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땅도 슬퍼서 웁니다.
눈물인가
빗물인가
법정 큰스님의 입적 소식에 하늘도 우시는지
먹구름이 휘돌더니 봄비가 내립니다.
스님을 떠올리는 지금 이 시간...
심검당 창호 문 사이로 바람 소리 아련하고
육육봉 소나무도 스님의 열반 소식을 전해들은 듯
너울너울 바람에 흔들립니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이 멈추지 않습니다.
온 세상 만물들에게 법정 큰스님의 입적소식을 전하려는 듯
바람은 멈추지 않고 온 도량을 휘감습니다.
생전에 자연의 경이로움을 노래하셨던
스님을 기억해서 일는지 스님의 열반 소식에
하늘도 땅도 슬퍼서 웁니다.
스님의 보살핌과 사랑으로 더욱 아름답게 피어났을 꽃이련만
아직 피지도 않은 꽃들에겐
이 보다 슬픈 소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찌 이리 급하게 떠나셨는지요.
무에 그리 서둘러 떠나셨는지요.
스님께서는 법문 마지막에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니 나머지는 저 찬란한 꽃들에게 들으라.”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습니다.
스님께서 그리 말씀하신 뜻을 깨닫고자 정진하겠습니다.
출가자에게나 재가자에게나
무소유의 삶을 실천할 것을 당부하셨던 스님의 말씀이,
떠나신 스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찰나
더욱 생생하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중생인가 봅니다.
스님! 스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자는 스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올 봄에 피어 날 꽃들 속엔 스님이 그곳에 계시노라 여기겠습니다.
어린왕자를 닮은 스님의 마음과 너그럽고 인자하신 스님의 미소가
그곳에 함께 하노라 여기겠습니다.
부디 극락왕생하시옵소서.
청량사 심우실에서 지현 합장
| 
이 름
