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일까요?
일본의 대재앙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자연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자연에 반하는 문화의 혁명 속에서
자연의 일부인 우리 인간은 존재마저 심하게 위협을 받고 있으니,
이를 인과응보라 하지 않고 무어라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자연스러움의 소중한 가치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며 살고 있는 우리입니다.
자연스러움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지
몸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는 가운데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인위적이란 말보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따스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입니다.
문화의 홍수 속에서 자연만을 고집하기란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알고 최선을 다해 정진해야 함이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공부가 아닐 런지요.
바로 봄처럼 말입니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초록빛 얼굴과
분홍빛 미소로 우리 주변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수많은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살아가는 인간과는 다르게
자연은 무관심 속에서도 질서를 거스르는 일이 없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생색내기 일쑤인 인간과는 다르게
자연은 겸손함이 무엇인지를 몸소 실천하고 가르침을 전합니다.
한 치의 거짓말도 한 치의 실수도 없는 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입니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앙을 바라보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혹 약속을 지키지 못함에 대한 죄책감은 없으신지요.
자연의 질서 속에 우리가 훼방꾼이 된 셈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자연과 문화가 상생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입니다.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우리 인간의 일방적인 약속 파괴가
자연을 병들게 하고 문화마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불가에서는 그 누구보다 인과법칙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의 중요성 또한 얼마나 큰 과제인지도 알려 줍니다.
책임이란 단어를 앞에 두고 상대방을 쳐다보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인과의 법칙 속에서 책임이란 거울을 꺼내어 들고
‘나 자신을 바라보라’ 는 의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과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더불어 숲’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숲을 이루기 위해서는 큰 나무도 작은 나무도,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도 보잘 것 없는 잡초도,
그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재앙이 없기를
더 이상의 큰 재앙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때입니다.
가까운 이웃나라의 대재앙을 바라보며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행복을 더욱 키워가기 위한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행복한 가운데 행복함을 알아야 합니다.
행복임을 모르고 지나치는 어리석음이
행복의 싹을 시들게 만듦을 깨달으십시오.
인과의 법칙이 진리임을 안다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2011년 3월 30일
이 름
지현스님 / 논설위원·봉화 청량사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