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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가’. “출가하여 스님이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가 아니며,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고 한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고 죽음을 면하려는 것이며,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고,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삼계에서 벗어나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이다.”(선가귀감 中) 사진은 지난 23일 제42기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에 참가한 출가수행자들이 삼보일배를 하는 모습. 출가재일은 2월29일이다. 직지사=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
싯다르타의 나이 29세가 되던 해 사문유관을 경험한 태자는 출가를 결심하게 됩니다. 사문유관이란 사방에서 생로병사와 만나게 되고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던 찰라 마지막으로 출가자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성을 나가겠노라 결심하게 된 사건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생로병사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간구하는데 최고의 화두가 되었으며 이날을 출가재일이라 말하고 그 뜻을 기리고자 하였습니다.
보이는 것들에 대한 허망함을 알고 위대한 버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몸으로 설해 주신 부처님의 가르침은 출가를 통해 비로소 시작이고 끝이었습니다.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신 부처님의 모습도, 설법을 통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왔던 모습도, 열반의 빛으로 환희 빛나는 부처님의 모습도, 출가를 통해 비로소 하나가 되었고 더 큰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출가당시의 발심이 수행과정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기에 항상 우리에게 ‘초발심’을 강조하셨고, 이처럼 처음 마음이 변하지 않아야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늘 이맘때가 되면 나만의 봄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입니다.
새로 계획하고, 다짐하면서 지난 일을 반성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인가 이루고자 했을 때의 첫 마음을 기억해 봅니다.
열반의 빛으로 환희 빛나는
부처님의 모습도 출가를 통해 비로소 하나가 되었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향상 시킬 수 있는 출가자의 자세입니다
또한 하나하나 나를 정리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다 싱그러운 새봄을 맞이하게 됨을 깨달아 갑니다. 출가재일을 즈음하여 부처님의 발심을 함께 공부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각자의 색을 갖춤으로써 각자의 봄을 만들어 가는 일이 바로 출가재일의 뜻을 기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출가는 간단한 말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번뇌에 얽힌 세속을 벗어나 수행생활로 접어드는 단계로 출가는 ‘새로운 세상 바라보기’입니다. 각기 다른 우리는 어떤 빛깔로 어떤 모양의 그림을 그려 나가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참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그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깨달음의 경지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섰으리라 생각합니다.
출가의 공덕을 말할 때 ‘한사람이 출가하면 구족이 천상에 태어난다’라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출가의 공덕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진실한 출가가 무엇인가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 해 본다면 나 자신이 궁금해 하는 물음의 답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향상 시킬 수 있는 출가자의 자세입니다. 여기에서 그물이라 함은 집착과 욕망이요, 바람이라 함은 출가자의 모습이며 자세입니다.
음력 2월8일 출가재일을 맞아 깨달음을 추구하고자 애쓰신 부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행하고자 노력하는 진실한 불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출가로 승화할 수 있는 자비의 마음 싹이 온 세상에 두루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불교신문 2795호/ 2월29일자]
이 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