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량 사 ▒▒

중도(中道)-극단을 떠난 바른 길

이 름	: 청량사	조회수	: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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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아, 그대들은 두 극단에 달려가서는 안되나니, 그 둘이란 무엇인가?
온갖 욕망에 깊이 집착함은 어리석고 추하다. 범부의 소행이어서
성스럽지 못하며 또 무익하니라.
또 스스로 고행을 일삼음은 오직 괴로울 뿐이며, 역시 성스럽지 못하고 무익하니라.
나는 이 두 가지 극단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깨달았으니,
그것은 눈을 뜨게 하고 지혜를 생기게 하며,
적정(寂靜)과 증지(證智)와 등각(等覺)과 열반(涅槃)을 돕느니라.”
≪상응부경전≫ 56:11. ≪잡아함경≫ 15:17 轉法論

중도는 부처님이 성도하신 직후 5명의 수행자를 찾아갔을 때 처음으로 설하신 내용이다.
이 초전법륜의 내용은 중도와 사성제, 오온 무아였다고 한다.
우리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이 연기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부처님은 처음 설법을 하시면서 곧바로 연기법을 설하지 않으시고
중도와 사성제를 설하셨을까?
이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중도와 사성제는 연기법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시 당시 상황을 확인하여야 한다.

부처님 당시의 사회는 사상적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당시 육사외도를 비롯한 전통사상과 신흥 사상가들은
크게 고정불변의 아트만의 끊임없는 윤회를 인정하는 부류가 주장하는 상주론(常住論)과
윤회를 부정하고 한번의 생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부류가 주장하는 단멸론(斷滅論)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고행주의나 쾌락주의로 흐르고 있었다.
범아일여(梵我一如)를 주장하는 사상가들은 아트만인 자신의
끊임없는 고행을 통해 우주의 주재자인 브라만과 자신을 합일시키기를 주장하였고,
모든 것은 단 한번의 생으로 끝난다고 주장하는 부류들은
인과를 부정하고 현실적 쾌락을 즐기기를 주장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님은 현실적 쾌락이 보장된 왕국을 떠나 6년 동안 고행을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 고행주의가 결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아니란 것을 알고
과감히 고행을 포기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부처님은 같이 수행하던 5명의 수행자들에게
타락한 수행자로 버림을 받았던 것이다.
따라서 고행주의에 빠져있는 그들에게 고행주의와 쾌락주의라는
극단을 벗어난 올바른 길을 가르치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첩경이 된다.
즉 중도와 사성제는 연기법을 현실에 맞게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 중도의 가르침의 중요한 가치가 숨어있다.

부처님은 첫 설법에서 연기법을 설법 대상들의 이해에 맞게 정리하여 가르쳐 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연기는 곧 중도이다’(緣起則中道)라는 말이 자주 이야기되는 것이다.
연기의 진리 위에 서야만 중도의 입장이 나오고,
사성제의 구조는 인과의 법칙, 즉 연기의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도의 가르침을 구분하여 ‘고락중도’(苦樂中道), ‘단상중도’(斷常中道),
‘유무중도’(有無中道)라고 말한다.
고행주의와 쾌락주의라는 극단, 단멸론과 상주론이라는 극단,
세계와 내세의 유무라는 극단을 떠난 길이 바로 중도인 것이다.
이 세 가지에서 지적하는 사항은 부처님 당시에 횡행하던
극단적 사상과 사조를 말한다.

그러면 중도의 실천은 어떤 것인가?
중도하면 양극단의 가운데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중간(中間)이지 중도(中道)가 아니다.
예를 들어 흑백논리가 틀리기 때문에 어중간한 회색논리를 펴는 것은 옳지 않다.
즉, 중도는 어중간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도는 잘못된 것을 떠나 옳은 입장에 서는 것이다.
그래서 경전에서 ‘중도는 곧 정도를 말한다’(中者正也)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중도의 실천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팔정도(八正道)이다.
고행주의와 쾌락주의의 극단을 떠난 바른 길이 바로 팔정도이다.
고락중도가 실천적 성격을 띄는 것에 비해 단상중도와 유무중도는 견해의 문제이다.
단상중도는 당시 사상계에 횡행하던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잘못된 견해를 떠난 것을 말한다.
유무중도 역시 세계와 우주의 끝, 내세와 영혼의 존재 등에 대한 논의의 대립을 말한다.
단상중도에서 연기법이 제시되고 유무중도에서는 무기(無記)의 입장이 나타난다.
무기는 내세나 영혼의 존재와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에 대한 부처님의 침묵을 말한다.
부처님은 이런 질문에 대답한다면 삿된 소견이나 의혹만 더할 뿐이며
연기와 중도의 입장에 서야 진실을 볼 수 있다고 설하신다.
그리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독화살의 비유를 들어
그와 같은 형이상학적인 논의에 얽매이기보다
올바른 생활과 수행, 즉 중도의 실천을 통해 해탈의 길을 찾을 것을 권하신다.
이 중도의 가르침을 대승불교에서 새롭게 발전시켜 계승한 사람이
바로 용수보살이다.
그는 중론(中論)의 저술을 통해 팔부중도(八不中道)를 정립하였다.
그 팔부중도는 불멸불생(不滅不生), 부단불상(不斷不常), 불래불거(不來不去),
불이불일(不二不一)을 말한다.
이와 같이 중도는 부처님의 초전법륜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릇된 견해, 극단의 견해를 떠난 바른 견해와 실천을 제시하여
올바른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중요한 가르침이었다.

| 글쓴 날짜 | 2003-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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