야기하는 인과응보가 그것이다.
업의 씨앗은 문자 그대로 ‘업종자’라고 불리고,
세계관이나 자아관과 같은 인지의 씨앗은
우리의 언어적 능력과 관계되기에 ‘명언종자’라고 불린다.
‘전생에 남을 많이 해친 사람은 삼악도에 떨어져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남을 많이 도운 사람은
삼선취에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산다‘는 말은 업종자와 관계되고,
‘전생에 이기적이었던 사람은 현생에도 이기적이다’라거나,
‘전생에 물을 무서워하던 사람은 현생에도 물을 무서워한다’는 것은
명언종자와 관계된다.
가치의 측면에서 볼 때 세상만사,
즉 만법은 선, 악, 무기의 세 종류로 분류된다.
이 중 무기법은 선법도 악법도 아닌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업종자는 선인락과 악인고과의 인과응보를 발생케 하고
명언종자의 경우는 선인선과 악인악과의 인과응보를 발생케 한다.
업종자의 경우 인은 선악이나 과는 무기성인 육도의 고락이고,
명언종자의 경우 인도 선악이고 과도선악이다.
그래서 업종자를 ‘이숙습기: 성질을 달리하여 익은 습기’라고 부르고
명언종자를 ‘등류습기: 같은 흐름을 갖는 습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습기란 아뢰야식에 훈습된 기운으로 종자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이숙습기와 등류습기는 아뢰야식 내에 형성된 후
우리가 짓는 갖가지 업의 기운을 받아 성숙해 가다가
시기가 무르익으면 발현되어 우리가 체험하는 주관과
객관의 세상만사로 나타나는 것이다.
5) 수행과 깨달음
유식학에서는 연기된 세계,
즉 의타기한 법들의 세계를 아뢰야식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한다.
그리고 그런 법들 중 번뇌에 해당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는것이
유식학의 수행법이다.
번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하나는 자아에 대한 집착인 번뇌의 장이고
다른 하나는 갖가지 법들에 자성이 있다고 집착하는 소지장이다.
번뇌장과 소지장을 포괄하는
‘근본 번뇌’에 해당하는 것은 ①탐욕, ②분노, ③어리석음, ④교만,
⑤불교에 대한 의심, ⑥몸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신견,
⑦전생과 내생에 대해 갖가지로 생각하는 변집견,
⑧인과응보를 부정하는 사견, ⑨잘못된 종료의식을 신봉하는 계금취견,
⑩이런 세계관들을 의식화하여 집착하는 견취견인데,
이런 10가지 근본번뇌는 5위 100법 중 심소법에 속한다.
이런 번뇌들을 하나하나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성불의 길로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유식학에서는 성불을 위한 보살의 길을
크게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수행의 준비단계에 해당하는 자량위, 주관과 객관이 각각 공함을 관찰하는 가행위,
만법유식을 체득하고 사성제를 관찰하는 통달위, 십지 수행에 들어가는 수습위,
그리고 보리와 열반을 얻어 성불하는 구경위가 그것이다.
이 중 자량위에서 시작하여 통달위를 마치기까지
1아승기법의 세월이 걸리고,
수습위의 십지 중 초지에서 제7지까지 이르는데 1아승 기겁이 걸리며,
제8지에서 제10지까지 향상하는데
다시 1아승기법이 걸린다.
자량위 이후 총 3아승기겁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세월이 흘러야
보살도가 완성되어 성불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불하게 되면 안식에서 아뢰야식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총 8식은 모두 부처의 지혜로 바뀌는데,
이를 전식득지라고 부른다.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의 전5식은 신구의로
신통력을 보이는 성소작지로, 제 6의식은 변재가 출중한 묘관찰지로,
제7마나식은 자타평등의 대자비심을 발하는 평등성지로,
제 8야뢰야식은 세상만사를 비추는 대원경지로 전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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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 날짜 | 2007-0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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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