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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편지 - 아흔둘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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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아흔 둘....

 

청량사 유리보전에 기도하고 계시는 보살님이 계십니다.

며칠째 미동도 하지 않고 몇시간째 앉아서 경을 읽고 기도를 하십니다.

코로나19로 산문을 폐쇄하지 않았음에도 

청량사 도량엔 인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주말에도 이런 상황인데 평일에는 더하겠지요.

 

고요한 산사에 앉아

노보살님은 무슨 기도를 하고 계시는걸까요.

이 나이가 되고 나서는 유난히 노보살님들의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속가에 계시는 노모님에 대한 생각이 아련해진 까닭일테지요.

그리움으로 다가오는노모님의 안부가 유난히 궁금한 시절입니다.

 

지금 이 나이쯤 되면  

편하게 어머니의 안부를 여쭐 수 있으리라 생각했건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절에 오시는 노보살님들의 모습을 보며

속가 어머니를 그리고 대신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고익숙합니다.  

 

오늘은 문득 법당에서 

한없이 기도하는 노보살님을 뵈니

속가 노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집니다.

어린시절에는 매일 같이 울다가 잠들고 다시 눈만 뜨면 일주문까지 뛰어 

내려가 엉엉 울며 어머니를 찾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엉엉 울기가 부끄러워 글로써 이렇게 대신하나봅니다. 

 

매일 아침 머리를 

만지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어찌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가끔 어머니께 살짝 기대고 앉아 말없이 하늘만

바라보며 어머니의 인자하신 온기를 느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란 

우리의 뿌리이고 따스한 

햇살이기에 수행자에게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어찌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자로 사는 저에게 있어 절에 오시는 노보살님들을

향한 제 마음이 남다를수 밖에 없는 것이겠죠.

 

법당에서 기도하고 계시는

노보살님의 신발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모습을 보며 심우실에서 차 한잔 우려 봅니다.

한잔 더 내어

출가한 자식을 위해 매일같이 기도하며 그리워하실 나의 뿌리이자 햇살이신 어머니께 올려 봅니다.

 

여러분의 햇살이 되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주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비상상황에 놓인 가운데 

우리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모두를 사랑하는 방법이지요.

부디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청량사 심우실에서

                         .....지현....

| 글쓴 날짜 | 2020-0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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