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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 백열여섯번째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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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백열 여섯번째 .

 

 

조계사에 열심히 다니셨던 어느 노보살님은 초파일을 맞으면 항상 여러개의 등불을 밝히십니다.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 그리고 손주들과 반려견의 건강까지 모두 챙기시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등불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건강과 안녕이 자신의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라 말씀하십니다.

올해부터는

건강이 좋지 못하시어 손주에게 심부름을 보내셨습니다.

이 노보살님의 심부름을 수행하고자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손주가 조계사에 찾아와 저를 만났습니다.

공부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심부름을 나선 남학생이 기특하여

차한잔 내어주며 덕담을 해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자신의 할머니께서 이토록 정성을 들여 등불을

밝히시는 이유를 잘 알고 있는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할머니의 정성을 알기에 본인도 저절로 불교가 좋아지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학생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계속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러더니 어렵게 말문을 열며 지금 5천원짜리 한장밖에 없지만 어려운

일이 있어서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해 작은 등을 하나만 밝힐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 참 맑고 순수한 착한 아이로구나.

할머니의 등불이 이 아이를 이렇게 착하게 키운것이로구나

 

스승을 마주한듯 이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저는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가난한 여인이 정성을 다해 밝힌 등불이 가장 밝으면서

오래도록 빛나더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압니다.

가난한 여인의 등불을 통해서도 깨달았듯이 이 학생의 순수하고

기특한 마음이 큰가르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깊은 밤...도량을 거닐며 이 아이가 자신의 친구를 위해 밝힌 등불을 자주 바라보게 됩니다.

작은 등불 하나로 우정을 다져가는 그 마음이 참 기특하고 예쁩니다.

 

누군가를 위해 등을 밝혀준다는건 참으로

귀하고도 아름다운 인연이며 어둠속에 등불이 되어 다시 나를 밝히는 불씨가 되어 줍니다.  

 

여러분~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누군가를 위해 등불을 밝혀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한 봄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견지동에서. 지현 .

| 글쓴 날짜 | 2021-0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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