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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 백다섯번째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495
홈페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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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 백 다섯번째-

비가 내리려나 봅니다.
새벽부터 바람이 불더니
어느새 도량이 어둠입니다.
조금 전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갔습니다.
산아래 운무를 보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비가 조금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비로인해 큰 피해는없지만
여기 저기 손볼곳이 많습니다.

도량은 이른 아침 만큼이나
고요하지만 풍경이는 하루종일 신이났습니다.
땡거렁..땡거렁...땡그랑...땡그랑.....
오랜만에 만난 바람을 보고
하루종일 자기랑 놀아달라고
조르고 보채는 듯 요란합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얼른 문을 닫아 두어야겠습니다.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가
요사채 마루를 흠뻑 적셔 놓았습니다.
비. 내리는 날..
도량에 채송화와
도량 가득 심어 놓은
야생화의 가녀린 모습이 안쓰려워 보입니다.
힘내야 해 알겠지...
거센 바람으로 파르르떨리는 채송화 꽃잎을 보니
어찌해야 좋을지 망설여집니다.
이겨내라고 지켜봐야하나...
아니면 꺽이기 전에 데리고 들어와야 하나...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라봐 주기 .
걱정해 주기.
사랑해 주기.
보살펴 주기.
그렇게 이겨내면 청량사에
올라와 널 만나는 사람들이
무사한 너의 얼굴을 사랑스레 쓰다듬어
주실거야....
장하다며 . 기특하다며. 훌륭하다며...
청량사에 오르는 길 ..
길 동무가 되어 주는 고마운 자연의 모습입니다.
비가 내려 계곡의 물소리가 우람합니다.
길가의 야생초가 더욱 싱그러운 날입니다.

비가 내리고 그치면
내려다 보이는 그곳은 바다입니다.
바람을 따라 출렁 출렁
물결이 치듯이 산아래 운무가 춤을 춥니다.
밀물과 썰물이 되어
철썩 .철썩.
산에. 살아도 바다를 안고 삽니다.
비내리는 청량사의 모습입니다.
저 아래 계곡에서부터
하얀 운무가 몰려와 어느새 도량 가득 하얀 세상입니다.
잔잔한 교향악에 춤을
추듯이 밀려가는 운무의 몸짓들이 흥겹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청량사의 아득한 모습입니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고요히 앉아 다향의 싱그러움을 마십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아침
참으로 고요하고 적막합니다.
고요함과 적막을 즐기는 자는 자연과 벗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아침입니다.

심우실에서 지현.... 

| 글쓴 날짜 | 2020-0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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