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실에서 띄우는편지 -스물아홉-
가을바람이...
가을향기가....
온 도량에 가득합니다.
가을바람 스칠때마다
어디선가 토도독!!!
뒷산에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다람쥐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계절...
정말 가을인가 봅니다.
가을향기 물씬 풍기는 산사뒤로 하고
초저녁 서울로 향하는 마음...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주중에는 종단의 소임을 살고,
금요일 오후가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청량사로 향합니다.
그러니 저에게도 월요병이 생길수밖에요. ^^
사하촌의 가을보다
조금 이른 가을을 맞이하는 청량사 도량에는
가을맞이 산행을 즐기는 가족, 친구, 연인들의
발걸음이 잦아 들고 있습니다.
일요일 어린이법회를 찾은 친구들과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러 오신 자모회,
그리고 기도하러 오시는 청량사 불자님들이
한데 어우러져 초가을 청량사는 생동감이 넘칩니다.
이들이 산을 찾고, 절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불자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수행자로서
새삼스런 화두라 생각될지 모르지만
늘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가장 큰 수행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찰은 모든 불자들의 귀의처가 되어야 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한 곳이어야 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곳이어야 하고
괴로움과 슬픔을 내려 놓는 곳이어야 합니다.
중생들의 삶 속에 행복을 나누는
우리네 엄마와 같은 존재가 사찰이어야 합니다.
찾아가면 행복해지고,
편안해지는 곳, 늘 이웃과 함께 하며
고통과 행복을 나누는곳...
바로 사찰은 이런곳이어야 합니다.
먼길 돌아오는 길...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든 하늘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에 잠겼습니다.
청량사와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청량사는 어떤 존재일런지....
때로는 어머니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우리 모두의 귀의처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도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인연으로 맺어지는 법...
아름다운 인연으로
회향하는 것이야말로 수행자의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월요일 아침!!!
우리 모두 힘차게 출발합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사찰을 찾아
마음을 내려 놓으십시오.
온화한 어머니처럼,
자상하신 아버지처럼,
우리의 마음을 다 받아 주실겁니다.
견지동에서 지현 두손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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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