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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편지 - 아흔넷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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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편지

                    아흔 넷...

 

 절에 업혀온 대월행 보살

 

1980년대 중반쯤이였다.

그때는 청량산 입구에 다리가 없던 시절이었다.

겨울엔 섶다리 라고 하여 소나무와 참나무 둥치들을

강바닥에 깊이 꽂고 그 위에 솔가지를 마구 섞고

황토 흙을 다져서 다리를 만들었다.

허나 이 섶다리는 오래 견디지 못했다.

한여름 장마가 거세게 지나가면 섶다리는  물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청량사를 육십년 간 

다녔던 대월심 보살.

보살은 다리를 다쳐 이십여 년 동안 청량사에 오지 못했다.

 

이제 나이는 팔순.

보살은 죽음을 앞둔 나이에 꼭 한번 청량사의 큰 법당

약사여래 부처님을 만나고 싶어했다.

허나 보살은 여전히 거동하지 못했다.

청량산이 꿈꾸는 듯한 약사여래 부처님이 그리워

한번만 단 한번만 갈 수 있다면....^

 

이때 대월심 보살의 손자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

' 할머니. 할머니.....'

노쇠한  할머니를 보며 손자가 울먹였다.

' 할머니 , 소원이  뭐예요?

청량사에 한 번 갔다 오는것이 소원이라는 할머니를 업고

손자는

곧 무너질 듯한 섶다리를 건너 네 시간 동안 걷고 또 걸어 청량사에 올랐다.

 

대월심 보살은 내게 조그만 주머니를 건넸다.

'스님 .

이걸 받아 주시오.

요사채 짓는 데 보태 쓰십시요.

주머니에는 12만5천 원이 들어 있었다.

아들 손주가 준 용돈을 꼬깃꼬깃 모아 부처님께

시주할 날만 기달며 모아둔 것이었다.

 

보살님의 깊은 마음을 받아 요사채 불사의 시작이 되어

요사채는 무사히 모양을 갖춰 신도들을 위한 쉼터가 되고 있다. 

 

대월심 보살님의 깊은

마음 씀씀이가 아직도 이 청량사와 청량산 자락 곳곳을 어루 만지고 있다.

 

앞산에서 들려오는 산새들 소리에...

손자 등에 업혀온 해월심 보살님이 생각나

요사채 기둥을 만져보고 먼산을 무심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  심우실에서 지현...

 

| 글쓴 날짜 | 2020-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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