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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편지 -일흔 다섯
이    름 : 청량사 (crs@cheongryangsa.org) 조회수 :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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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일흔 다섯...

 

    (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서 중에서.....)

 

목련이 피었다 싶더니 어느새 지기 시작한다.

자고 일어나면. 흰 꽃잎들이 마당 가득 지천으로 깔려 있다.

 

봄비가 밤낮으로 이틀째 내리다 그치자 . 소담하던 꽃봉우리들이

비와 바람에 부대껴  많이 떨어져 내렸다.

며칠  아이 목련은 수척해진 것  같다.

 

목련꽃 지는 절 뜨락에서

산벚나무 꽃이 뭉개구름처럼 피어 있는 산등성이에서

봄은 무르익어 가고 있다.

겨우내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온갖 생명들이 일시에 깨어나

기지개를 켜며 수런 거린다.

 

씀바귀.달래.등은 제일 먼저 언  땅의 표피를 헤치고 

다소곳이 고개를 내민다.

 

농부들의 손길도 바빠진다.

흙을 갈아엎고.거름을 넣고 고랑과 이랑을 잘 정리하여 씨앗을 뿌린다.

감자.고구마.고추.호박.옥수수.토마토....심을 것은 무량하다.

아지랑이 떠도는 들판에서 농부와 그의 아낙은 땀을 흘리지만 행복하다.

 

흙은 사람에게 힘을 준다.

기운을 불어넣는다.

기름지고 부더러운 흙 속에 손발을 묻고 일하다 보면

사람도 자연에 동화되어 악기가 없어지고 순해진다.

흙은 어머니의 젖 가슴 같다고 어느 시인이 노래하지 않았던가.

 

올해도 어김없이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 오고 있다.

불가 최대의 명절인 이 날을 기리기 위하여 절은 시끌벅적 바쁘게  돌아간다.

한쪽에선 연등을 만드느라 보살님들의 손길이 바쁘고.

또 한쪽에선 산나물 등을 손질하느라 여념이없다.

 

부처님께서 이승에 오신날

삼라만상은 환희에 겨워 축복 하리라.

서로 마주보며 웃고.부둥커안으며 이 사바세계에

환한 빛을 가져다 줄 아기 붓다를 향해  합장하며 경배 했으리라.

 

2563년 전 인도 땅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신  

아기 붓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는 첫 법문을 토해내셨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오늘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한 손은 하늘을 향해 뻗고 한 손은 땅을 향해 뻗으며

우렁차게 포효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참된 의미는 과연 어디에 있는것일까.

 

하늘 위에서도 하늘 아래에서도  오직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   

 

직역하면 이렇게 되는 이 첫  법문은 그러나 무언가

또 다른  의미를  품고 있을 것이다.

부처님을 바로 알지 못하고 또한 그분의 뜻을 바로 

깨우치려 하지 않고 음해하려는 이들에겐  이 문구는 좋은 소재가 됨직도하다.

 

천상천하에 오직 나만 홀로 존귀하다는 것은 얼마나

독선적이고 자기 도취적이며 방약무인하고 지독한 아상에 사로잡혀 있음인가.

사실 불교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 문구를 들고 나와 논쟁을 벌인 적도 있다.

 

허나 이것은 그야말로 직역이고 껍데기일 뿐이다.

감히 여기서 이 법문을 뜻풀이  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좁은 소견으로 그분의 뜻을 헤아려 보겠다.

 

이세상에 혼 자뿐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수행하고 수행하라.

그리하여 도를 이루어라. 성불하라...

 

붓다는 태어나자마자 혼자만의 고독한 수행의 길을

자신에게 그리고 사바세계의 모두에게 설파한 것은 아닐는지.

 

봄이 무르익어 간다.

뒷동산에 뻐꾸기가 울고.시냇물 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부처님 오심을 새삼 되새겨 보며

뭉개구름처럼 피어  있는 앞산의 산벚나무 꽃들은 건너다 본다....^

 

      심우실에서 띄우는 편지

                              . 지현..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서 중에서  올려봅니다..)

 


 

| 글쓴 날짜 | 2019-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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